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풍경

경북 북부 지방의 절 구경 - 대승사 1

정안군 2010. 6. 3. 16:06

대승사.

 

언젠가 아이들이 어릴 때 온 적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가는 길이 영 낯설다.

 

김룡사에서 대승사는 그다지 멀지 않지만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김룡사는 운달계곡이라는 계곡과 더불어 있어 길목의 분위기가 차분한데 비해 대승사는 한참을 올라 가는데 길 옆 분위기가 별로이다.

 

그 때서 깨닫는다.

 

저 번에 온 곳이 대승사가 아니고 김룡사였음을.

 

한 참을 찻길을 따라 오르니 일주문이 나오는데 일주문은 괜찮지만 그 너머로 보이는 대승사는 살풍경.

 

그늘은 없고 땡볓에 공사판.

 

 

사불산 대승사..

 

사면에 불상이 새겨진 바위에 관한 전설이 있는 곳.

 

 

불이문

 

일주문 뒤에 붙은 현판이다.

 

불이(不二)란 중생과 부처가 둘이 아니요, 세속과 부처의 세계가 둘이 아니며, 선악(善惡), 유무(有無), 깨끗함과 더러움, 등등 상대적 개념에 대한 모든 대상이 둘이 아니라는 의미라고.

 

세상 밖으로 몸을 던진 노무현 대통령의 유언이 생각난다.

 

삶과 죽음이 하나가 아니겠는가?

 

 

일주문 너머 절의 모습은  공사장 분위기가 확연하다.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보다는 기능만 강조한 분위기.

 

나는 이런 천박함이 싫다.

 

공사가 끝나면 나아질거라고?

 

어디서 많이 듣는 소리이다.

 

허나 중간에 이런 식로 공사하면 끝난다고 나아지지 않는다.

 

 

그냥 나오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이 매발톱꽃이 나를 잡는다.

 

앞 쪽의 보라색은 많이 보던 것인데 뒷쪽의 매발톱꽃은 처음 보는 애들..

 

나를 생각해서 그냥 가지말라고 소리치는 듯 하여 잠시 둘러 보기로 하는데.

 

 

축대를 쌓은지 얼마가 안되는 듯 너무 티가 난다.

 

그래도 세월이 가면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겠지?

 

 

소통과 화합으로 함께 하는 세상.

 

누구를 위한 소리없는 함성같다.

 

허나 들을 귀가 없는 자는 그 소리가 아무리 커도 듣지를 못하는 법.

 

 

본당 옆의 종무소 건물이 단아하다.

 

건물 안 차방에 놓인 다기들이 참 예쁘지만 함부로 들어가서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고.

 

 

대웅전의 처마가 경쾌하게 곡선을 그렸다.

 

새 단장으로 중후한 멋은 없지만 나름대로 마음에 남는다.

 

 

그 옆의 굴뚝은 김룡사와는 또 다른 멋을 풍긴다.

 

누군가 멋을 아는 사람의 솜씨가 분명하다.

 

 

뒷산은 육산인 듯 펑퍼짐하게 이어지는 곡선이 참 부드럽고.

 

일주문에서 절집을 볼 때에는 좋은 인상을 못 주었는데 대웅전까지 오면 분위기는 나름 좋아진다.

 

역시 자연이 주는 멋이 이런 것일게다.

 

 

종무소 앞 개는 달관의 표정으로 사람들을 맞이 한다.

 

오면 오는가 가면 가는가?

 

 

그 옆 쪽으로 좋은 산책길을 발견한다.

 

윤필암 가는 길.

 

1 km.

 

산 중턱을 끼고 난 길이라서 굴곡도 없고 산책하기 참 좋은 길이다.

 

대승사에 가면 꼭 가보시길.

 

 

윤필암을 향해 가다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을 알게 된다.

 

사불암이 거기서 갈리는 것.

 

경사가 심한 길이지만 400 m정도이고 절이 있는 산의 이름을 만들어 낸 바위이니 안 가볼 수가 없다.

 

 

일단 사불암 안내판에서 유래를 확인하고는 길을 따라 오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