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판매장에서 조기를 샀으니 오늘 군산에 온 목적 하나는 이루었고,
남은 하나는 밥먹기.
회를 먹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이 동네 특색 음식을 먹고 싶어 군산전주식당으로 간다.
미리 머리 속에 들어 있었거든.
네비를 의존해 찾아가 보니
이런~~~
식당 뒤가 바로 동국사로세..
이거 웬지 일거양득.
꿩 먹고 알 먹고..
이런 패키지 말들이 생각이 나더라고.
먼저 밥을 먹었지만,
여기서는 절 구경부터 하기로.
동국사..
보물도 있지만 사실 우리나라 유일의 일본식 사찰이라는 것이 유명세를 타게 만든 것이다.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이 몰려올 때, 그들의 불교 한 지파인 조동종이 이곳에 절을 세웠다고.
그래도 해방 후,
그 혼란기에 없어지지 아니하고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이렇게 군산시에서 '근대 문화 역사의 거리'라 안내판도 세우고 나름 노력을 많이 했더라고.
그런데 저번에 왔을 때 변방만 돌다가 컨텐츠가 부족하다고 흰소리를 했으니 좀 미안하더군.
이렇게 입구도 잘 정비를 해 놓았다.
입구에서 일본의 특징인 단정함이 느껴진다.
물론 해놓은 것은 요즘이겠지만.
넓지 않은 절마당에 서니
대웅전 본전이 예쁘다.
게다가 눈까지 내려 한층 분위기가 좋다.
한 눈에도 왜색이다.
아니 왜식 건물이다.
같은 팔작지붕 형식이라도 우리나라 팔작지붕과는 모습이 다르다.
"그려, 니가 객지에 나와 고생이 많다."
그 안 쪽으로는 종각이.
또 그 앞쪽으로는 조그만 석불들이.
요 불상들도 우리나라 석공들의 솜씨가 아닌 것 같다.
아니 석공은 우리나라 사람일수도 있겠다.
주문을 한 사람이 왜놈일 수도.
과학을 하는 사람은 '같다'라는 표현을 쓰지 말랬는데.
본당 뒤로는 대나무숲이 울창하다.
여름에 더욱 멋있겠다.
바람이 세게 불면 대나무숲에서 나는 소리도 멋있겠지?
뒷쪽으로 돌아가니 개가 한마리 누워 있다가 왠 사람인가 하고 쳐다 보더라고.
그래도 절집 개답게 짖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모처럼 보는 사람이 반가운 듯 보였다.
이거야 개한테 물어 볼 수도 없으니 추측이 가능하겠다.
흐~~~
문을 보니 영락없이 왜풍이라는.
시간이 꽤 지났을텐데 보존 상태가 좋다.
철 지난 붉은 장미와 노란 장미가 눈을 덮어 쓰고 있었는데,
이제 그나마 곧 없어지겠네.
석등도 왜식 절답게 많이 있었는데 석등 받침이 특이하다.
이런 형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본다.
본당 건물과 요사채를 이렇게 이어 붙였다.
아무래도 비가 많은 일본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나온 모습이리라.
모퉁이에 달려 있는 풍경은 우리나라 절의 모습이다.
흰 벽과 풍경의 조화가 이국적이다.
이 석불은 누구의 솜씨인가?
닮은 듯 닮지 않은.
나오면서 문을 보니 소화라는 글짜는 지워졌지만 식별은 가능하더라고.
소화는 일본 왕의 연호인데 지금 왕의 애비 시절의 연호이다.
전쟁범죄자로 단죄를 받아야 되었지만, 미국 아저씨들의 보살핌으로 무사히 장수를 했던 그 썩을 놈.
노희윤은 누구일까?
아무리 인터넷을 뒤져도 알 수가 없었다.
아마 이 절을 지을 때 많은 시주를 했던 이 동네 그 당시 유지가 아닐까?
이렇게 세세 무궁토록 기록이 남아도 되는 사람인지.
잘 보니 옛글은 지우고 새로 판 글씨처럼 보이기도 한데..
누굴까?
점심은 동국사 앞 전주식당에서 먹었다.
콩나물 해장국이 아닌 홍어탕을 먹었는데,
홍어하면 그 냄새에 미리 질리는 사람이 있지만
남도의 홍어 맛은 아니니 안심하고 먹어도 좋다.
이 동네 홍어요리는 남도의 암모니아 진한 그런 향이 없다.
대표적인 음식이 홍어 무침인데, 왠만한 잔치상에는 빠지지 않고 올라 온다.
와~~
입에 침이 고이네.
홍어탕은 일인당 만원인데 반찬이 너무 훌륭해서 장모님과 우리 어머니 그리고 집사람에게 맛있었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다.
강추하는 식당이다.
추천사는 이 블로그를 참조하시라.
http://blog.naver.com/chasem?Redirect=Log&logNo=30093565003
역시 밥상은 전라도 밥상이다.
반찬 한 가지 한 가지가 맛 없는 것이 없더라고.
이렇게 눈 오는 날의 군산 기행은 끝났다.
정말 방학 때 다시 한 번 가서 찬찬히 둘러 봐야겠다고 생각이 들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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