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인도네시아 태국여행기/인도네시아 수마트라 2010 여행

브라스따기에서 만난 사람들 - 2

정안군 2010. 2. 18. 14:34

 

 

호텔 앞 길에서 만난 초등학생들입니다.

 

맨발의 기봉이도 아닌데..

 

맨발...

 

무슨 사정이 있는지 아님 돈 때문인지..

 

옷차림이나 나라를 보나 맨발로 다닐 정도는 아닌 듯 하긴 한데...

 

아무튼 맘이 짠합니다...

 

 

요 건너에는 과일 시장이 있습니다.

 

기념품 가게도 있구요..

 

요 앞을 지나가다 비를 만났습니다.

 

해서 한 기념품 가게에 비를 피하기 위해 들렸는데 아들이 국수를 먹고 있더군요...

 

얼마나 당황을 하던지...

 

그 가게 주인인 아빠는 우리에게 마음 편하게 있으라고는 하지만 편할 수가 없더군요..

 

남의 가게에 오래 죽 치고 있는 것이.

 

해서 가게 포장막 사이를 요리 조리 피하면서 한 자궁 바까르(옥수수 구이) 집에 까지 갔어요.

 

거기에는 SUV 승용차가 한 대 주차되어 있었고 그 차의 주인인듯한 부부가 옥수수를 열심히 먹고 있었거든요.

 

일단 다 먹기까지 기다린 다음 우리 호텔까지 좀 데려다 다고 하니..

 

좋다더군요..

 

해서 그 차를 얻어 타고 호텔로 가는데 앞 자리에 앉은 부부의 대화 가운데 할렐루야라는 표현이..

 

크리스찬이냐고 하니 그렇답니다.

 

우리도 그렇다고 하니 무지 반가워합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크리스찬이기 때문에 어려운 환경에 놓인 사람을 보면 도와줘야 한다고...

 

물론 나도 안다고 했지요..

 

굿 사마리탄...

 

선한 사마리아 사람...

 

독일에서 나를 도와 준 부부에게 그 말을 듣고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그분이 인도네시아가 어떠냐고 묻더군요...

 

당신들과 같은 분이 있는데 인도네시아가 나쁠 수가 있겠냐고 하니 웃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인도네시아 사람이 도움을 청하거든 나를 생각해서 도와달라고 하더군요...

 

물론이지요..

 

호텔에 도착해서 차나 한 잔 같이 먹자고 초대했는데 바쁘다면서 그냥 돌아 갔습니다.

 

밤에 그 옥수수 구이집에 늘 가니 거기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면서..

 

다음 날 그곳을 가보았지만 그 부부를 다시 만날 수는 없었습니다.

 

진한 고마움만 남겼지요..

 

사실 우리가 그 차로 이동할 때 비는 그쳐 있었지만 우리에게 그런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나타난 사람 같습니다. 

 

 

또 한 사람이 있네요..

 

마에다(前田) 아키히로씨.

 

온천에서 몸을 즐겁게 해준 다음 브라스따기로 돌아 오는 미니 버스 안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올 때 한참을 기다려서 갈 때도 비슷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온천장 앞에 미니 버스가 대기하고 있더군요.

 

브라스따기 가냐니까 간답니다.

 

해서 탔는데 한 사람이 타고 있었고 차 뒷 공간에는 다른 손님이 있었어요..

 

파리들이...

 

파리가 만 마리는 되어 보였습니다.

 

우와.....

 

아마도 여기 올 때 누가 생선을 짐으로 해서 동반했었나 봅니다.

 

그 비린내가 온 동네 파리를 초대한 듯...

 

일단 파리를 내 보내고..

 

자리에 앉으니 그제서야 앞에 앉은 사람이 눈에 들어 오더군요..

 

우리가 한국어로 떠드는 것을 들었는지 한국인이냐고 묻네요..

 

집사람은 한국 사람이냐고 반가워서 묻는데..

 

얼굴 구조 특히 구강 구조를 보니 한국 사람보다는 일본 사람 같았습니다.  ㅎㅎ

 

해서 일본 사람이냐고 하니 그렇답니다.

 

그래서 대화가 시작되었어요.

 

어쩜 그렇게 한국말을 잘 하느냐고 하니 우리나라 한국어 학당에서 배웠답니다.

 

그리고 3 년 동안 서울에서 일본어 교사를 지냈다는군요..

 

나도 일본어를 할 줄 알지만 당신을 위해서 한국어로 대화할란다고 하니 고맙답니다.

 

한국말을 안 쓴지 제법 되어서 자꾸 잊어 버린다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이지요..

 

일본어를 제법 잘 하지만 하지 않으면 자꾸 잃어버려서...

 

인도네시아에 와서 일본 사람 처음 본다고 하니 자기도 한국 사람은 처음 본다네요.

 

오사카 출신이랍니다.

 

오사카야 가 본 적이 있어서 좀 말이 됩니다.

 

같이 놀자고 하고 일단 로스맨 시바약에서 내렸습니다.

 

그곳에서 머물고 있다는군요..

 

부낏 라왕에서 이곳으로 이동했는데 주로 여행자 버스를 이용한다는군요.

 

여기서 또바로 이동하려고 하는데 여행자가 없어서 여행자 버스는 이용이 거의 불가능하다네요..

 

해서 대중 교통을 이용한 방법을 알려 주니 일본인답게 꼼꼼하게 적습니다.

 

두리안을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다는 말에 흥분한 집사람이 한 번 먹어보자고 유혹하는데 그저 잘 따라 오네요.

 

무척이나 심심했던 모양입니다.

 

저녁을 함께 하기로 합니다.

 

우리 단골 중국 식당으로 이동해서 주문 방법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각 사람 당 요리 하나 씩 시키고 밥을 같이 시키면 여러 요리를 먹을 수 있어서 좋지 않겠냐고..

 

좋답니다.

 

그리고는 오늘 저녁 식사는 내가 내겠다고 하니 그 친구 왈 우리가 만난지 한 시간도 안 되었는데 하면서 머뭇거리더군요.

 

세상은 기브 앤 테이크 아니냐?

 

마에다씨가 어디선가 누구에게 기브한 적이 있을 것이고 오늘은 그것에 대한 테이크라고 생각해라 했더니 자기는 테이크 한 적이 별로 없답니다.

 

그러면 여행하다가 한국인을 만나면 우리 이야기를 하고 기브를 해 주면 되지 않느냐고 하니 알았답니다.

 

혹시 여행하다가 일본인에게 밥을 얻어 먹은 사람은 내 덕이라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ㅎㅎㅎ

 

좀 맵게 시켰는데 잘 먹더군요..

 

매운 것을 좋아 한다고..

 

하면서 한국인의 장점을 말해줍니다.

 

한국인들은 당당한 것 같다..

 

여행하면서나 생활하면서 불편한 것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당당하게 요구해서 받아 내더라..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나도 일본인들의 장점을 말해 주었지요..

 

우리는 일본을 모델로 삼아 정신없이 살았다..

 

그러다 보니 어떤 분야에서는 일본보다 나은 것도 나오게 되었다..

 

특히 무선 인터넷 분야 같은 것은 일본 보다 훨씬 잘 되어 있다고..

 

하지만 급속히 진행되다 보니 모두가 골고루 성장하지 못하고 그 편차가 크다.

 

일본에 가보니 그 차가 심하지 않더라..

 

그런 점이 많이 부럽다..

 

많은 나라가 있고 또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나라로는 일본이 우리와 가장 닮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물론 다른 점도 많이 있지만...

 

일단 먹는 스타일이 닮아서 같이 음식을 나누기가 쉽습니다.

 

그 날 짧은 만남으로 그와의 인연은 끝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주소와 이름을 써달라고 해서 전화 번호까지 적어 주었지만 여행자들의 습성 상 인연이 다시 이어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하지만 한국에 관심이 있고 또 한국말을 잘 하는 일본인을 만난 것은 인도네시아 여행 중에서 특별한 사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