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이 내려온 바다 - 하롱만

 

2월 24일 일요일

잘 자다가 갑자기 코고는 소리에 잠을 깬다.   옆지기가 다른 방에서 카드를 하다가 새벽녘에 들어 온 것.

 

그 후론 자는 둥 마는 둥 하다보니 날이 밝긴 했는데 몇 시인지 알 수가 있나?

 

날이 훤해 지는 것 같아 베란다에 나가 보니 가는 빗발이 날리고 있다.

 

날씨도 어제보다 많이 떨어져 좀 서늘한 편이고.

 

그래도 오늘은 뱃놀이가 주된 일이라서 크게 문제될 것 같진 않다.

 

비도 비라기보다는 굵은 안개비라고나 할까?

 

호텔 식당에 가서 뷔페식으로 아침을 먹는다.

 

어제 호텔하고 가지 수는 비슷한데 맛은 이 집이 훨 나은 것 같고.

 

이곳이 베트남 신혼 부부 여행지라더니 한국 관광객보다는 베트남 현지인들의 모습이 더 많이 눈에 띤다.

 

이 하롱시티는 베트남에서 태국의 파타야를 염두에 두고 개발하는 중이라고.

 

음... 그러니까 환락가를 목표로 하는 셈.

 

사회주의도 타락하면 결국 그 쪽으로 가는 것인가 보다.

 

돈이 뭔지.

 

이틀 밤이나 신세 진 롱 비치 호텔

 

 

선착장입죠

 

오늘 밤도 이 호텔에서 자는 것이라서 짐에 대한 부담이 없다.

 

옷을 가볍게 입고 호텔 앞에 대기하고 있던 차에 올라 몇 분을 가니 하롱만 관광선 선착장.

 

하롱은 下龍의 베트남식 독음..

 

베트남 사람들도 중국 사람만큼이나 용을 좋아하는지 龍이 들어간 글자가 많다..

 

선착장엔 벌써 은 관광객들이 대기하거나 출발하려고 한다.

 

여기도 우리나라 관광버스들이 꽉 잡고 있고.

 

 

 

우리가 타고 갈 배가 보이고 올라타니 좀 오래된 모습이긴 하지만 나름 운치도 있다.

 

서비스도 하고 물건도 파는 듯한 아줌씨 2명이 우리를 맞아준다.

 

날은 안개가 짙어 좀 아쉽기는 하지만 어떠하랴.

 

이번에 만족을 못하면 다음에 또 오면 되지.

 

돈 많구만. ^^

 

이 하롱베이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곳으로 우리의 날개에서 TV 선전이나 잡지의 자사 선전 모델로 소개가 되면서 우리나라 패키지 관광객들이 모이기 시작했다고.

이곳은 바닷속 석회석 대지가 융기하면서 높은 곳은 봉우리가 되니 바다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게 된 지형이다.

 

바다 밑은 단단하게 굳은 상태이고 그러다 보니 조개나 물풀도 없어 고기도 없단다.

 

해서 바다가 특유의 갯냄새가 없다.

 

흔히 하롱베이를 바다의 계림이라고 하는 데 계림을 가본 나에게는 계림이 더 환상적이었다.

 

하지만 날만 화창했더라면 이곳도 꽤 좋겠다 하는 생각이.

 

 

 

 

 

 

 

 

 

어제 패키지 옵션 가운데 오늘 진행될 것이 다금바리 회와 게, 새우 요리 그리고 모터보트 즐기기인데.

 

일단 중간 가두리 양식장 비슷한 곳에서 다금바리와 일반 수산물을 산다.

 

어제 카지노에 갔던 부부가 돈을 좀 벌었다고 돔 한 마리도 더 추가해서 아주 떡을 치게 되었다.

 

술이 돌아가고 먹을거리가 풍성하니 이제는 바깥 경치는 그저 그렇게 되었다.

 

먹고 또 먹어도 남는다

 

 

다금바리 형제들 

 

 

 

 

 

하롱베이 대표물이라는 뽀뽀 바위를 구경하고.

 

이곳 하롱베이 소개 판에는 유네스코 지정 문양이 뽀뽀 바위의 배경을 깔고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고 한다.

 

 

 

 

오우!!! 다금바리와 돔 회

 

 

 

 

석회 동굴이 있다는 섬에서 잠시 멈춘다.

 

굴은 3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처음보다 갈수록 커진다.

 

하지만 우리나라 석회동굴처럼 살아 있는 것이 아니고 성장이 멈춘 것이란다.

 

그러니까 위에서 물이 흘러내리질 않아 더 이상 석순이 자라질 않는 것.

 

우리 배 아줌마는 이곳저곳 부지런히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어 준다.

 

한 장 당 완 달러.

 

무조건 웬만하면 완 달러로 해결하니 이 나라 돈 구경은 당최 할 수가 없다.

 

베트남 화폐 단위는 동인데 1달러에 16500 동이라니 이 나라 돈도 대접을 못 받는 것.

 

돈에는 호치민이 들어가 있는데 이런 사실을 호치민이 알면 좀 화가 나겠다.

 

화장실 남녀구분이 재미있어 사진을 찍다가 사진기를 그만 놓쳐 버리는데 다행 고장난데는 없었다.

 

 

 

 

 

 

 

 

 

 

 

 

 

신사는 NAM, 숙녀는 NU - 한자를 로마자로 쓴 것이라 우리와 비슷

 

다음은 모터보드로 풀장으로 이동하기.

 

풀장이라니깐 좀 이상하지만 둥근 분화구 형태의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것인데 모터보트만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굴로 외부와 연결되어 있다.

 

이곳에 들어가면 굴 부분을 제외하고는 막혀있어서 바닷물은 완전 평면이다.

 

여기에 오면 정면의 바위벽을 향해 노래 한 곡 씩 하는 모양인데 젊어서 마나님 속 깨나 썩였을 법한 아저씨가 멋 떨어지게 노래

한 마디.

 

 

                                                           이 넓은 바다 호수가 사진 정면에 있는 굴로만 통한다.

 

다시 선착장에서 돌아와 전망대 섬으로 이동.

 

전망대가 있는 섬은 모래도 있어 한 나절 느긋하게 해수욕을 즐기면서 놀면 재미있겠다.

 

높이는 얼마 안 되지만 꽤 가팔라서 힘이 든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많고 대만 사람도 있고 한데 노인 양반들도 부지런히 올라가는 것을 보니 참 그놈의 구경이 뭔지.

 

전망대에는 정자가 있는데 일단 기둥이 너무 많고 주변 나무 가지들이 무성해 좋은 전망인데 옥의 티이다.

 

계속 말하지만 날씨만 좋았더라면 정말 어미이징하고 판타스틱 했을 텐데.

 

 

 

 

 

 

 

 

 

내려와서 이제는 하롱시로 돌아온다.

 

일본 사람들이 만들어 주었다는 사장교도 보이는데 이곳 물가가 만만치가 않다고.

 

하롱시 원경

 

 

오늘은 우리 가이드가 수입을 좀 올리려고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원래 마시지가 예정되어 있는데 그 전에 곰 사육장에 간다고.

 

자리가 너무 좋은 곳에 있는 곰 사육장은 그 주인공이 반달가슴곰이다.

 

사육장에 도착하니 좁은 우리에는 곰이 정서불안의 모습으로 이리저리 왔다갔다 또는 머리를 계속 돌리는 등 심상치 않은 모습으로 우리를 반기는데.

 

설명 장소에 가니 곰을 다루는 방법도 우리 한국인만이 가능한 방법인 듯.

 

중국 어디선가 곰쓸개에 호스를 박아 곰 쓸개즙을 받는다고 하더니 그 수법은 한 물 간듯하고 여기서는 산 곰을 마취하고 곰쓸개에 호스를 박아 흡입기로 쓸개즙을 빨아낸다고.

헬렐레 상태의 곰...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거든 짐승으로 태어날 놈들을 기억했다가 꼭 복수하거라.

 

어제 카지노에서 돈을 땄다는 그 남자는 거의 이성을 잃었다.

 

자기는 지방간이 있는데 이것을 꼭 먹어봐야 한다나.

 

사람들이 충격을 많이 받으니 가이드가 미리 덧붙이기를 이 곰을 절대 불쌍하게 생각하지 말란다.

 

이렇게 해야 곰도 보호(?)받고 베트남 사람들도 먹고 살고 이 한국인 사장도 먹고 살고 자기도 먹고 산다고.

 

참 먹고 사는 것이 대단하기는 하다.

 

그러니 다른 것은 관계없고 경제만 살린다는 아자씨가 이 나라 대통령이 되었으니.

 

그러고도 그 밑의 장관들이 어쩌니 저저니 하고 있으니.

 

아니 그럴 줄 몰랐나?

 

참 우리나라 재미있는 나라다.

 

어쨌든 그 아자씨가 넉넉하게 곰 쓸개즙을 산 덕에 우리 가이드는 행복했고 덩달아 우리 일행도 행복했다.

 

마사지 집으로 간다.

 

뭐 퇴폐 마사지는 아니니 오해 마시라.

 

헌데 여기는 가운을 입는 것이 아니라 트렁크 형 팬티 한 장만 주고 홀랑 벗으란다.

 

이런...

 

마시지도 중국형도 아니고 태국형도 아닌 베트남 형이라는데.

 

중국 형은 머리부터 태국 형은 다리부터 시작하는데 베트남 형은 팔부터 주물러대는 것인가 보다.

 

뭐 2시간인데 안한 것 보다야 낫겠지만 느낌은 그저.

 

나 먹으려고 과자를 들고 다녔는데 마사지사가 그 과자를 보고 자기를 달래서 인심 쓰듯 주어버렸다.

 

나보고 제일 멋쟁이란다.

 

과자 한 봉에 멋쟁이라.

 

다음은 상황버섯 매장인데 이곳에서는 한 사람도 사질 않아 좀 썰렁 분위기.

 

저녁은 어제 삼겹살을 먹었던 그 집이다.

 

오늘은 해물탕인데 나온 해물탕은 게만 들어있다.

 

게도 냉동게라서 맛은 형편없고.

 

잠시 야시장에 데려다 준단다.

 

가보니 먹자골목은 없고 간단한 기념품들.

 

살 것도 없고 구경거리도 없어서 그곳 처자와 동네 제기차기만 하다가 돌아온다.

 

오늘은 다들 피곤한지 돌아와서는 바로 취침 모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