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귀주 2010 여행

7. 강구(江口)에서 무엇을 하면 잘 놀았다고 할까?

정안군 2010. 8. 26. 10:50

어제 밤 NHK 뉴스는 시작이 '소녀시대'의 공연 소식이더군요.

 

젊은 일본 여성들이 엄청나게 좋아한다는.

 

옛날 한류는 배용준이나 이병헌 등 영화 배우가 이끌었는데 지금은 이런 젊은 여자 가수들이 흐름을 주도한다고 전합니다.

 

이런 것들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국력 향상에 의한 것이기도 할 겁니다.

 

사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난한 나라에 들어갔을 때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화에 누가 관심을 가졌을까요.

 

의식이 풍족해야 예절을 알 듯, 생활에 여유가 생겨야 문화라는 코드가 생기고 남들도 주목을 할 만한 것이 생겨나는 것은 아닌지.

 

중국을 다니면서 젊은이들이 가지고 있는 한국에 대한 호감이 대단한 것을 느낍니다.

 

이런 것들을 계속 발전 시키는 것은 문화 쪽의 사람만의 역할은 아닐 것입니다.

 

정치쪽에서도 분명 중요한 역할을 할 텐데 요즘 한 중 관계를 보면 역주행을 하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우리의 형제 북한은 말할 것도 없지만 항상 우리 이웃인 중국은 우리에게 엄청난 의미일 텐데.

 

날이 선선해지네요.

 

뜨겁던 날, 중국을 다니던 때가 벌써 아득한 옛날 같습니다.  ㅎㅎ

 

2010년 8월 3일 화요일


어제는 梵淨山에 오르느냐  더운 날 무리도 했고 조용한 시골 마을 분위기가 좋아서 그냥 하루 여기서 더 있기로.


‘불국으로 통하는 하늘 사다리’라는 8,000 계단을 걸어서 올랐지만 신비한 영험을 자랑하는 금정에도 올라선 덕인지 몸은 그렇게 피곤하지는 않다.

 

범정산은 "범천정토(梵天淨土)"에서 따온 이름으로 불교적 색채가 짙은 산인데 금정 뒤로 태양이 비치면 금정은 부처의 모습으로 또 태양의 광채는 부처의 광채와 같다고 해서 유명한 것이란다.


이런 장면은 그냥 이렇게 하루 잠깐 올라가서는 볼 수 없는 것이니 그것까지 볼 생각은 애당초에 말아야 한다.


블로그 아이디가 하늘 사다리인 집사람은, 이 산을 ‘불국으로 통하는 하늘 사다리’라고도 한다는 것을 알고 난 뒤 안 간 것이 참 아쉬운 모양이다.


그래도 비용이 비용이니만큼 다시 갈 수는 없는 노릇이고. 

 

이 책의 덕으로 여기까지 왔다는..

 

이제 그 임무를 다 해간다.

  

 

돈 덩어리 증거들.

 

 

계림 쪽은 지금 엄청나게 덥다고 하고 우리 일정은 이제 이곳을 정점으로 조금씩 아래로 내려가면서 진형하는 것이니 더워지면 더워졌지 시원해질 리가 없어서 하루라도 좀 덜 더운 곳에 있기로 한 거.


그러나 사실 한낮에는 여기도 더워서 뭘 할 엄두가 안 난다.


그래도 뭔가 해야 할 것 같아서 중국에 올 때마다 하던 버스 놀이를 하기로 한다.


10년 전과 달라진 것이 촌 동네에 교통 사정이 크게 좋아진 것이다.


시내버스라는 것이 생긴 것.


또 택시도 많이 보이고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택시는 일정 거리는 기본이 3원인데 몇 명이 함께 타면 1인 당 2원인 시내버스 비용에 비해 나름 좋을 듯 하고.


여기 시내버스 노선은 3개인 것 같은데 그 중 무슨 沙자가 붙은 동네가 마음에 들기는 한다.


그러나 많이 다니지는 않는 것 같아 그냥 버스가 많이 다니는 1번을 이용해 보기로.

 

1번이라.

 

천*함 사건에서 나오는 그 추억의 1번은 물론 아니다.


시간이 정해져 있는 건지 아니면 사람이 다 타야 가는지는 알 수가 없는데 대략 사람이 다 타서 가는 것을 보니 그 쪽이 아닌가 싶은데.


凱德이라는 곳을 향하는 버스를 타본다.

 

 

꼬마 두 명이 타는데 태권도 복장이다.


한글로 태권도가 분명히 쓰여 있다.

 

 

 

跆拳道를 뭐라 읽는 줄 몰라 손으로 집으며 말을 걸어도 아이는 아이.


무슨 소리인지 알아듣지를 못한다.


좀 뒤에 엄마가 타기에 다시 태권도가 한국 것이라고 말하니 잘 이해가 안 되는 듯.


그냥 통하지 않는 말과 손짓으로 저 아래 도장에서 두 애들이 배운다고.


태권도가 역시 올림픽 정식 종목이라서 힘이 있나 보다.

 

어쨌든 태권도를 배운다고 하니 더 예뻐보이더라는 


손님을 가득 태우고 떠나는데 길 가 풍경이 뭐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인다.

 

 

한 5분여 가니 승객은 다 내리고 나만 종점 행이다.


그나마 20분 정도 가더니 한적한 시골 동네에 멈추더니 내리란다.


그냥 돌아가기는 좀 억울해 동네 구경을 나선다.


길가 집을 피해 안 길로 접어드니 멀리 시골집이 보인다.

 

 

 

 

가까이 가니 우물이 보이고 한 아주머니가 빨래를 열심히 하고 있다.


옆 개울은 관리가 안 되어 더러운데 우물은 샘에서 솟는 물인지 아주 맑다.


우리 어려서 보던 빨래 샘인가 보다.


우리 엄마도 저렇게 아줌마처럼 빨래를 가지고 빨래 샘에 가서 빨래를 하곤 했다.


그 우물은 먹지는 않았는데 속에 물고기들이 살고 있었다.


그 우물 앞 집 박 순경 네는 큰 집에서 세를 살았는데 주택복권 300만 원짜리에 당첨되어 그 집을 샀었고.

 

 

우물을 지나 집에 가까이 가 봐도 사람은 없고 찌든 가난만 여기저기 보이지 별게 없다.


귀주는 산이 많은 동네라더니 정말 그렇다.


보이는 것이 맨 산.


그러니 경치는 좋다.


하지만 경치야 지금 이야기이고 옛날 이 땅에 살던 사람들은 얼마나 힘든 세월을 보냈을까?


그리고 모택동의 紅軍이 長征을 시작할 때 몰려 온 곳이 이 貴州 동네인데 길도 변변치 않았던 시절 이동할 때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하긴 이런 동네라서 장개석군의 추격을 뿌리치고 그나마 성공적인 도망으로 기록되는 장정에 성공한 것은 아닌지.

 

집안에는 중국 민중의 신앙 대상으로 변한 '홍태양' 모택동의 사진이.

 

 

전형적인 구멍 가게이다.

 

그야말로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동네를 나와서 길을 따라 걷는데 버스가 들어온다.


바로 출발하는 것 같지 않아 마을 앞개울에 가본다.


마을 앞 錦江은 물이 맑아 아이들이 수영하며 놀고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이다.


이렇게 놀며 자란 아이들은 커서 동무들을 만나면 동네 강가에서 놀던 시절을 그리워하겠지?

 

 

 

돌아올 때는 더 금방이다.


다음 목적지 鎭遠은 石阡을 거쳐서 갈 수도 있다고 해서 터미널로 가 石阡 행 버스 시간을 확인하니 銅仁에서 가는 것들이 경유를 하는지 시간이 정해져 있지가 않다.


그렇다면 자리 잡기가 어려울 수도 있어 그냥 玉屛 행 버스를 이용하기로.


우리는 그냥 玉屛까지 버스로 가고 玉屛에서 鎭遠까지는 기차로 가기로 한다.


그렇데 오늘 시내버스를 타고 갔던 그 길로 玉屛 행이 가더라고.


터미널을 나서는데 벽에 뭔가를 붙여나서 가 봤더니 그게 몬도가네식 계몽 포스터였다.


나뒹군 오토바이나 과적 과속으로 사고를 당한 버스를 찍은 사진이 그대로 붙여 있는 것.


물론 피로 얼룩진 사람들도 그대로.


그 사진을 배경으로 이렇게 하면 이렇게 죽는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 심장 약한 사람이나 임산부 그리고 노약자는 보지 마세요.

 

 

 

다 찌그러진 자동차를 길가에 전시하는 것은 양반일세 그려.


그런데도 버스나 오토바이 달리는 것을 보면 당사자들은 그런 거에는 관심이 없는 거 같다.


하긴 자신도 그런 사고로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가 쉬운가?


그건 그렇고 江口는 강가 마을이라서 강을 끼고 있을 텐데 강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할 일이 없으니 별 게 다 궁금하다. ^^


해서 호텔 앞 길을 따라서 강가 쪽으로 가는데 응달쪽으로 사람들이 참 많다.


장사하는 사람, 서로 싸우는 사람, 물건을 내다 팔고 돌아가는 사람.


한참을 걸어서 江口 大橋에 도착하는데 강의 흐름은 예쁘지만 강물도 예쁘지는 않았다.

 

江口쪽의 모습 

 

 

겉의 모습은 괜찮아 보이지만.

 

물도 많이 오염된 듯 흐리고 그리고 강바닥에는 비닐봉지들이 돌에 걸려서 수초처럼 흐느적거리고.


특히 강바닥의 모래와 자갈 채취는 활발한 그 동네 건설의 재료인 듯 대부분의 강에서 흔히 있더라고.


강물을 잘 관리하면 아주 아름답게 변할 텐데 아직은 거기까지는 아닌가보다.


하긴 우리나라에서 지금 일어나는 일을 보면 남 이야기할 때가 아닌 듯.


미꾸라지 한 마리가 맑은 물 흐리는 것은 정말 시간 문제이다.


우리나라에서 지금도 열심히 강을 다듬고 계시는 이 아저씨는 중국에서 벌어지는 이런 모습을 보면 시멘트 물을 좀 멕여야 되겠다고 생각할지도.

 

 

매력의 梵淨山이 어쩌고 그렇단 말인데, 내 능력 상 더는 해독 불가.

 

 

돌아보며 거리를 세심히 살피는데 옛날 도시 흔적이 가끔씩 보인다.

 

 

몽땅 부수고 새로 짓는 것이 도시 개발이라고 생각하는 우리나 중국이나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이런 건물들을 잘 살려고 꾸미면 훨씬 보기가 좋을텐데.

 

 

 우리나라 기준이면 서민 아파트일 텐데 이 동네 사정을 모르니 수준은 글쎄.

 

 

공산당 시절의 전형적인 건물이라면 이런 모습 아닐까?

 

엄청난 구호.

 

병원인데 뭔 소리인지는 통...

 

 

신구의 조화.

 

어느 것이 더 좋은 것일까?

 

 

이런 곳도 아직 사람이 산다.

 

 

현 중국을 사는 노인들.

 

정말 여러 세월을 겪은.

 

 

이 동네도 옛 것은 단지 폐기 대상인가?

 

 

호~~~ 여기도 태권도 아이들이.

 

이 동네 진짜 마음에 든다.

 

 

죽집이 있어서 집사람에게 추천했는데 맛이 별로라는 거.

 

 

그나마 남은 옛 건물 너머에는 타워 크레인이 보인다.

 

이 건물들도 얼마 가지 못할 듯.

 

 

옛 향취가 남아 있는 거리.

 

원 본정통인가 보다.

 

본정통이라.

 

왜놈말이 우리나라 표현으로 바뀐 건가?

 


한 낮에는 길거리에도 열기가 대단하다.

 

여기도 점점 날씨가 더 더워지는 것 같아서리.


그래도 호텔이 중심가에 있으니 잠깐씩 들려 몸의 열기를 식히니 좋기는 하다.


점심을 먹으러 어제 갔던 식당에 가서 곱창볶음 그리고 토마토 달걀 볶음과 버섯과 돼지고기 볶음을 시켜서 먹는다.

 

토마토와 달걀을 같이 볶은 것이 부드럽고 맛있었어요.


점심을 너무 거하게 먹었나.


오후 내내 방에서 빈둥거리며 지냈으니 소화가 안 될 수 밖에.

 

할 일 없어 차나 먹으려고 하니 찌꺼기만 남아서, 다시 가져다 달라고 하니 작은 통에 담아 왔는데 그 차의 맛이 좋다.


중국은 역시 차 문화라서 이런 점에는 나에게 잘 맞는다.


그렇다고 하루 종일 차만 마시면 좋을까?


그래도 저녁 때가 되었으니 뭐라도 먹어야.

 

이거래도 해야 시간이 잘 간다는 거. 


그래서 선택한 것이 집사람은 쌀죽 한 그릇.


나는 빵 2개로 저녁을.


단돈 6원 들었다.


그런데 죽이 한자더만


粥이라고.


우리 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길거리는 수박, 참외 그리고 복숭아가 풍년이다.


그다지 손이 가지 않은 것들.

 

그러니까 우리나라 과일에 비하면 참 못 생겼다. 


복숭아는 옛날 우리가 어려서 복상이라고 부르던 딱딱한 놈이고, 참외는 개구리참외 스타일인데 그래도 색깔은 노란색이다.


우리가 보는 참외보다는 멜론처럼 둥근 놈들.


복숭아가 많이 나는 것을 보니, 복숭아꽃이 필 때 이 동네는 참 예쁘겠다는 생각이.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사람을 구한다는 종이가 많이 붙어 있다.


구인란이 심각한 듯한데 준다는 금액을 보면 우리 기준으로 보면 얼마 안 되는 돈이다.


한 호텔에서 안마사를 모집하는 공고가 있었는데 1100 - 1500원을 준다고.


그냥 일반 허드레 일을 하는 종업원은 700 - 900원이고.


이렇게 받는 사람들도 문표가 50원이나 100원이 넘는 곳에 와서 겁 없이 돈을 낼까?


그런데 식당이나 안마업소를 경험해보니 이런 서비스 산업도 많이 숙성된 것 같다.


팁도 안 받고 계산도 정확하다.


중국이 투명한 쪽으로 변하고 있는 중인 것인 분명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