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을 이용해 다시 군산에 갔다 왔다.
그래도 저번보다는 더 의미가 있는 것이..
저번에는 동료들과 그냥 놀러 간 것이지만,
이번에는 집사람과 함께 장모님 그리고 부여에 혼자 계시는 어머니를 모시고 갔다는 거..
부여는 내가 나고 자란 고향이다.
물론 우리 어머니도 그렇다.
우리 어머니는 부여에서 낳고 자라 80여년을 살아 왔으니, 나보다도 더 고향에 애착이 많을 터.
하지만 외가가 있던 동네도 외척들은 모두 타지로 떠나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졌다.
물론 있다 하더라도 힘이 없어 찾아 다니기도 힘이 드시겠지만,
몸과 정신 모두 온전하지 않은 어머니가 고향을 떠나지 못해, 혼자 계시니 마음이 몹시 무겁다.
와서 같이 사시자고 해도 못내 거절하고는 더 있다가를 반복하여 말씀하신다.
그래서 모처럼 동무를 해드리려고 장모님을 모시고 함께 부여에 가서 하루밤을 자고 군산으로 향한다.
부여에서 군산까지는 먼거리가 아니다.
그리고 도가 다르긴 하나 지역적 정서나 말투도 비슷한 동네이고.
군산에 가서 우선 새만금 입구인 비응항을 찾아 가보니, 파리만 날리는 것이 아니라 날리는 파리도 없더라는.
을사년 분위기 때문에 생겨났다는 을씨년스럽다가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그런 분위기.
어시장이 있다고 찾아 갔건만, 그런 것이 있을 곳이 아니었다.
해무만 짙게 깔려 있고, 본격적인 겨울을 알리며 눈이 날리는 비응항을 떠나 시내에 있는 종합판매장으로 돌아왔다.
그 중간 지대는 갯벌이 있던 땅이었지만, 지금은 모두 매립이 되어 바닷가의 흔적을 찾기가 힘든 곳이다.
군산항과 여객선 부두가 다 이곳에 있었고.
이 판매장은 관광객을 상대하는 곳이 아니다 보니 그다지 사람들이 많지가 않았다.
오늘도 그렇고 그 때도 그랬고.
그래도 이 동네는 비응항이 있던 곳보다는 훨 낳더라.
많지는 않지만 손님들이 있으니.
생물과 건어물이 골고루 있는데 풍성하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우리 동네 수산물 시장보다야 훨 낳고.
아니다.
바다 없이 사는 우리 동네는 원래 비교 대상도 아니다.
구경에 나선 집사람과 장모님 그리고 어머님.
구부러진 어머니의 허리가 더욱 안쓰럽다.
흐~~~~
소라.
이소라가 아니고 소라.
안면도에서 고래 배꼽이라고 부르던 고동.
요 놈도 살짝 데쳐 먹으면 맛이 흐~~~
갯벌 체험의 대표 주자..
맛조개.
갯벌에서 맛조개가 사는 구멍에 소금을 뿌리면 맛조개가 쏙 올라 온다는.
모양이 좀 거시기 하지만 맛은 좋다.
하지만 굳이 비교하자면 고동이나 소라에는 못 미친다는 거.
물메기이다.
어종이 다른 놈들인지 색이 다르다.
사람도 인종에 따라 색이 다르듯 이들도 그런가?
꽃게들.
모두 암놈들이다.
요즘은 살집이 없어 암놈들이 인기가 없단다.
봄에 알을 품고 있을 때가 인가가 넘치고.
숫놈들이 요즘은 더 쳐준다네요.
뒤집혀 있는 아구들.
어시장의 모양을 다양하게 하는데 일등 공식들이다.
오징어도 끼어달라고 하는군.
으흠~~~
갈치를 물리치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많이 소비한다는 고등어.
싱싱한 생고등어는 간고등어와 맛이 많이 다르다.
어떤 것이 나으냐고?
비교하기는 좀 그렇다.
흐~~~
홍어가 아니고 간재미라는 놈이다.
어린 놈들은 막쳐서 뼈채로 먹기도 한다.
요즘 귀하신 몸이 된 갈치 나리들.
내가 어려서 갈치 한 도막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먹곤 했는데 요즘이 더 먹기 힘들다.
왜냐고?
비싸니깐.
조기들이다.
우리가 여기 온 주 목적이 바로 이놈들을 사러 온 것이다.
결국 한 상자를 샀는데 집에 와서 확인을 하니 위와 아래에 있던 조기와 속에 있던 조기의 크기가 다르더라는 거.
일종의 알박기가 있었다.
뭐 애교로 봐줄 정도는 되더라고 집사람이 말한다.
하지만...
이놈들은 병어라는 놈이다.
병어는 영어이름이 '버터피시(butterfish)'이다.
왜 이렇게 부르는지는 요즘 나오는 병어를 먹어보면 안단다.
결이 곱고도 보드라운 흰살에서 버터처럼 고소한 감칠맛이 배어 나온다.
그러나 오늘은 사질 않았다.
다시금 군산에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이 들던 방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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