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2008 여행

베트남으로 간다.

정안군 2008. 2. 27. 14:22

 

 

 

이번 봄방학 때 베트남 북부를 패키지로 다녀왔어요.

 

우리의 날개로 2월 22일 밤 7시 25분 출발하여 26일 새벽 6시에 도착하는 일정이었지요.

 

저는 이제까지 자유 여행을 해와서 이것을 더 좋아하지만 패키지도 나름 장점이 있답니다.  ㅎㅎ

 

전에 단양에서 근무할 때 모임을 만들었는데 그 모임에서 베트남 여행을 추진한 것이죠.

 

이름은 탁오회랍니다.

 

濯吾의 깊은 뜻을 알고 싶으면 네이버 지식인을 참조하시라.

 

사실 별로 선호하던 나라는 아니라서 좀 거시기했지만 거의 일년만에 만나는 친구들이라서 그 만남에 더 설래지요.

 

아무튼 잘 다녀왔습니다.

날이 꾸물거리고 사진발이 잘 받는 그런 날씨가 아니라서 건진 사진은 없지만 그거래도 올리면서 여행기를 써 볼까 합니다.

사실 나 자신에게 쓰는 것이지요.

 

자!!! 그럼 갑니다. 

 

  

베트남, 우리와 같이 쉰 세대(?)에게는 월남이 더 익숙한 곳.

월남은 틀린 말이 아니다.

越南은 과거 왕조에서 나라 이름을 지어달라고 중국 황제에게 간청했을 때 택해준 이름이라고.

원래는 南越로 올렸는데 옛 중국에 겨먹었던 왕조의 이름이라서 황제가 불쾌했다나.

그래서 글자를 바꿔서 내려 보냈다고.

 

越南이란 월나라 남쪽이나 남쪽 월나라 쯤 될테니 아마도 현 베트남 주류 민족인 비엣족은 중국 남쪽 왕조이었던 越과 관계가 있었나 보다. 

우리는 산동성 쪽에 살던 夷족과 관련이 있다고 하니 그럴지도...

 

중국은 안 좋아 하겠네.

 

어쩌거나 그리 해서 越南이 되었는데 이 越南이 그 동네 발음으로 Vietnam(베트남)이고 더 정확히는 위엣남 비스므리한 모양인데 외국어 규정에 따라야지.


우리 오륀지 여사가 들으면 좀 속상하겠지만.


우리 조선도 조선과 화령 두 글자 중 선택해 달라고 올렸었지 아마?

우리나 베트남이나 중국을 머리에 이고 사는데 우리가 중국한테 늘 꼬리를 내리고 살았던 것에 비해(고구려는 예외였고) 베트남은 머리 위에 무엇을 두고 사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던지 무던히도 중국과 부딪쳤다고.

해서 망하고 다시 일어나고 다시 당하고 이런 세월을 1,000년 이상이나 반복했단다.

징허다.


그러다가 프랑스 식민지로, 다시 일본 놈 밥이 되었다가 돌아온 깡패 프랑스와 한 판 승부에서 이겨 드디어 독립의 희망이 보였지만..

더한 깡패 미국이 개입하고 분단이 고착되면서 전 국토가 전쟁으로 인해 불바다가 되었던 불행한 나라.

하지만 이 미국을 이기면서 나라는 통일되었다.


여기서 박수...


이모네 형이 베트남 참전 후 가져온 씨레이션 부스러기 중 햄 조각을 맛보고는 별 이상한 것도 다 있다 생각했던 그 장본인 베트남.

우리 초등시절에 몰래 들어간 영화관의 뉴스에 나오는 월남 소식은 얼마나 우리 마음을 설레게 했는지.

 

콩은 콩인데 못먹는 콩은?

답은 베트공이야 우리 나이 또래면 상식이었겠고.

 

하지만 그들이 그 나라의 진정한 해방을 위해 힘쓰던 이들이었으니 정말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베트콩은 베트남 공산당의 약어로 흔히 VC, 미군아저씨들은 찰리라고 불렀단다.

 

하지만 그들의 정식명은 NLF 민족해방전선.

 

그러니까 이 민족해방전선은 남베트남의 비정규 병력이었는데 이른바 구정 대공세 때 수도 사이공을 공격하다 직격탄을 맞고 그 세력을 회복하지 못하다가 통일이 되었을 때 북쪽 사람들에게 밀려났다고. 

 

북베트남 정규군과 민족해방전선은 분명히 다른데 우리는 뭔지도 모르고 그저 우리나라 군인 아저씨들이 싸우는 대상은 그저 몽땅 베트콩인줄 알았으니..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이던 1975년 이른바 월남이 망하던 해 우리는 외산 무량사에 놀러 갔었다.

 

차 시간이 맞질 않아 걸어서 돌아올 때 나눈 대화가 이른바 월남 패망이었고 결론은 우리가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고전적인 것이었으니.

 

교련을 열심히 받고 반공에서 승공 이론으로 무장했던 우리들이니 당연한 것이었겠지만.


그 순간이 그 때의 봄날 화창한 날씨만큼이나 기억에 진하다.


그러다가 이영희님의 책을 통해 진실을 알고


머나먼 쏭바강, 무기의 그늘, 하얀 전쟁 등의 베트남 소설을 통해 그 나라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을 키웠었지.


지금은 우리나라 농촌 총각들의 처가 나라가 된 베트남.

 

그 아련한 그리움을 안고 베트남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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