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풍경

군산, 그 아련한 추억 속으로 3

정안군 2011. 11. 29. 12:48

 

아침을 먹고 슬슬 아까 군함이 보이던 곳으로 이동을 한다.

하는데 딱 봐도 옛날 파출소 건물이었을 허름한 건물이 있었다.

지금도 경찰과 모종의 관계(?)를 맺고 있는.

끈끈한 그 관계가 놀랍다. ^^

그 놈의 정이 뭔지 원....흐흐.

 

 

골목을 빠져 나와 바닷가에 서니 나타나는 군산 내항 부잔교(뜬 다리)

일제 강점기 시절에 만든 부두 시설이다.

이곳을 통하여 얼마나 많은 쌀들이 일본으로 갔을까?

대략 3000t급 배를 댈 수 있는 시설이었단다.

 

 

내항에서 째보 선창으로 이어지는 길.

사실 모두 같은 포구였을텐데 그 일부는 일제가 항구로 개발을 했을 것이다.

 

 

큰 군함의 정체는 위봉호란다.

이미 퇴역을 하여 전시물로 변신을 한 것.

그래도 고철로 팔리지 않고 나름 행세를 하니 처지가 좀 나은 가?

 

 

그 앞은 진포해양테마공원으로 꾸며져 있다.

 

진포 대첩은  고려 우왕 6년(1380)에 지금의 충청남도 서천인 진포에 침입한 왜구를 물리쳐 크게 이긴 싸움이다.

그러니까 이 부근은 나세(), 최무선 등이 전함을 이끌어 왜선 500여 척을 격파하고 모두 불태워 버린 전승지이다.

정확히 진포가 어디인지는 조금씩 의견이 갈리는데 금강 하구 언저리인 것은 확실하니,

이 근처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서 이름을 따 군산 내항 옛터를 테마 공원으로 변신시켰다.

헬리콥터, 비행기와 군함이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오면 좋겠지만,

나는 같이 올 아이들이 없어졌다.

이미 내 아이들은 이 병기들과 함께 지내다가 나온 아저씨들이니.

 

아무튼 여기서 최무선에게 걸려 배를 잃은 많은 왜구들은

내륙으로 들어가 노략질을 일삼으며 내려 가다가

이성계에게 몰살당한다고.

이것이 그 유명한 황산대첩이다.

이 일로 이성계로 고려의 스타로 떠 올랐으며 결국 조선의 창업주가 되었다는.

 

 

일본에서 온 배에 쌀을 부리기 위해 많은 조선인 노동자들이 일을 했을 그 뜬 다리.

원래는 7개였으나 지금은 3개만 남았단다.

항구가 외곽쪽으로 이전하면서 지금은 그냥 전시물이 되었다.

 

 

우리나라 서해안은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하기로 유명한 곳이다.

이 뜬 다리는 배를 쉽게 대기 위해 그 조수 간만의 차를 조정하고자 만들어진 것이니,

당시 일본 기술이 집합된 것이나 다름이 없을 터이다.

 

 

이 주변은 많은 어선들이 쉬고 있었다.

 

 

테마 공원 건너의 창고 같은 건물이다.

아마도 쌀 창고였지 싶은데.

일제 강점기 때 이곳은 많은 미두상들이 있어서 지금으로 말하면 투기의 대상이 되었다고.

아무래도 정보에서 어두울 수 밖에 없는 조선의 지주들이 돈을 벌자고 대들었다가 정말 패가망신하였단다.

그런 내용이 아리랑에 자세히 소개되었다.

그런 사연을 이 건물은 알 듯 하다.

 

 

이 건물은 일제 강점기 건물은 아닐 듯 한데 그렇다고 관리공단의 용도로 지어진 건물은 아닐 듯 하여 건물 밑 정초를 살펴보니

 

 

군산항 여객 터미널이었다.

1980년이니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30년 전 이야기이다.

흐~~~ 나도 많이 낡기도 했다.

30년 전이 얼마 안 되는 세월같으니.

 

아무튼

지금은 다른 용도의 건물로 바뀌었고, 옛날 승객들을 맞이하던 그 때를 그리워하며 서 있다.

아마도 그럴꺼야.  ^^

 

 

잠깐의 이동을 거쳐 해망동 종합 어류 판매장으로 간다.

 

 

아침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은 별로 없었다.

이것 저것 많았는데 요즘은 물메기가 대세인 듯.

 

 

모두 입 다물고 있을 때 혼자만 말하는 용기.

흐~~~

나도 너처럼 하고 싶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고기는 죽어서 포를 남긴다는.

 

 

생물을 팔다가 남으면 이렇게 손질해서 말리는 모양이다.

여기서 나는 박대를 좀 샀다.

 

 

요 놈들이 물메기.

조금 물이 간 것들은 이렇게 말리나 보다.

이 물메기는 살집이 얼마 없어 말리면 거의 껍대기만 남더라.

 

이 물매기는 신 김치를 넣고 끊이면 맛이 정말 끝장나는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 사올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원래 바닷가와는 거리가 먼 곳에 산 집 사람이 요리를 못 할 것 같아서.

 

 

역시 모아 놓으면 아름다움이 생긴다.

 

이제 군산을 뜬다.

 

더 다니면서 일본식 집들이 있다는 월명동이나 이런 곳들을 보고 싶지만 일행이 있어서 아쉬움이 많이 남기는 하다.

 

방학 때 부여에서 자전거로 와서

한 번 구경을 제대로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군산.

 

여러 가지로 이렇게 잊혀져 가게 두기는 너무 아까운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