충주시 경계돌기

충주시 경계 돌기(10) - 다릿재에서 천등산 넘어 진소 마을까지

정안군 2007. 4. 28. 15:52

 붉은선 - 진행 구간

노란선 - 오늘의 발길

 

 <제천시청 홈페이지에서 옮김>

 

 

요즘 마음이 급해진다.   신록은 하루 하루가 다르게 짙어가는데...

 

물론 녹음이 짙어질수록 산 다니는 맛은 훨씬 좋다.

 

하지만 경계돌기는 산길이 대부분 희미하므로 풀이나 나무가 우거지기 시작하면 찾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그나마 전망도 더 없어지며 길 없는 길을 내려 올 때 그만큼 저항도 세어지기 때문...

 

5월 초까지 충주호와 연결되는 부분까지만 끝내 놓으면 그 다음은 월악산 국립공원이니까 별 문제가 없을 것 같긴 한데...

 

그건 그렇고 다릿재에 가려면 석천리가는 버스를 타야 하는데 이 버스가 아침과 저녁 하루 2차례...

 

터널이 뚫리면서 다릿재는 그야말로 짐승이나 다니는 길로 바뀌는 듯....

 

이런 길은 아스팔트를 걷어주면 더 좋을 듯한데 그나마 다니는 사람이 반대할 것은 분명할 터... 

 

오늘은 다릿재에서 공전역까지 간 다음 기차로 돌아오는 것으로 일단 계획을 잡는다.

 

진소 부근의 시 경계까지 가면 돌아오는 차편이 없어 집사람을 불러야 하는데 거기서 좀 더 걸어 공전역까지 가면 하루 왕복 3차례인 기차를 탈 수 있긴 한데 중간에 여유가 없는 것이 흠...

 

아침 7시 55분 종합 운동장에서 석천리행 버스를 기다리는데 안내판에는 공휴일은 운휴란다...

 

오늘은 놀토니 공휴일일 것 같아 할 수 없이 집에 다시 와서 집사람에게 다릿재까지 데려 달라고 해서 차로 가는데 시내 버스가 하나가 종합운동장 앞 버스 정류장을 막 출발한다.

 

앞서서 보니 석천리 행....

 

이런 오늘 운휴가 아니다.... 

 

버스는 시간이 급한지 내달려 한참을 좇아가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다릿재에 도착하니 8시 50분경....

 

 

 

 

옛날 휴게소였던 외딴 집에서 제천 경계판이 서있는 곳가지 가면 지난 번 내려온 곳과 연결되는 능선이 있는데 지난 번에는 그 위로 길이 분명했었는데 이번에는 누군가가 포크레인으로 푹 파서 길을 없애 버렸다..

 

이런....

 

그래도 우리나라 등산객이 누군가!!!

 

누군가가 작은 몽둥이를 비탈에 세워 놓아 그것을 밟고 길을 따라 오른다.

 

옆 농가의 개들은 무섭게 짖어댄다. 

 

 

옛날 서낭당이 있던 자리인지 퇴색한 목각 인형들이 서 있다.

 

누구신가?

 

노천에 서 있으니 좀 처량해 보이기도...

 

얕은 경사의 높낮이를 오르락 내리락하니 농가로 들어가는 비포장 길과 만나고 다시 조그만 언덕을 넘으니 임도...

 

저번 교회 사람들과 천등산에 오를 때 이곳에다 차를 대고 올라 갔었다.

 

이번이 4번째인가?

 

천천히 천등산을 오른다..

 

 

얼마 안가서 급경사가 나타난다....

 

보조 자일이 설치되어 있어서 동절기만 아니면 그다지 위험한 곳은 아니지만 꽤 험하다.

 

언젠가 집사람과 취미를 공유하고자 이곳을 데리고 왔었는데 여기서 집사람이 거의 혼절 상태로 가서 그만 내려온 적이 있어서 기억에 남아 있는 곳.

 

 

좀 더 오르면 흔히 소봉이라는 곳...

 

여기서 경사는 좀 완만하게 이어지다가 천등산 정상부로 이어진다.

 

정상부는 갈잎이 두껍게 깔려 있어서 오르기가 상당히 힘들다.

 

한발 한발 천천히 오르니 정상...

 

 소봉

 

충주쪽으로 광동 마을이 잘 보이고 날이 좋으면 충주시까지 보이는데 가스가 많이 끼어 시계가 그다지 좋질 않다.

 

북동쪽으로 작은 봉우리가 보이는데 그쪽이 오늘 갈 방향...

 

천등산 정상 - 뒷쪽으로 가야할 봉우리가 보인다.

 

다시 내리막을 내려가다가 오르면 작은 봉우리... 사방이 나무로 가려져 시계가 좋질 않지만 나무 사이로 원서천 방향이 보인다.

 

무명봉

 

여기서부터 등산로와 시 경계가 일치하질 않는다.

 

하지만 도리가 없다.

 

시계를 따라 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

 

 

가끔 암릉이 나오는 길을 따라 가다보니 작은 키의 금붓꽃이 군데 군데 보인다.

 

집사람이 보았으면 캐오지 그랬냐고 했겠지만 들꽃은 그 자리에 있는 것이 가장 좋은 것...

 

모든 산과 들이 내 정원인데 어디 있으면 어떤가...

 

 

넓은 헬기장이 나온다.   오랜만에 사방으로 시야가 트이는 곳...

 

충주와 제천 경계를 이루는 원서천

 

나갈 방향

 

뒤로 보이는 천등산 정상

 

 

좀 앉아서 숨고르기를 하다가 다시 내려오면 임도다.   여기서 왼쪽으로 가면 천등산에 오를 때 만났던 임도와 연결된다.

 

보통 등산객들은 이 길로 해서 다시 돌아가는 듯...

 

임도

 

임도를 가로질러 다시 오르막에 붙으면 산길은 희미해진다.   하지만 길은 있다. ^^

 

한 봉우리를 넘어 다음 만나는 작은 봉우리에서 오른쪽 능선으로 경계는 이어지는데 첫째 봉우리는 확실하지만 다음 봉우리가 잘 구분이 안된다....

 

옆으로는 원서천으로 떨어지는 경사가 꽤 심하다.

 

왼쪽 능선으로 난 길을 피해 대충 오른 쪽 능선을 집어 내려서는데 암릉이 가끔씩 나온다.

 

왼쪽 오른쪽으로 이를 피해 가는데 경사가 심해 궁둥이 미끄럼도 타야만 하는 구간도...

 

와!!!  무지 무지 힘든 구간이다.

 

암릉을 피해 내려오니 이번에는 다래 덩굴...

 

낮은 포복, 높은 포복......

 

간신히 피해 빠져 나오니 드디어 원서천...

 

흔히 있던 일이지만 이번 내리막은 너무 심했다...

 

경계를 이루는 원서천

 

냇가에서 등산화를 벗어 일단 털고 가져온 가벼운 신발로 바꿔 신는다.

 

그전 맨발로 냇가를 건너다 힘든 경험을 한 적이 있어서 미리 가져 온 것...

 

물이 아주 차다....  

 

 내려온 골짜기

 

냇가 물 속의 내 발

 

백운에서 애련리를 잇는 도로

 

 

낮은 구릉을 오르면 백운에서 박하사탕 촬영지인 진소로 이어지는 포장길...

 

경계는 물론 냇가를 따라 가지만 나까지 그럴 수는 없으므로 이 도로를 따라 가기로...

 

시간을 보니 11시 35분...

 

공전역에서 1시 46분 기차니 2시간 정도 여유가 있는데 갈 수 있을지..

 

해서 서두르기로 한다...

 

 

특히 오늘 오후는 교회 성가제가 있어서 4시 반까지 교회로 모이라고 해서 더 마음이 급하다.

 

 내려 선 골짜기

 

 

 

몇 번 왔던 길이라서 눈에 익다.

길은 박하사탕 길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박하사탕 안내판...

 

냇가 건너는 충주 땅이라서 이 도로를 따라 안내판이 서 있다.   충주 땅이긴 하지만 제천 땅을 밟지 않고는 갈 수 없는 충주 땅인셈...

 

 

 

한 시간을 넘게 걸어 예수 사랑 교회가 있는 마을에 도착한다.

 

여기는 집사람과 친한 목사님이 시무하는 교회가 있어서 이 마을엔 몇 차례 온 적이 있어서 괜히 반갑다.

 

몇 일 전 이 교회에서 애완견 콩이를 데려 왔다.

 

 

 

교회가 있는 마을을 벗어나면 갈림길...

 

갈림길 언저리에 서있는 애련 분교가 있던 곳은 원서 문학관으로 바뀌어 자리 잡고 있는데 마당은 들꽃 세상이다.

 

시경계는 오른쪽 진소 가는 길로 가면 만나는 냇가로 이어진다.

 

이 냇가는 주포천으로 오른쪽으로 휘어져 흘러가 원서천과 만나는데 그곳이 합천 마을이다.

 

 

 

 

 

박하사탕 촬영지까지 1.6km 라는데 꽤 멀다.

 

냇가로는 전원 주택이라기 보다는 별장지인가 보다.

 

비포장길을 한참 걸어가 촬영지에 도착하지만...

 

내용은 별게 없다.

 

그냥 다리를 지나 터널로 이어지는 기차길.. 

 

박하사탕 촬영지

 

시경계는 다리 밑 주포천이 휘돌아가는 곳에서 능선으로 붙어 대덕산으로 이어지는데 다음에 진행 구간을 생각하니 대략 난감...

  

박하 사탕 촬영지 입구에서 본 경계를 이루는 능선 - 나무 뒤 낮은 산줄기이다.

 

경계가 이어지는 능선

 

다음 구간은 그야말로 다음에 생각해보기로 하고 여기서 공전역까지 가기로 결정...

 

허나 길이 있을까?

 

처음은 비포장 넓은 길...

 

 

다음은 이런 산길

 

 

그 다음은 산길도 없어지고 그냥 기차길...

 

다행히 기차길 옆으로 좁은 공간이 있어 불편하지만 그냥 계속 진행한다...

 

기차도 지나가고...

 

한참을 걸어 공전역에 도착하니 1시 15분....

 

대략 30여분 시간이 남아서 여유있게 준비해 온 도시락을 먹는다.....

 

시간이 급해 서둘러 걸었더니 걸은 시간에 비해 피로도가 상당하다.

 

공전역 

 

아무래도 다음은 공전역에서 마미산 가는 등산로를 선택해야 할 듯.

 

시경계인 진소 마을에서 산 너머인 명암 마을에서 올라간다고 해도 명암마을까지 접근 거리가 만만치 않고 경계도 아니니 굳이 그럴 이유도 없고.

 

진소마을에서 주포천을 건너 능선에 붙는 것도 상당한 위험이 따를 것 같다.

 

일단 그런 생각은 모두 패스...

 

어쨌든 오늘 한 구간을 마쳤으니 그냥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