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 22일 금요일
이번 여행을 주관한 우리 모임 회장은 목적지가 어디인지 알려주질 않고 추진해버렸다.
원래 우리 모임 특징이 단순 무식인데 이번에도 여지없다.
회칙도 없고 그냥 돌아가며 맡는 회장이 대충 의견을 모아 결정하면 그냥 따르도록 한 것.
안 가면 모아 논 회비도 그냥 땡이다.
간 사람들이 오징어 한축이나 주면 받고 안주면 그만인 모임.. ㅎㅎ
이제까지 별 탈 없이 진행되었는데 여행 규모가 커져 돈 단위가 좀 되니 좀 손볼 필요는 생긴 것 같고.
이번도 그러니까 하노이를 중심으로 한 베트남 북부 여행인지 호치민시를 중심으로 하는 남부 여행인지 알려주질 않은 것.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베트남하면 날이 무척이나 더욱 나라라고 알고 있는데 남부와 북부는 날씨의 차가 크다.
남부는 열대우림 기후이라서 일년 열두 달 무지 덥지만 북부는 아열대 기후라서 우리나라 겨울에 해당하는 시기는 날도 흐리고 온도도 그다지 높지 않고 습도도 높아 그야말로 뼈가 시린 날씨를 보이는 것.
게다가 여기도 중국 남부 지방처럼 난방 시스템이 시원찮아 체감 추위는 더 심하다.
날씨가 이러니 준비물도 달라야 하는데.
할 수 있나 목마른 놈이 샘을 팔 수 밖에.
나중 여행사에서 온 날짜를 가지고 인터넷에 들어가 확인하니 하노이와 하롱베이 투어였다.
태사랑 베트남 코너에서 날씨를 확인하니 이번 겨울은 이상 기후에 해당할 정도로 몹시 춥단다.
패키지라서 호텔 선정이나 교통 시설 등의 선택이 필요 없긴 하지만 날이 추우면 여러 가지로 힘들지.
해서 오리털 파커까지 준비했었는데 다행히 가기 전 날 날씨 확인을 해보니 많이 풀렸다고.
그래서 일단 오리털 파커는 준비물에서 제외..
베트남과 오리털 파커하면 웃음이 날 것 같지만 현지 사람들은 많이 입고 다닌다.
오후 7시 20분 비행기라서 시간 여유도 있다.
게다가 우리 충주에서 4명이 함께 출발하고 더더구나 승용차로 함께 가게 되니 역시 패키지는 좋다.
금요일 오후라서 인지 고속도로에는 차가 많이 밀린다. 인천공항에 5시쯤 도착해서 짐도 부치고 준비 끝.
청주에서 출발한 일행 3명 합해 7명이 이번 나들이 동무들이다.
원래 9명인데 2명이 사정상 빠졌고.
비행기는 어떤 놈일까?
궁금했는데 타보니 3X3열의 아주 작은 놈이다.
좌석도 좁고 아주 불편하다. 이거야 원.
비행기에서 나누어 주는 신문은 온통 꼴통 신문들이라서 신문 보기는 일찍 포기한다.
주말은 비행기도 밀리나 보다.
비행기 뜨는 것도 정체라서 한참을 지체하다가 드디어 떠오른다.
4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데 가는 방향은 제주도에서 남하하다가 중국 상해 영역으로 진입하여 광주를 지나 하노이를 향하는 코스다.
하지만 밤이고 창 밖은 짙은 안개와 구름이라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으니 그냥 주는 밥이나 먹으며 시간을 죽이는 수밖에.
내 옆의 일행 ㄱ은 이번이 처음 해외 나들이인데 원래 고기를 먹질 않아 나서기를 좀 망설였던 모양.
비행기 식사도 닭고기와 쇠고기 2개 중 선택이라서 처음부터 좀 실망스런 표정인데 사실 패키지 식사도 변변치가 않아 미리 밑
반찬을 준비해오라고 하긴 했지만 여행에 대해 부정적이 될 까봐 좀 걱정이긴 하다.
하긴 별 걱정을 다한다. ㅎㅎ
우리의 날개 비행기 담요의 색이 바뀌었다. 타이항공처럼 보라색 톤인데 글씨가 새겨져있군. 음.
여행가는 사람들이 꽤나 많이들 집어가는 것인데 원래 집어가면 안된다는 거...
이번에는 뭐라고 경고문을 써 붙였나.
이렇게.
법적 처리하기는 그럴테고 우리의 날개 고민이 많겠다.
깜박 졸았나 보다.
중국 광주 위를 막 지났다.
조금 더 가니 베트남 영역으로 접어들고 비행기는 하강한다.
드디어 베트남.
내려서 입국장으로 가는데 공항 내부가 생각보다 깔끔하고 정리도 잘 되었다.
복장도 옛날 촌스런 모드에서 나름 세련된 모드로 바뀌었고.
그만큼 삶에 여유가 생겼겠지.
심사를 끝내고 세관 검사를 마쳤는데 출입국 용지는 받은 생각은 않는다.
언제 받는 건가?
일단 여권 사이에 고이 접어 넣어두고.
나중 출국할 때 이 놈이 없으면 심각하게 위협하고(?) 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니.
처음 만나는 베트남 언어
입국장에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여행사 직원.
역시 이것이 패키지 매력이다.
잘 곳 걱정 안 해도 되는 것.
사실 자유 여행으로 오고 또 이렇게 오밤중에 도착하면 자는 곳 찾기도 쉽질 않다.
바가지는 온통 쓰고 피곤하고...
공항 건물 앞에 빛나는 엘쥐
잠시 색동날개를 타고 오는 패키지 일행 2명을 기다리다 함께 호텔도 향한다.
역시 이곳도 동남아시아라서 그 냄새가 짙다.
그나마 방콕처럼 무더위에 매연이 아니고 선선한 날씨에 조금은 덜한 매연.
오토바이가 품는 매연 냄새. 나는 이를 동남 아시아 냄새라고 한다.
잘 헌다.
버스는 한국 중고 소형 버스. 공항 주차장에 서있는 버스는 우리나라 관광 버스라서 마치 우리 관광지 주차장같다.
이번 패키지 일행은 우리 7명 그리고 부부 2팀 해서 11명.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
가이드가 차속에서 여러 가지 베트남 일반 사항을 설명해준다.
길가에는 우리나라 엘쥐 선전 간판들.. 베트남은 엘쥐가 꽉 잡고 있는 듯..
배낭여행을 하면 아무래도 그 나라에 대해 공부해 둘 수밖에 없는데 패키지는 이렇게 가이드가 설명해주니 미리 공부하고 오는 사람은 거의 없는 듯..
그러니 그 나라 이해도 떨어지고 그저 돈으로 판단해 후진국이냐 선진국이냐 만 생각하니 그 깊이가 떨어진다.
모든 나라의 문화는 평등한 것이라서 존중해 주어야만 하지만 대부분의 패키지 여행객들에게 아직 그 점은 미지치 못한다.
도착한 호텔은 아주 허름하다.
그나마 호텔이라고 벨 보이들이 방까지 가방을 옮겨 주긴 하는데.
그럼 공짜가 어디 있나? 팁 1달러. 그런데 그 1달러가 우리 돈 천원도 안 된다.
좋아진건지 아님 우리 큰 엉아 부시의 나라가 망조가 든건지.
몇 일 전까지 무척 추웠는데 날이 많이 풀렸다고 가이드가 전한다.
밤이지만 춥기보다는 서늘한 정도.
우리가 지내기 아주 좋은 날씨.
해서 호텔 안도 정말 우리가 지내기 너무 좋은 온도였다.
히터를 켜라고 하지만 그 정도는 필요 없고.
동료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내일을 준비하며 잠 속으로.
'베트남 2008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쉬운 발걸음 - 돌아오기 (0) | 2008.02.29 |
---|---|
용이 내려온 바다 - 하롱만 (0) | 2008.02.29 |
땀꼭 찍고 하롱만까지 (0) | 2008.02.29 |
베트남으로 간다. (0) | 2008.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