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귀주 2010 여행

8. 옥병(玉屛)을 거쳐 진원(鎭遠)으로 이동하며 진을 빼다.

정안군 2010. 8. 27. 09:45

오늘 신문에 이런 광고가 나왔네요.

 

산은 걸어서 올라 가는 곳.

 

케이블카 설치는 안 된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요즘처럼 왠만한 사람들은 모두 산으로 붙어 등산이 대중화 되다시피해서 등산로가 망가지는 것보다 차라리 케이블카를 설치하여 산 중턱을 보호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네요.

 

그러나 그것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가 자연을 대하는 기본 자세이겠지요.

 

지금의 자연은 우리 것이 아니라 우리 후손에게 빌려온 것이라는 생각이 있으면 함부로 자연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은 달라질 텐데.

 

중국의 산은 거의 계단 형태로 등산로가 만들어 졌습니다.

 

기발한 발상의 등산로도 있구요.

 

유럽의 산들은 어떻게 관리하나요?

 

그리고 카나다나 미국은?

 

이런 저런 나라들은 어떻게 산을 관리하는지 살펴 보는 것도 좋겠네요.

 

그냥 단순히 된다 안 된다가 아닌.

 

교사나 반면교사는 되겠네요.

 

2010년 8월 4일 수요일

 

오늘은 참 힘들었다.

 

하루를 시작할 때는 시장 구경으로 활력도 나고 기분이 좋았는데.

 

오늘 11시 차로 가기로 해 여유가 있어서 나름 아침 시간을 잘 보냈다고.

 

호텔 옆에는 天津 구불리 만두 분점이 있어서 성업 중이었다.

 

그런데 진짜 분점일까?

 

자기가 직접 만들던데. ^^

 

어쨌든 성업 중이라는 것은 뭔가 이유가 있다는 것이니 한 번 먹어보기로.

 

속에 뭔가가 들어 있는 것을 선택했는데 하나는 고기가 들어 있으니 제대로 되었고 또 하나는 기상천외한 발상을 한 만두가.

 

만두 속에 흑설탕과 깻가루가 들어 있다니.

 

모양은 만두인데 빵에 가까운 놈이다.

 

특이한 발상이라서 그렇지 맛이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왼쪽 방향으로 많이들 가 궁금해서 따라가 보니 아침 시장이 거기에 있었다.

 

동네 사람들이 여기서 장을 봐서 하루 식사를 하는 듯.

 

어제 참외가 노란 것만 있었다고 했는데 하루 만에 수정이다.

 

연한 초록색도 있다. ^^

 

사람들이 좌판을 벌려 놓은 것을 따라 가니 본격적인 시장이었다.

 

생고기를 파는 곳은 너무 화끈해서 보기가 거시기할 정도.

 

아침 시장에는 활기가 있다.

 

그러고 보니 이 시장이 형성된 곳이 옛날 시가지 중심 거리였던 듯.

 

사진기를 가지고 오지 않아 좀 서운하지만 시장 모습이야 대개 거기가 거기니.

 

호텔에 돌아와 시간을 보내다가 10시 쯤 호텔을 나선다.

 

압금(押金)을 돌려받으려고 계산을 요구하니 11원을 덜 준다.

 

뭘 먹었다고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물 한 병 먹은 것 밖에 없는데.

 

그 물도 먹었다고 미리 자수를 했고.

 

조금 기다리라고 하더니 뭔가를 알아보는데 결국은 매니저가 나오더니 이렇게 계산이 안 맞으면 종업원이 물어내야 한단다.

 

뭔가가 잘못된 것 같아 미안하다 이런 말을 글로 전한다.

 

호~~~ 이런 긴 문장을 알아보다니..

 

어쨌든 종업원 월급이 얼마나 된다고 그 아줌마에게 물어내라고 할 수는 없어서 우리는 먹지 않았지만 그냥 갈란다 하고 기분 좋게 나왔다.

 

뭐 기분이 산뜻하지는 않았지만 미안하다(뚜에부치) 소리를 들었으니 되었고.

 

그런데 뭘 먹었다고 하는지 그것이 참 궁금하다.

 

한참을 여럿이 돌아가면서 설명하는데 도저히 알 수가 없었으니.

 

玉屛을 유핑이라고 발음을 하니 잘못 알아듣기는 하지만 그래도 표는 쉽게 살 수가 있었는데 차장을 따라 가보니 승객도 얼마 안 되지만 그러나 결정적인 것은 에어컨이 없는 차라는 거.

 

오늘 엄청 고생하게 생겼다.

 

 

江口에서 玉屛을 갈 때에는 民和를 거치고, 올 때에는 羊橋를 거치는 줄 알았더니 두 동네를 다 거쳐 가더라는.  

 

11시가 되니 사람이 다 차지도 않았는데 일단 출발은 한다.

 

참 놀라운 현상이다.

 

그러더니 터미널 밖에서 뭔가가 아쉬운 듯 10분 이상을 미적거린다.

 

결국 더 태운 사람도 없이 출발을 하는데 어제 시내버스를 타고 잠깐 갔던 길로 해서 가는 것이 맞았다.

 

길도 좁고 도로가 포장은 되어 있지만 상태가 불량이라서 몸에 충격이 많이 온다.

 

길을 따라서 마을이 가끔씩 있기는 하지만 사람 구경하기 힘든 곳을 지나간다.

 

 

 

높은 산은 없지만 굴곡이 심하다 보니 속도도 안 나고 또 民和라는 곳을 지나니 비포장까지.

 

民和란 동네는 장이 섰는데 얼마나 비키라고 빵빵거리던지.

 

그런데 官和라는 지명도 있더라는.

 

軍和까지 있으면 정확하게 삼 박자가 잘 맞을 텐데 軍和는 없는 듯. ㅋㅋ

 

 

羊橋는 그냥 그렇고 그런 시골 동네였고.

 

결국 100 km가 좀 넘는 길을 3시간 가까이 걸렸다.

 

玉屛에 다 오니 큰 강을 건너는데 그 강은 꽤 크고 깊어 보였다.

 

玉屛이라는 동네는 그 강을 끼고 있는데 강변에는 옥과 같은 아름다운 바위가 병풍처럼 서 있어서 그 이름을 얻지 않았나 싶다.

 

玉屛 터미널에 도착을 하니 1시 40분.

 

玉屛역에서 鎭遠가는 1시 47분인가 에어컨 나오는 기차가 있는데 그 놈 타기는 이미 글렀다.

 

터미널에서 잠시 서더니 역까지 데려다 주기는 하더라고.

 

玉屛이라는 도시는 지나가다 보니 좀 지저분한 도시 같았다.

 

역 앞에는 포장마차처럼 누추한 건물들이 늘어서 있어서 그런 분위기에 가산점을 더하더만.

 

 

역 건물 앞은 그다지 혼잡하지는 않다.

 

 

역 앞에는 각종 가게들이 늘어서 있는데 풍경이 좋아 보이지는 않더라는.

 

  

일단 매표소에 가서 표를 사려고하니 3시 15분 차가 있단다.

 

요금을 보니 단돈 7원.

 

싼 것을 보니 이놈이 내가 피하려고 했던 에어컨이 없는 기차이다.

 

역 안은 정말 찜통 같았다.

 

한증막이 맞을까 아니면 습식 사우나 표현이 맞을까 싶은.

 

 

촌놈이라고 무시하는지 어쩜 그렇게 더울까.

 

그래도 시간 여유가 있어서 점심을 먹고 기차를 탔는데 기차 안은 한산하지만 덥기는 왜 그리 더운지.

 

기차는 쾌속이지만 시설은 제일 후진 놈이다.

 

중국 5,000년 고문 기술이 녹아 들었다는 90도짜리 의자가 놓여 있는.

 

 

그래도 빨리 이동하는 것이 낫지 하며 참는다.

 

기차는 달린다.

 

달리니까 창에서 바람이 들어와 좀 났기는 하다.

 

玉屛을 빠져 나올 때 玉屛에 있다는 종루가 언뜻 보인다. 

 

 그리고는 강을 따라 철로가 이어져서 참 보기가 너무 좋다.

 

 

 

 

 

 

 

한 시간이 안 되어 鎭遠에 도착.

 

 

젊은 애들이 많이 탄다.

 

그러나 내리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가 않고.

 

역 앞에서 나라시 택시를 타고 호텔로.

 

인터넷에서 좋다고 소문난 江山賓館으로 향한다.

 

나라시는 머리 당 3원인가 보다.

 

그냥 냈더니 받더라고.

 

호텔은 우리가 江口에서 묶었던 호텔보다는 외관이 떨어지지만 전통 가옥 형식을 살린 형태니 뭐 비교 대상이 아니다.

 

 

요금을 교섭하는데 일층 강이 보이는 방을 150원 내란다.

 

이틀을 묶는다고 깎아달라고 했더니 결국 10원 할인으로.

 

밖이 잘 보여 좋기는 한데 들어와서 보니 현관홀에다 방을 억지로 만들었는지 벽에 베니어판이다.

 

 

 

어쨌든 에어컨을 틀고 물 한 병을 들이켜니 이제 좀 살 것 같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얼마나 땀을 빼고 힘이 들었는지 정말 한 여름 여행은 대상지를 잘 고려해봐야 되겠다는.

 

그래도 비싼 방이라고 인터넷 선이 들어와 있어 노트북과 연결하니 집사람은 흐뭇한 표정이다.

 

인터넷이 장난감이니.

 

일단 커튼을 밀치고 밖을 보니.

 

음~~~

 

괜찮군.

 

 

쓰레기가 좀 떠 있어서 분위기를 흐리기는 하지만 물 반 사람 반이던 鳳凰보다는 좀 차분한 기분이.

 

 

저녁 무렵 일단 나와서 좀 돌아다니는데 아직 해가 남아 있어서 더위가 보통이 아니다.

 

일단 보행자 거리를.

 

 

 

강은 꽤 깊은 듯 한데 많은 사람들이 수영을 한다.

 

수영하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어린이들도.

 

나도 하고 싶더만 아서라 참아야 하느니라.

 

 

왠지 이 동네 마음에 든다.

 

 

어쨌든 더위에 지쳐서 호텔로 일단 후퇴

 

江口보다 이곳이 더 더운 것 같다..

 

7시가 넘어서 해가 지니 이제 좀 돌아다닐 만 해졌다.

 

그런데 이 시간에 나가니 조명이 켜져 있어서 낮의 분위기가 아니다.

 

鳳凰보다 점잖은 느낌.

 

 

이곳도 한류가.

 

 

 

 

 

석양도 그림이 괜찮게 나온다.

 

인생의 석양도 그래야 되는데, 그 자신 석양처럼 한번 세상을 붉게 물들이고 싶다던 우리 고향 선배는 붉게 물들이지도 못하고 평생 2인자 노릇만 하다가 사라졌다.

 

아~~~ 인생이란 무엇인지.

 

   

 

역시 조심하자 조명발..

 

더 조심하자 화장발.

 

조명이든 화장이든 이 동네가 좋다.

 

둥근 등을 늘여 놓아 장식한 것도 격이 높아 보이고.

 

사진을 몇 장 찍어보지만 역시 삼발이 없이 야간 사진을 찍기는 쉽지가 않다.

 

몽땅 폐기 대상.

 

 

길거리에는 이 동네 특산들이 있는데 우리나라 콩강정 같은 것이 있어서 사 먹어보니 맛도 똑같았다.

 

 

저녁은 혼돈을 시켜 간단하게 먹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만둣국을 좋아하지 않는데 왜 이 동네에 와서는 만둣국을 시켜 먹을까?

 

사실 여기서 사먹은 혼돈은 작은 정사각형 만두피에 고기 다진 것을 조금 넣고 맑게 끊인 것인데 느끼하지도 않고 맛이 깔끔하다.

 

 

강변에 앉아서 음료수 한 병을 시켜놓고 건너편 산을 보니 산에도 조명.

 

그 꼭대기에는 절이 있는데 그 절에도 조명.

 

아름답다는 생각이 절로 들면서 어떻게 저 꼭대기에 건물을 지었을까 하는 생각이.

 

 

이 강에서 나오는 민물 생선으로 요리한 것이 이 동네 특선인지 많은 집에서 생선 요리를 내놓아 그 비린내가 여기저기에서 진동을 한다.

 

그 상 위에 놓인 음식들을 보면 중국 사람들 배가 큰 것인지, 먹는 돈은 아끼지 않는 것인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호텔에 돌아오니 호텔 매니저가 듣던 중 반가운 소리를 한다.

 

舞陽河 투어를 130원에 하란다.

 

입장료 20원과 배 값 100원만해도 120원이라서 더 생각해 볼 것도 없이 결정한다.

 

여기에 와서 舞陽河 투어를 안 하면 이곳에 올 이유가 없다고 인터넷에서 어떤 친구가 강조를 했으니 말을 들어야지.

 

사실 내일 터미널까지 택시를 타고 가고 또 더운데 버스를 바꿔 타고 갈 생각을 하니 아득했는데 이렇게 한방에 끝내다니 역시 돈이 좋다.

 

그런데 투어비에서 차비는 10원이고, 이것으로 해결한다는 것인데 장사가 수지가 맞나?

 

하긴 남든 안 남든 그거야 내 알바가 아니고.

 

내일은 사진이 찍을 것이 많겠다.

 

투어에다가 밤 사진도 찍어야 하니.

 

오늘 진을 너무 뺐나 보다.

 

집사람이 버스 오래 타는 것이 질리는 모양인데 여기서부터 어떻게 진행을 해야 하나 조금 걱정이 된다.

 

내가 생각하는 이동 경로는 버스나 길 상태가 좋지 않은 곳인데 그렇다고 여기서 계림으로 직접 가는 것도 그렇고.

 

버스가 에어컨만 나와도 괜찮겠는데 그것도 자신이 없다.

 

그러니 어떻게 하나?

 

여기서 지내면서 좀 더 생각을 해 봐야 되겠다.

 

역시 더위가 문제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