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2013 여행

훼이남쿤(HUAINAMKHUN)으로 떠난 1박 2일 - 1

정안군 2013. 6. 23. 23:47

훼이남쿤(HUAINAMKHUN)은 치앙라이주에 속한 작은 마을입니다.


정확히는 치앙라이주(州) 메쉐이(MAE SUAI)군(郡) 훼이남쿤면(面)쯤 되겠군요.

여기는 ㅂ선교사님이 4년을 살면서 이웃과 관계를 만든 동네라고 하는데, 드디어 오늘 가보기로 합니다.

원래는 하루 일정으로 가서 커피 원두만 구입한 돌아오는 것으로 했는데, 그게 잘 안 되고 이상하게 일이 풀렸습니다.

다행히 나쁘게는 아니니 서운할 것은 없었지만요.


훼이남쿤이라는 마을은 승용차가 아니면 가기 정말 어려운 곳이지만(썽태우를 타고 가야 하니), 우리는 승용차가 있어서 처음에는 어렵지 않았어요.






일단 치앙라이 농산물 시장에 가서 그 동네 사람들에게 또 우리들이 먹을 과일을 구입합니다.


정말 먹음직한 파인애플과 다른 과일들이 넘쳐납니다.


수박이 킬로 당 12밧이니 정말 싸군요.

두리안도 제철이라서 맛도 환상적이고, 값도 싸고 그렇습니다.


농산물시장 위치는 빅C에서 치앙마이 방면으로 조금 더 가면 되는데, 신 터미널가는 썽태우를 타면 갈 수는 있지만 산 물건들이 부피나 무게가 제법 나가는 것이라서 승용차가 없으면 곤란하겠습니다.

여행자들은 그냥 재래시장에서 사세요. ^^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망고도 다시 등장하는 모양인데, 우리는 이제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 무척이나 아쉬운 중입니다. TT


나 돌아가기 싫어..............



그리고는 내달려서 매 쉐이에 도착을 합니다.


매 쉐이는 군청 소재지급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읍소재지만도 못한 규모이더군요.



이곳 슈퍼에서 매직이라는 비스킷을 삽니다.


ㅂ목사님이 사역하는 동네 어린이들에게 줄 선물입니다.

먹어 본 중에서 가장 한국 맛에 가깝다고 하던데, 먹어 보니 과연 그랬습니다. ^^;;


혹시 태국에서 과자를 사실 분들은 매직을 기억해 주세요. ^^


슈퍼는 제법 규모가 컸는데, 주인은 역시 중국계라고 합니다.

여기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은 산에 사는 소수민족들이 많더군요.


이들이 힘들게 번 돈을 빨판을 이용해서 빨아 들이 듯 벌어드리는 중국계.

역시 대단합니다.


매쉐이에서 치앙마이쪽으로 조금 더 가다가, 우턴을 해서 본격적으로 산에 오르기 시작합니다.

길은 간신히 콘크리트 포장된 부분과 비포장 부분이 섞여 있어서 먼지가 상당히 많이 나는군요.

게다가 경사는 심한 곳은 얼마나 지독한지.  TT


밑이 얕은 승용차 보호를 위해 가끔씩 내려서 언덕을 걸어 올라야만 하는 경우가 자주 있었습니다.

그래도 날이 구름 많은 날이라서 다행이지 해가 나온 날이면 거의 죽음일 뻔 했습니다.



자빠진 김에 쉬어 간다고, 경사가 심해 걸어서 올라야 하는 곳이 나와 잠시 휴식을 합니다.


한 동네 어귀 나무 그늘에서 수박과 두리안을 먹고 있는데, 솔솔나는 냄새를 맡고 강아지만 오는 것이 아니라 이 동네 꼬마들도 오더군요.

먹다 남은 수박을 주니 인사를 하면서 잘도 받아 갑니다.


수박도 물론 맛있었지만, 오늘 장원은 잘 익은 두리안이었습니다.

얼마나 숙성이 잘 되었는지, 태국 와서 먹은 두리안 중에 장원이었어요.  ^^;;



구불구불한 길을 정말 정신없이 들어 갑니다.


산은 엄청나게 높거나 그러지는 않지만, 그래도 첩첩산중이어서 나온지 얼마 안되는 우리 승용차가 고전을 합니다.

오늘 극기 훈련 제대로 하는군요.



여기도 한참을 걸어 올라가면서,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동네를 찍은 것입니다.



주변 산은 화전을 일구었는지 거의 민둥산 수준이라서 호젓한 맛은 없네요.


그래도 가끔씩 나오는 산족 집들의 모습을 보면 정이 뚝뚝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정 떨어진다는 것이 아니고 정이 넘친다는 말입니다. ^^


원래 우리 목적지는 훼이남쿤이었는데, 도중 라후족을 태우고 나오는 미니 트럭을 만납니다.

결혼식에 참석해서 실컷 먹고 돌아가는 중이라는군요.

결혼식이라...............


이거야 원...

이런 경사가 있나. ^^


우리 ㅂ선교사도 아는 마을이라고 해서 그쪽으로 방향을 잡아 갑니다.

그런데 도중에 오토바이를 타고 나오던 라후족 아저씨는 다시 길을 돌려 삼거리까지 다시 가서 우리에게 길을 알려 주네요.

이런 친절맨이...


역시 '어보우자'의 주인공 라후족 답습니다. ^^


내가 제일 좋아하는 라후족.

이들에게 하는 인사는 '어보우자'입니다.

아침인사, 저녁인사, 고맙다는 인사 모두가 어보우자로 통일을 이루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아무튼 어보우자........


비포장 길이 엉망이라서 정말 어렵게 어렵게 간 잔치집

그 결혼식 잔치가 열린다는 라후 마을에 들어섭니다.



그런데 좀전에 만났던 라후 아저씨 말대로 파장 분위기군요.

그래서 서둘러가라고 했나 봅니다.

쓰레기만 날리고 있었습니다.



아줌씨들은 설거지에 바빴구요.


이 동네도 우리나라 정서와 비슷합니다.

남자들은 잔치상을 받아 열심히 먹기.

여자들은 음식 준비와 설거지.  ^^;;


좋은 픙습을 가진 민족이지요?

라후. ^^



10여년 전 처음 태국 라후 마을에 갔을 때 보았던 동네 모습이 아니네요.

많이 좋아졌습니다.

괜히 세월이 지난 것이 아니군요.

이 마을도 과일이나 차를 재배해서 제법 소득이 높다는군요.



그러나 잔치가 끝났다고 해서 정말 끝난 것은 아니지요. ^^;;


이렇게 싹쓸이파가 언제나 어디서나 있게 마련.

여기도 싹쓸이 일명 싹쓰리파가 언제나처럼 싹쓰리에 나섰더군요.

정말 쇠파리처럼 질긴 싹쓰리파들............



아무튼 그들 덕분에 우리도 잔치상을 받습니다.

돼지고기, 닭고기, 잡채같은 쌀국수, 거기에 잉어 요리.

이 잉어 요리는 이제 마지막이라는군요. ^^


전부 맛은 괜찮은데, 우리랑 같이 간 원로 ㅂ목사님 부부는 잘 드시지 못하시네요.

향네가 너무 강하다고.


우리 부부가 너무 잘 먹으니, 부럽답니다.

아무래도 우리 부부는 전생에 태국 사람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모든 음식이 맛이 있으니.


하긴, 이 동네 음식은 정통 태국 음식은 아니군요.

산족 라후의 음식입니다.


그런데 일이 벌어집니다.

여기서 만난 한 아주머니.

자기 딸 결혼식이 내일인데 꼭 참석해 달라고 부탁아닌 부탁을 합니다.

부탁이 아니라 거의 협박 수준이더군요.


삼개월을 비운 집에 세 번이나 찾아 갔답니다.

사실 이 산촌에 살던 그 ㅂ목사님은 다른 선교사 집 공사 때문에 계속 집을 비웠거든요.


이 집에 결혼식 하객으로 온 것을 아는데, 그 집 결혼식 잔치에 가지 않으면 정말 관계가 어려워 질거라고 하네요.


그래서 할 수 없이 이 동네에서 하루 자고, 다음날 결혼식 잔치에 참석하기로 합니다.


그건 그렇고 이 집은 신랑 집인데, 신랑과 신부는 여기서 잔치를 벌린 다음 신부집으로 가서 신랑과 신부는 만나질 못했습니다.

라후 전통 의상으로 예쁘게 꾸몄을 신랑 신부를 보지 못해 서운하더군요.


어쨌든 우리는 이 집에서 최고의 손님이었습니다.


대신 부조도 했지요.

무려 5장이나요.


우리가 먹기를 마치니 천막과 의자 정리에 들어갑니다.

이곳에서 사용한 천막과 의자를 내일 사용할 곳으로 이동시킨다는군요.


마침 내일 결혼식을 올릴 신랑집이 ㅂ선교사가 사는 훼이남쿤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 짐 실은 트럭을 얻어 타고 이동을 하는데, 길이 정말 안 좋았습니다.

우리가 타고 온 승용차로 갔더라면 승용차 완전히 헌차가 될 뻔했더군요.



중국인 마을이 있는 훼이남쿤을 지나서 도착한 신랑 동네 아카 마을 파나셀리입니다.


먼저 라후 마을이 950m대의 고산이었는데, 여기는 1000m가 가볍게 넘는 곳입니다.

이 동네도 차 농사로 꽤 부유하다고 하네요.



이런 트럭이 아니면 갈 수 없는 길이었습니다.

이 트럭에 천막 부속을 다 싣고 왔지요.

물론 우리도 함께 타고요.



여기는 신랑집 입구입니다.


한창 단장을 하던 중이었어요.



내일이 결혼식이라고는 하지만 먹기는 오늘부터랍니다.


벌써 많이들 와서 먹고 있었어요.

물론 음식 준비도 한창이었구요.



돼지 한 마리가 돌아 가신 듯 합니다.

불쌍한 돼지님께서는 우리 인간들을 위해 이렇게 온 몸을 잘린 채. ^^;;




돼지고기를 잘게 다지고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돼지고기를 육회로 사용하더군요.

선지도 물론 먹고요.




의외로 음식 준비에 남자들이 열심이더군요.


아카는 먼저 가보았던 라후와는 다른 가 봅니다.



내일 주인공 신랑과 신부입니다.


신랑은 아카족, 신부는 라후족입니다.

신랑도 신부도 한 인물하는군요.

이들은 새로운 태국 국민으로 다시 태어나겠지요?

아마도 이들의 사용 언어는 태국어일겝니다.

그렇게 되면 아카말과 라후말을 사용하는 사람이 한 사람씩 줄게 되는 셈인가요?


뭐, 친구들을 만나면 자기 민족 말을 사용하겠네요.



꼬마 미스 아카입니다.


잘 보니 아카 마을 여자 아이들이 한 인물하더군요.

어쩜 그리 모두들 예쁘던지.



쌀로 만든 잡채 모양의 국수입니다.


아카족 말로 허쥬라고 한다네요.

우리를 대접해준 이 동네 마을 지도자 '후리차'씨가 심심해 할까봐 이것 저것 많이 물어 보았답니다.


고맙다 - 크로크마

인사 - 우두토마

악수하면서 - 아라짜마.


이게 아카족 말입니다.

중국에서는 하니족이라고 하지요.



이렇게 상차림이 들어 갑니다.


바나나 입을 넓게 펴서 상 위에 놓고 나물을 생 것 그대로 말아서 올려 놓더군요.

이 나물은 돼지고기 육회와 함께 먹으니 괜찮았습니다.

이름은 뭔지는 잘 모르겠네요.

아, 맛이요?

글쎄요.

박하 향이 좀 나는 듯하고.

아무튼 못 먹을 맛은 아니었습니다.


하여튼 점심은 라후 잔치집, 저녁은 아카 잔치집에서 실컷 먹었지만, 여러 사람과 인사를 나누고 또 칙사 대접을 받다 보니 몸과 마음이 힘들더군요.

아무튼 오늘은 하루 종일 먹기만 한 날이었습니다.


내일 다시 오기로 하고 일단 중국인 마을 훼이남쿤으로 이동을 합니다.

훼이남쿤은 파나셀리 마을에서 걸으면 10분 정도인 가까운 곳입니다.


계획도 없이 하루를 묵게 된 우리 일행은 ㅂ선교사가 이곳을 떠나기 전에 살았던 상가 주택으로 가서 하룻밤 자기로 하는데.

그런데 그게 3개월을 비운 집이라서 잘만한 곳이 못 되었나 봅니다.

정리를 하러 들어간 우리 집사람만 남고 모두들 나오더군요.


아마도 방이 더럽기도 했지만 달랑 한 칸이라서 5명이 섞여 자기도 그랬나 봅니다.


해서 우리를 데려다 준 '후리차'에게 이 근처 호텔이 없냐고 물어보니, 한 집에 들어가 남자 한 명을 데리고 나옵니다.


그 상가 건너 조그만 집 이층에 방이 있는데, 이곳을 사용하라고 하네요.


값을 물어보니 200밧이랍니다.

더운 밥, 식은 밥 가릴 때가 아닌 것 같고 그리고 그다지 큰 돈도 아니라서 그렇게 하기로 하네요.



다음 날 아침에 찍은 바로 그 집입니다.


아래는 소금을 파는 가게이고 윗층은 보통 비어 있는데, 가끔씩 우리처럼 방을 찾는 사람이 있으면 돈을 받고 내어주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어쨌든 원로 ㅂ목사님 부부는 이리로 올라 가시고, 우리 부부만 ㅂ선교사 방을 사용하기로 하는데.


아, ㅂ선교사는 다른 집에서 자기로 하고요.


그런데 방에 올라가 보니, 이게 정말 가관이었습니다.

뭔가 끔끔한 냄새가 나기도 하고, 침대라고 사용한 것은 빈대가 들끌을 것만 같은 분위기.


그래도 읽을만한 책이 있어서 그 책을 있고 있는데, 집사람은 꽤 심각해 합니다.

도저히 이 방에서 잠을 못 자겠다고.


뭐, 그러다 자겠지 생각하면서 책을 읽고 있는데, 뭔가 이상한 냄새가 계속 납니다.

그러다가, 집사람이자지러지듯이 놀라고.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렇게 원로 ㅂ목사님이 주무시는 방 옆으로 우리도 옮기게 됩니다.


방 모양을 보면 제가 자전거로 동티벳 여행을 할 때 10원주고 잤던 그 방보다는 조금은 나았지만, 정말 한심하고 심각한 수준이었는데도 이 방으로 옮길 수 밖에 없는 사연이 펼쳐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