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일 화요일
인천공항으로 가는 길은 언제나 신난다.
사실 이것보다 더 신나는 일이 있으랴마는.
그러나 오늘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솔직히 말해서 신나는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는 특별한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데 그것이 무엇이냐?
그것은 바로 노인네 두 분을, 양곤을 목표라 삼아 배달 택배(?) 서비스하는 것이다.
두 분 나이을 평균하면 80세.
흠~~~
사실 처음에는 별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냥 밥 먹는 김에 숟가락 2개를 더 얻는 것처럼, 우리 여행하는 길에 그냥 같이 동행한다고만 생각했을 뿐이고.
그런데 해보니 그게 아니더라고.
하지만 그건 모든 미션이 끝난 다음에 안 것이고.
아무튼 인천공항에 잘 도착을 했고, 승용차는 장기 주차장에 잘 모셔둔다.
우리 엄마가 장애인으로 등록이 되어 있어서 장애인 서비스를 받으면 우리가 여행하는 기간 동안 승용차를 이곳에 잘 모셔두어도 4 만원 정도면 해결이 되니 돈으로만 따져도 훨씬 싸게 먹히는 셈이다.
거기다 노인네들을 버스를 태워 인천공항에 온다고 생각하면 머리가 지근지근 아플 텐데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되니.
차를 세워 놓은 주차장 번호를 일단 찍어 둔다.
그런 다음 셔틀버스를 기다리는데 청소하던 아주머니가 이쪽으로는 버스가 오지 않는다네.
그래요?
해서 좀 걸어 나와 버스를 기다리니 바로 오는데 손님은 달랑 나 혼자.
기사님이 엄청 친절하시다.
주차장에서 셔틀버스 정류장까지 걸어오는데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바로 추위가 온 몸으로 느껴지더라고.
더운 나라 여행이라서 최대한 옷을 얇게 입고 면바지를 입었더니.
올 때는 한 밤중이라서 더 추울 것 같아서 좀 걱정이 되는데.
에라~~
그건 올 때 걱정하고.
셔틀 버스로 입국장 건물에 도착을 해서 엘리베이터로 출국장에 올라가 식구들을 만난다.
그리고 남방항공으로 이동하여 화물을 일단 부친다.
그런데 생활 잡동사니를 부친 박스가 수하물 검사에서 걸렸다고.
해서 위탁수하물 검색안내소에 가서 일단 열어서 보이고 통과가 된다.
치약, 비누 이런 것들이 체크가 되었다고.
일단 남방항공으로는 방콕까지가 목적지이다.
방콕에서 양곤으로는 에어아시아로 이동을 해야 해서 짐을 줄이고 줄였는데도 간단하지가 않았다.
처음에는 우리 부부만 여행하는 것이어서 돈 몇 푼 아끼려고 남방항공이라는 복잡한 과정을 택했는데 나중에 노인네들 미션이 포함되니 더욱 힘들어졌다는 거.
엄마가 멀리 여행을 하지만 그토록 목을 매던 막내아들을 만나러 가니 이것은 기쁨이고, 또 힘든 일을 같이 해야 하는 우리 부부에게는 위로를 해주려고 동생네가 와서 점심을 산단다.
인천공항 출국장 3층 식당은 맛도 없고(상대적으로) 값이 눈이 나올 정도로 비싸서, 서민들이 이용하기가 힘이 드는데 지하에 있는 식당은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도 크게 비싸지 않아 식사를 원하면 그곳에서 하면 좋다는 거.
휠체어를 빌려 노인네들을 태우고는 지하층에 가서 점심을 얻어먹고 게이트까지 긴 이동을 시작한다.
원하면 항공사 스태프가 게이트까지 이동도 시켜준단다.
휠체어에 대한 안내는 D20 Duty Manager 창구에서 안내를 받으면 된다.
우리는 점심을 동생 부부와 함께 하느냐 휠체어 서비스만 받았다.
또한 비행기를 탈 때 휠체어나 유모차는 무게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거.
이런 것은 밑줄 쫙~~~
휠체어 이동이라서 에스컬레이터 대신 엘리베이터를 타니 좀 편한 것도 있다.
노약자와 함께 이동하려면 미리 신청을 하거나, 아니면 티켓팅을 할 때 신청을 하면 배려를 해주는데, 직원이 출국 게이트까지 옮겨주기도 하니 알아두면 좋겠다.
우리가 비행기를 타는 게이트는 맨 끝.
멀고도 멀었다.
우리가 타고 갈 남방항공 비행기.
하여튼 여기서 좀 기다리다가 비행기로 일단 중국 광주로.
비행기를 타려고 사람들이 줄을 서 있을 때 노약자를 우선 태우려고 해서 우리가 줄 앞으로 나서니 맨 앞에 있던 중국청년은 우리가 새치기하는 줄 알았나보다.
처음에는 꽤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더니, 사정을 알고는 많이 미안해했다.
괜찮아~~
우리도 좀 미안하지는 하지.
광주까지 이동 시간은 꽤 지루했다.
그래도 다행히 노인네들은 별 이상이 없고.
비행기 안에 비치된 비행사 안내책을 보니 이런 지도가.
동중국해가 몽땅 지네들 거라고 그려 놓았더라고.
하여튼 부자놈들이 더 욕심이 많다더니, 그렇게 땅이 큰 놈들이 바다까지 다 처먹을려고 한다.
3시간이 넘게 날아 중국 광주에 도착을 하니 입국장까지 버스로 이동을 한다.
이 버스로 이동하는 것이 좀 대접을 소홀히 받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사실 게이트에 비행기를 대는 것보다 걷는 거리는 훨씬 짧아지니 나쁠 것도 없다.
버스에서 내리니 공항 직원이 웬 소형 의자를 주기에 휠체어가 없어 그런 가 했다.
그런데 위층에 올라가니 직원이 휠체어를 가지고 대기하고 있다가 환승 게이트까지 옮겨준다.
오~~
서비스는 일단 괜찮네.
그런데 이동 절차가 쉽지 않았다.
일단 'Transfer To International'이라고 쓰인 3번 창구 앞에서 통과 승객으로 심사를 받는다.
일단 여권에 도장이 찍히고 이동을 하면, 짐 검사장에서 다시 짐 검사를 하는데 여기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더라고.
우리는 노인네들 때문에 우선 처리가 가능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꽤 많은 시간이 걸리니 환승 시간이 짧은 사람은 좀 서두를 것.
이동하면서 보는 공항은 아시안게임을 치룬 공항답지 않게 아직도 공사 중인지 먼지와 소음이 장난이 아니다.
짐 검사를 마치고 게이트로 이동 중 오늘 앞서 출발한 우리 교회 선교 팀을 만난다.
새벽 일찍 출발해서 그런지 모두 파김치처럼 늘어져 있더군.
여기서 우리를 도와주던 직원과는 작별을 한다.
우리가 여기부터는 알아서 찾아가겠다고 말하고.
우리 청년들이 배고파하는 듯해서 뭘 사주려고 하니 가격이 엄청나다.
간단한 샌드위치가 우리 돈으로 만 원 정도나 되니.
이거야 원~~~
해서 간단하게 과자 몇 가지를 골랐는데도 무려 6만 원 정도이었다.
중국이라고 해도 공항은 역시 공항이다.
우리 때문에 늘어져 있다가 자세를 바로 한 청년들을 편안하게 해주려고 곧 우리 게이트로 이동해서 기다리기를 시작한다.
그러다가 사람들이 어디론가 허둥지둥 가는 것을 보고 확인하니 게이트를 옮겼더군.
알아들은 사람은 모두 이동을 했고, 우리 같은 어리바리들만 허둥거린 꼴이다.
아래층인데 아무래도 연착이 되면서 버스로 나를 모양이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였다.
기약도 없는 연착이었다.
2시간 가까이 연착을 하니 노인네들 성화가 대단하다.
오늘 양곤까지는 어차피 못가는 일정인데 그 사정을 모르고 양곤에서 막내아들이 마냥 기다리면 어쩌냐고..
흑~~~
지루하게 기다리다가 드디어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에서 주는 저녁을 먹고는 얼마 안 있어 도착을 하긴 하는데 현지 시간으로 11시가 넘은 시각,
그러면 한국 시간으로는 새벽 1시 그러니까 한밤중이라는 이야기인데 근래 들어 이 시간에 눈을 뜨고 있었던 기억이 없다는 거.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번에도 버스로 입국심사장 근처에 가서 별로 걷지 않아도 되었다.
또 입구에 휠체어까지 놓여 있었다.
괜히 관광 대국 태국이 아니다는.
입국심사를 하기 위해 서있는데 비행기 옆자리에 앉아 있던 처자가 나에게 와서 먼가를 물어보는데 아마 짐을 어디서 찾느냐고 묻는 것 같았다.
잘난 신랑이 다 해결해 줄 텐데 뭘 그래?
그 친구 입국 카드를 쓸 때 내 것을 꽤 컨닝을 하던데.
푸훗~~
그렇다는 이야기이지 초보에게 설명해 줄 의무가 경험자에게 있는 거 아녀?
좀 알려주니 “쎄쎄”라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일본어로 “아리가또”
중국어로 “쎄쎄”라고 하지요.
갑자기 개그콘서트가 생각하더라고.
이들은 꽤 경제 수준은 높아 보이는데 영어 실력은 완전 젬병이었다.
입국장에서 심사를 기다리다가 태국을 증명하느냐고 입국장 사진을 한 방 찍었는데 나중에 입국 심사관 왈 “지워”
“네”
우시~~~
짐을 찾아 입국장으로 나와서 일단 짐 보관소에 짐을 맡긴다.
짐 보관소는 'LEFT BAGGAGE'라고 하지요.
입국장으로 나오면 교통 시설을 이용하는 쪽으로 이동하다보면 오른쪽에 있답니다.
여권도 필요한데 일단은 돈은 필요가 없네요.
짐 하나에 하루 100밧(B)이다.
일 밧은 우리 돈으로 38원 정도.
이것도 나를 성질나게 하는 것.
처음 태국을 여행할 때 1 밧은 30원이 채 안되었다는 거.
그건 그렇고.
짐2개를 맡기고 택시로 예약된 호텔로 날랐다.
방콕 공항에서 택시 타는 방법
택시 타는 곳은 1층이지요.
입국장은 2층이에요.
엘리베이터를 이용해도 되고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도되지요.
‘PUBLIC TAXI'라고 쓰여 있는 곳에 가서 거기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목적지를 말하면 뭔가를 써서 기사 한 장 그리고 나에게 한 장을 준답니다.
이 종이는 바가지를 씌울 때 증거가 되는 것이니 잘 보관하면 끝.
참고로 요즘 개통된 공항철도를 이용하려면 한층 더 내려가 지하 1층에서 타면 된다.
EXPRESS는 비싸고 싼 CITY LINE을 타면 시내까지 35 - 45밧이다.
더 자세한 사항은 여행자 커뮤니티 ‘태사랑’을 이용하시라.
아무튼 태국 공항 참 대단하더라고.
자정이 넘은 시간에도 입국장에 바글바글 전 세계에서 온 종자들로 넘쳐 나더라.
어쨌든 빈 고속도로를 날다시피 해서 우리나라 시간으로 거의 3시가 다 된 시간에 겨우 침대에 등을 붙일 수가 있었다.
인터넷으로 예약한 호텔은 방콕 시티 호텔.
처음 본 방콕 시티 호텔은 일단 괜찮다.
불친절하다고 했는데 그것도 아니고.
어쨌든 역시 가격 대비 시설은 방콕이 최고라는 거.
어휴~~
일단 힘든 하루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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