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을 위한(?) 매장. 주유소가 아님.
2월 25일 월요일
오늘은 돌아가는 날이다. 하지만 비행기가 오후 11시 45분이라서 하루 종일 행사가 이어진다.
무슨 행사?
하노이로 돌아가다가 매장 한 군데 방문.
하노이에서 점심.
자전거 택시 시크로 타기.
라텍스 매장 방문.
한 번 더 마사지 받기.
수중 인형극 관람.
베트남 뷔페식당에서 제대로 먹어보기.
공항에서 우리의 날개로 한국으로 다시 오기.
일정이 뭐 빡빡 하구만. 사실 이게 다 돈이다.
날이 다시 추워진다 한다.
우리가 여행 왔던 기간이 요즘 들어서 그래도 그 중 나았다고.
우리가 떠난 다음에 추워지든 더워지든 사실 우리가 알 바 아니다.
버스로 어둘 때 하롱시에 와서 못 본 경치를 즐기며 하노이로 이동한다.
10시가 좀 넘은 시간인데 초딩들이 자전거로 무리를 지어 어디론가 가고 있다.
조그만 목욕탕 의자도 함께 가지고 가는 놈도 있고.
가이드가 말하길 초딩 5학년이하는 목에 빨간 스카프를 맨다고. 스카프를 맨 것 보니 초딩들이고.
학교에서 급식을 안 하기 때문에 집에 밥 먹으러 간단다.
일찍 등교를 하고 아주 뜨거운 시간대를 피해 집에 밥 먹으러 갔다가 오후 좀 서늘해질 때 다시 학교에 가서 공부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다고.
하롱시에서 하노이는 고속도로가 잘 나있다.
한참을 달리다가 잘 지어진 매장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매장 안은 가격이 참하게 매겨져 있어서 관광객들이 꽤 많이들 산다.
짝퉁 노스페이스도 보이고 뭐 여러 가지 물건들이 있는데 뭐 소소한 것 몇 개 사고 싶었지만 지갑을 차에 두고 내려서 그냥 생략한다.
가이드가 퍽이나 싫어할까봐 근처에는 얼씬도 안하고.
그래도 우리 일행에게 사라 마라 이야기 안한 것만 해도 어딘데..
사실 여행에서 물건을 사는 재미도 무시할 수 없는 거라서 좀 바가지를 쓰더라도 여행의 일부라 생각하면 속이 편해진다.
다시 출발.
하노이에 들어서면 긴 다리를 건너게 되는데 다리를 건널 때 보이는 강이 바로 홍 강 베트남어로 송홍이다. 송은 강 홍은 붉다의 한자어 紅.
중국 운남성을 가로질러 흐르다 베트남에 접어들어 넓은 충적토를 이루어 곡창 지대로 만들어 놓은 바로 그 강.
언젠가 중국 운남성을 여행할 때 영어 노래 Red River Valley(홍하의 골짜기)가 생각나 홍하 자치주의 주도 거쥬를 가본 적이 있는데 그 홍하의 주인공이 베트남에서 송홍이다.
강이 붉은 이유야 강에 붉은 빛의 흙이 많이 섞여서 인거야 물어보나 마나고.
다리를 건너다 우회전해서 점심을 먹을 한식당으로.
패키지 여행객은 여기 다 모인 듯 사람들이 박작 박작.
다른 패키지 팀은 가이드와 여행객이 싸움이 붙었는지 요란하다.
보나마다 한 여행객이 물건 살 때마다 초를 쳐서 가이드가 환장하게 만들었겠지.
사실 이 패키지 비용은 개인이 베트남에 올 때 비행기 값도 안 된다.
우리나라 여행사에서 아마도 우리를 몸뚱이만 이곳 랜드 회사에 보냈을 것이고 이 랜드 회사야 자선 사업 단체도 아닌데 물건이나 옵션을 통해 비용을 뽑아내는 것이야 다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구조로 된 것을 여행 도사라고 가이드 수입을 방해하면 이 가이드 정말 섭하지.
우리 가이드야 그냥 평년작 이상을 될 테니까 우리에게 그냥 잘 해주는 편이고.
점심은 한식 뷔페인데 몇 가지 입맛에 맞는 것을 골라다 먹는다. 이것으로 점심 땡.
시크로 주차장
다음은 시크로 타기.
호안키엠 호수 옆 시크로 주차장(?)에서 한 대씩 잡아타고 구시가 나들이.
이 구시가는 각종 상인들이 구역을 이루어 살 던 곳인데 이 근처가 배낭 여행객들 집합소도 된다.
호안키엠은 한자로 還劍인데 베트남 전설의 고향 소재이다.
원탁의 기사에 나오는 엑스카리버 검과 비슷한 소재.
워낙 공해가 심해 마스크 하나 씩 나누어 주는데 마스크를 써보니 곰팡이 냄새가 진동을 한다.
안 쓰자니 공해 쓰자니 냄새.
그래도 쓰는 것이 좋겠다 해서 썼는데 이 놈 때문인지 감기에 대깍 걸리고 말았다.
지금까지 콜록 콜록.
이 건물이 뭐래더라... 하여튼 결혼 촬영을 많이 하는 곳이라고. 한국 드라마의 영향이란다.
확실히 도시는 일제차가 많다.
수전증도 아닌데 많이 흔들렸다.
하노이가 처음 수도도 정해진 것이 1010년 이었단다. 해서 2010년이면 수도 1000년을 맞는다는 안내판이 서있다.
베트남을 지켜 낸 용사들인가?
하노이 시내를 다녀보니 떡하고 드는 생각이 있다.
우리나라 대형 버스가 많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
그저 가격대비 성능이 좋아 사용하고 있을 뿐 이 나라 돈푼께나 있는 사람들 머리 속에는 역시 일제 차 선호다.
거기에다 아주 싼 것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중국제 자동차가 준비되어 있으니 잘못하면 우리나라 자동차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도 있겠다는..
지난 해 자동차 판매 대수에서 1위로 올라서 토요다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협력 업체에 엄청난 자금과 기술 지원을 했다는데 우리 현대나 기아는 어떤지..
일본 업계에서 평가하는대로 한국이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기술차가 너무 심한 나라가 계속 되어서는 앞으로 문제가 심각해 질게다.
우리 2 Mb 정부가 추진하는 친 기업 프렌드리의 상대는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이 되어야만 모두 사는데 하고 해외에 나와서 쓸데 없는 걱정을 해본다.
1시간 정도 나들이를 하고 라텍스 매장으로.
라텍스는 사용하면 정말 좋다는데 너무 비싸서 우리도 쓰지 못하는 것.
이곳 가격이야 엄청나지만 실제 태국 사장을 알아서 직접 거래하면 상당히 싸게 살 수 있지만 그래도 돈이 없어서 못 사는 물건인데 이곳에서 사겠어?
이 매장은 아주 손님들이 방향을 잘 찾지 못하도록 구조도 야리꾸리하게 해 놓고 문 마다 여자 종업원을 배치해 놓았다.
몇 명만 베개를 사서 그냥 가이드 껌 값은 되었을 것.
다음은 마사지 집.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듯 가게 이름이 VKO이다. 베트남과 코리아를 의미하는 듯.
여기저기에서 우리 팀들의 종업원 신원 조사와 한국어 강좌가 있다.
몇 살이냐?
월급은 얼마냐?
한국에 가고 싶으냐?
그냥 기분 좋게 마사지 만 받으면 안 되나?
여기서도 과자를 주려고 했는데 과자를 안 가져와서 땡.
여기서 2시간을 보내는 바람에 수상 인형극은 한 20분 정도 보는 것으로 끝낸다.
하노이가 자랑하는 것인데 물위에 인형을 띄워 베트남 전통 음악에 따라 공연한다.
우리처럼 중간에 들어오는 사람에 나가는 사람도 있어 분위기는 좀 산만하다.
유럽에 간 관광객들이 오페라를 들어갔다고 해도 이럴까?
나라 경제력이 떨어진다고 문화까지도 3류나 4류 취급하는 것은 아닌지 잠시 반성해 본다.
수상 인형극
마지막 연출자들 인사
이제 마지막 일정
베트남 현지식.
원래 베트남 음식을 좋아해서 기대가 많이 되었고 우리 일행에게도 맛이 있으니 걱정 말라고 해 놓았다.
전통 양식의 건물에 넘쳐나는 음식.
일단 딤섬을 하나 가져다가 먹어 보니 판타스틱,,
오우!! 원 없이 먹는다.
그런데 원 베트남 청년이 술잔을 들고 일어서서 뭐라 외치고 홀짝 마신 다음 머리 위로 들어 올려 확인...
뭔가 냄새가 난다.
그 행동을 일러준 주인공을 찾아보니 한국사람 같고.
똑같은 유니폼을 입은 무리에서 한국인 비슷한 분위기의 인물에게 다가가서
한국 사람이시죠?
그렇단다. 나보고 관광 오셨냐고?
그렇소 하니 자기는 현지 사업가란다.
이 사장님은 그 요란한 한국의 음주 문화를 부지런히 베트남에 퍼트리고 있는 문화 사절단이었던 것.
장하다. 한국인.
정말 원 없이 먹고 나오니 가이드가 우리에게 고맙단다.
아니죠 우리가 고맙지요.
그랬더니 가이드 왈 웬만한 사람들은 여기 와서 먹고 가면서 이런단다.
먹을 거 없네.
얼마나 무안하겠는가.
가이드는 옵션 돈 더 받고 온 곳인데.
우리야 본전 뽑았다고 생각했는데 뭐 그런 사람도 있겠지.
맛있는 딤섬 - 새우와 돼지 고기 앙상블
골뱅이
잘 모르겠네 뭔지
새우와 꼬마 게들
오른쪽 조개 찜이 맛있었다 - 절묘한 박하향
요놈이 그 유명한 베트남 쌈
이제 모든 일정이 끝났다.
공항으로 가다가 보니 하노이의 옛 이름이라는 당롱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다리 당롱 대교에는 엘쥐가 베트남 밤을 환하게 빛내고 있다.
당롱은 영어로는 승천하는 용이라는 뜻이니 登龍일 것 같은데 확실히는 모르겠다.
공항에서 시내 들어오는 길은 그 나라 얼굴인데 우리 엘쥐 어쨌든 장하다.
공항에 도착해서 가이드와 작별하고 가이드 보조와 작별하고 우리 일행 부부와 작별하고 비행기에 오른다.
처음 입국 카드는 결국 출국 때도 받지 않았다.
비행기 승무원에게 물으니 얘들이 원래 그렇단다.
받을 때도 있고 안 받을 때도 있고 그냥 한국에 가서 버리란다.
그럽시다.
비행기는 우리를 태우고 밤하늘로 솟아오른다.
집사람과 내 동무가 있는 내 나라로 가기 위해.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 안 면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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