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선 - 진행 구간
노란선 - 오늘의 발길
5월 24일은 초파일, 26일은 놀토인데 25일을 임시 휴업으로 지정해 연휴가 되었다. ㅎ
26일은 장인 어른 팔순 잔치이라서 제대로 쓸 수 있는 날은 이틀...
뭐를 할까?
자전거로 제천에서 강릉까지 갈까 아님 백두대간 이어가기를 다시 시작할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는데 일기예보에 의하면 24일은 하루 종일 비, 다음 날은 오전 중 비란다..
이런 TT...
전날 다시 확인해 봐도 하루 종일 번개를 동반한 비란다.
그래서 깨끗히 포기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날만 멀쩡하다.
이런 썩을....
그냥 하루를 책만 보며 딩굴거리니 머리에서 스팀이 팍팍 오른다.
비가 오긴 왔다...
오후 4시가 넘어서...
아침 일찍 시작했더라면 무엇이든지 했을텐데...
내일은 어쩔지 일기예보를 보니 여전히 오전까지 비..
혹시 몰라 준비를 해 놓고 잠을 잤는데 일어나보니 실비가 내리고 있다.
어제 혹시나 해서 되면 그냥 시계 잇기라도 하려고 준비를 해 놓긴 했는데 하늘은 잔뜩 구름을 머금고 있고 비 까지...
그래서 깨끗히 포기했는데..
8시가 넘어서니 하늘이 맑아지는 것 아닌가...
어제 계획한바에 의하면 비가 안오면 월악대교에서 시작할 까 해서 시내 버스 시간을 확인해 놓았는데 아침 8시였었다.
이 놈은 벌써 지나갔고...
부랴부랴 다시 확인해 보니
11시 버스가 있다.
그놈을 타면 11시 40분 경 도착할테고 6시 쯤 산행을 마치면 돌아오는 버스가 기다리고 있겠다.
그래 진행하자...
서둘러 김밥과 찹쌀 떡을 사고 배낭을 준비해 나선다.
전 장선고개에서 충주호쪽으로 정리할 것이 조금 남아 있긴 하지만 지도와 지형이 일치하지 않아 경계가 좀 애매모호하고 또 어떻게 해야 할지도 아직은 막막 모드...
해서 그곳은 일딴 건너 띠기로 하고 월악대교로 온 것...
그 중간은 충주호상으로 시 경계가 있어서 물개가 아닌한 별 방법이 없다. ㅎ
해상 활동을 하는 소방정이 있다 하나 내가 그것을 탈 수는 없고...
내송계가는 버스는 오늘이 충주 장날이라서 노인들로 가득하다.
월악대교를 건너면 제천땅이라서 시내버스 요금이 시외버스 요금으로 변하지만 나야 바로 직전에 내리니 시내 버스 요금이다..
단돈 1200원...
월악 휴게소 앞에서 내리니 멀리 월악산 능선이 보인다...
한 때는 꽤 많이 올라 갔는데 등산객들이 몰려 들면서 발길을 끊은 산...
오늘의 충주시 경계 돌기는 월악산을 보면서 시작한다.
충주시 제천시 경계인 월악대교 - 월악산이 보인다
전에 확인한 대로 월악대교부터 가파른 능선 오르막인데 길은 없다.
혹시나 해서 길같은 곳으로 올라갔는데 바로 나오는 산소....
그냥 길없는 길을 오르지만 그다지 험로도 아니고 약초꾼인지 등산객인지 발길은 가끔씩 이어진다.
허우적 허우적 오르막을 다오르니 확실한 길...
첫 봉우리
오늘은 약한 황사라더니 꽤 심한 황사가 덮어서 시야가 확 트이질 않지만 비 끝이라 너무나 싱그러운 날이다.
조금 더 가면 넓게 자리잡은 산소...
이 부근에서 좀 헛갈리지만 잘 찾아가면 문제는 없고...
다시 내리막
다시 오르막인데 한 표지기가 정겹다.
충주시 경계 종주 표지기가...
이제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표지기를 여기서 만나다니...
탈색이 되어서 언제 달아 놓은 것인지 알 수도 없게 되었지만...
충주시 경계 종주(불이산악회) 표지기
전망이 좋은 슬랩지대를 지난다.
왼쪽으로는 절벽지대...
아래로 충주댐 때문에 이주한 한수면이, 거의 같은 높이로 월악산이 잘 보인다.
월악산
한수면 소재지
또 한참을 진행한다.
오늘처럼 비오다 개인날은 무엇이 잘 나오는 날인가?
뱀이다...ㅎ
뱀들이 비맞아 차가워 진 몸을 데우려고 햇빛 잘 받는 바위에 잘 나와 앉아 있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인데...
앞에 실뱀이 날 노려보고 있다...
독사인듯한데 픽 웃음이 나온다.
꼴값하고 있네...
등산 스틱으로 떠서 한 쪽으로 치우고 진행하니 오늘 최고의 전망대가 나온다.
황사만 아니면 환상적인 경치가 나올텐데...
월악산
지나온 능선
멀리 용마산이 보인다
바위 전망대
그런데 오늘은 미쳐 지도를 못챙겼다.
해서 대충 머리속에다 그림을 그려 오긴 했는데..
이쯤해서 나올 수리봉이 도대체 안나온다.
그냥 지나온 것인지...
제천시계 종주 표지기
바위 지대를 통과하고 다시 내리막에 섰다가 오르는데 길가의 풀이 너무 곱다.
백화산에서 이화령에 이르던 길과 같은 모습...
그러다가 정말 깜짝 놀라는 사건이...
오르막에서 한발 한발 오르는데 갑자기 앞에 뭔가가 있었다.
뱀이다..
그것도 아주 토실토실한 뱀...
이 놈도 해바라기를 하다가 나를 보고 깜짝 놀란듯....
꼬리를 흔드니 쯔르르...
하는 소리가 난다.
우리 나라도 방울뱀이 있었나?
혀는 낼름낼름...
옆으로 비켜가기도 그래서 스틱을 두드리며 겁을 주어도 꿈쩍을 안하고 노려 보기만...
괜히 나무 가지 두드리다 스틱만 못 쓰게 되었고...
처지해버려...
이런 생각도 들었지만 원래 여기는 이 놈 땅 아닌가?
좀 우회해서 지나가는 것으로 결론을 낸다...
그 다음부터는 발밑의 색깔만 이상해도 가슴이 벌렁거린다....
으흐흐..
난 뱀이 무척이나 싫다...
뱀 아저씨
다시 뱀
산은 암릉으로 변해 가면서 세미 크라이밍을 해야 하는 구간도 있지만 크게 길을 벗어나지 않으면 그다지 위험한 곳은 없다..
어쨌든 지금 오르는 이 봉우리가 무슨 봉우리인가?
결론은 바로 수리봉이었다...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렸는데 아마도 계산을 잘못한듯...
수리봉 정상 표지
시간은 대충 2시를 넘어서 뱃속에서 난리가 났다.
여기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한다.
준비한 김밥을 먹으니 김밥이 아니라 꿀밥이다.
정상은 나무가 많아 감각은 좋질 않지만 멀리 월악산이 보인다.
수리봉 정상
여기서부터는 길이 훨 부드럽다.
하긴 오늘 산길은 오르막 내리막이 심하질 않아 비교적 편한 길이다.
용마산가는 갈림길까지는 발길이 많은 듯한데 용마산 갈림길을 지나서는 좀 발길이 드믄듯..
아마도 수리봉으로 해서 대개들 용마산쪽으로 내려가는 것 같은데...
그래도 길은 확실해서 지도가 없어도 크게 걱정되는 곳은 없고..
용마산 갈림길 표지기
짧은 내리막을 내려서니 이름도 정다운 비지재이다.
안내판도 있고 양쪽으로 길도 확실한 곳...
비지재 표지
깨어진 방향 표시
재는 역시 낮은 부분이니 재를 지나면 오르막인데 그렇게 심하질 않다.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에 서는데 이름이 무엇인지 알 수는 없었고.
까치봉 정상
까치봉에서 본 월악산
다시 내려서니 꼬부랑재..
이곳은 경찰학교에서 세운 산악훈련 안내도가 있는데 그 안내판을 보니 좀 전에 지난 봉우리가 까치봉이라고...
그래....
까치봉이라고...
경찰학교에서 세운 산악훈련 안내판
꼬부랑재 표시
살미면 수회리에는 경찰학교가 있는데 경찰 훈련생들이 산악 훈련을 받을 때 이용하는 코스인듯 길이 잘 나있다.
완만한 오르막을 천천히 오르는데 옆에 왠 취 밭이...
어짜피 시간도 널널하여 조금 취를 따다 보니 내가 뭐하는가 싶다...
한가지만 하기로 한 생각을 잠시 잊다니...
괜한 생각으로 마음이 흐려졌는지 한 봉우리를 비켜서 오른쪽으로 난 길을 돌아 내려 섰다가 작은 봉우리를 오르니 왼쪽으로 확 트이는 곳이 나온다.
그런데 예상한 바로는 오른쪽에 있어야 할 신선봉이 그 쪽에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알바다...
잠시 생각없이 오다가 갈림길을 벗어난 것...
다시 돌아 오는데 내려갈 때 경사가 심했으니 오르막은 말 안해도 뻔한것....
오르다 생각하니 어짜피 잘못 갔던 길인데 그 전망대에서 신선봉 사진이나 찍어올 걸 하는 생각이...
오르막에 있었던 취밭
여기 갈림길에서 북바위산까지 계속 이어지는데 그 거리가 꽤 되었던 모양이다.
오르막 내리막이 심하질 않아서 망정이지 꽤 힘들고 지루할 뻔 한 곳이다...
멋있는 바위 지대를 비켜 섰다가 다시 오르니 북바위산 정상으로 가는 갈림길이 만난다.
북바위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줄 알았는데 조금 밑에서 경계가 이어졌던 것...
이제까지 왔던 길은 탐방로가 아니라고 들어가지 말란다.
본인도 탐방로가 아니고 경계인줄 알고 왔으니 되었네 그려...
북바위산 정상 갈림길
여기서부터는 말 그대로 내리막만 이어진다.
몇번을 왔던 곳이라서 눈에도 무척이나 익은 길을 내려선다.
안내판
안내판
뚝뚝 고도를 낮추는 길을 내려서니 임도가 나온다...
길이 조금 바뀐듯...
가방을 내려놓고 사진 한장 찍고 경계를 이루는 고개 마루로...
북바위산과 임도 갈림길
뫼약동 북바위산 안내판
고개 마루에 서니 멀리 신선봉이 보인다.
이곳에서부터 시 경계는 포함산을 찍고 신선봉으로 나오니 긴 홈 모양이다.
언덕 너머로 보이는 신선봉
시간을 보니 5시이다.
아직 시간 여유가 있다.
급하면 바로 밑의 마을 뫼약동에서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송계에서 나오는 버스가 6시 18분이니 뫼약동 방면이 아닌 시계를 이루는 골짜기로 진행해서 만수골 입구까지 가기로 한다.
북바위산 정상
원래 이 임도는 삼림 연구원이라는 곳에서 일반인들의 출입을 막는 곳인데 뭐 사람의 흔적도 없다.
소나무와 전나무를 화분 받기 좋게 전지해 놓은 나무들이 길 옆으로 도열해 있고 내려 갈수록 계곡의 깊이가 깊어지고...
북바위산 능선 사이로 뾰쪽 내민 월악산
차도 다닐 임도가 계속 진행되다가 별장같은 연구소 건물을 지나면 산길도 이어지는데 표지기도 잘 붙어 있는 것을 보면 등산객들도 많이 이용하는 듯하다.
멋 떨어진 계곡의 폭포
수량이 많아진 계곡을 빠져 나오니 결국 북바위산 능선에서 내려오는 길과 연결되고 낯익은 계곡 합수점과 만난다.
팔랑소 부근이다...
그 계곡을 건너면 월악산 송계 계곡을 가로지르는 포장길과 만난다.
이 송계 계곡을 경계로 충주시와 제천시로 나누어지는데 계곡을 건너 왔으니 제천 땅이다.
송계에서 나오는 버스를 여기서 타면 무려 천 몇 백원을 더 내야 한다.
해서 다시 충주와 제천 경계를 이루는 만수 계곡 다리까지 더 걸어 간다.
시내버스 요금으로 해결하려고...
대단하다... 정안군..
송계 계곡을 가로 지르는 지방도
소나무 향이 짙게 내어나오는 길은 지루함이 없다.
옛날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 꽤 놀러 오던 곳이었는데...
아이들이 커버려서 이곳에 올 일이 없어졌다.
그리고 몸이 불편한 것을 견디질 못하는 체질(?)로 변하니 텐트 생활도 엄두가 안나고...
매발톱꽃과 붓꽃이 피어 있는 길을 따라 걷는다.
닷돈재 휴게소를 지나 오르막을 오르니 경계가 보인다...
대략 6시이다...
오늘은 한 일곱 시간 걸은 셈인가...
그래도 길이 순하고 잘 나있어서 그다지 힘든 곳은 아니었다.
지도상으로는 경계 잇기가 한 두차례 남아 있지만 그곳은 백두대간과 이 근처 산행을 할 때 지난 곳이라서 사실 큰 덩어리는 끝낸 셈이다.
하지만 사진이라는 증거가 없으니 계속할 수 밖에..
사실 지금부터는 포함산과 월항삼봉, 부봉, 뫼약봉, 신선봉으로 이어지는데 충주가 자랑할 만한 산행 코스다.
해서 충주도 자랑할 겸 겸사 겸사 이 코스를 이어가기로 한다...
충주시 경계
제천 상징 박달 도령과 금봉이
다음 이어지는 시 경계 만수 계곡 입구
이 골짜기로 경계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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