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태국 현지인이 북적거리는 식당에서 해결을 했는데, 간단한 덮밥과 고깃국을 합하면 우리 돈으로 1000원으로 두 명이 해결됩니다.
싸기는 하지만 양이 얼마 안 되어 좀 빈약한 느낌이 들곤 하죠.
오늘은 식사를 마치고 산책을 겸해 영화 콰이강의 다리 배경이 되었던 철교를 다녀 왔습니다.
콰이(KWAI)라고 쓰곤 하지만, 원 태국어로는 '쾌'라는군요.
본류가 아닌 샛강을 말한다고 합니다.
좀 먼가 했는데, 돌아 올 때 보니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였어요.
워낙 유명한 곳이라서 부연 설명이 필요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살짝 사연을 말하면 이렇습니다.
제이차 세계대전 중 미국이 중국으로 보급선을 댄 곳이 인도에서 미얀마 북부를 거쳐 운남을 연결하는 것이었습니다.
일본에게는 이 선을 끊지 않으면 중국이란 대국을 넘어뜨리기가 쉽지 않는 것이야 삼척동자도 알만한 것이지요.
그래서 일단 그 선을 끊는데는 성공하지만 미국이 어떤 나라입니까?
육군이 안 되면 간단하게 공군으로 해결할 수 있는 나라 아니던가요?
할 수 없이 일본은 무리가 되지만 인도를 점령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생각을 하고는 인도 침공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문제는 보급로였습니다.
해군과 공군은 이미 무력화 되었으니 남은 것은 육로였지요.
그래서 나온 것이 무지막지한 계획, 밀림을 뚫고 철도를 가설하는 것이었습니다.
태국 농 플라둑(Nong Pladuk)에서 미얀마 딴부자얏(Thanpyuza Yat)를 잇는 총 길이 415Km에 이르는 철도가 전쟁포로 6만명 그리고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버마, 중국, 한국에서 동원한 부역자들을 참여시켜 상상도 못한 속도로 이루어졌다는 거 아닙니까?
16개월 공사 끝에 완공이 되지만 포로 만 6천명, 10만명의 노동 부역자가 사망한 이 철도는 그 뒤 죽음의 철도로 불렸죠
깐짜나부리에는 이 때 죽은 전쟁 포로 묘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에 의해 끌려온 노동자들의 무덤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튼 그 죽음의 철도 한 자리를 차지하던 철교는 물론 그 때의 모습은 아니지만 관광 자원으로 변해 엄청난 사람들이 구경하러 오곤 하지요.
깐짜나부리는 이 번에 세 번째 방문인데, 한 번도 철교 구경을 가본적이 없어서 이번에 가보자고 나선 셈입니다.
슬렁슬렁 걸어서 철교 근처에 가니 웬 위령비가 있었습니다.
사연을 보니 1944년 그러니까 한참 전쟁 중에 일본 군인들이 이 죽음의 철도를 만들다 사망한 사람을 위해 세운 것이더군요.
일말의 양심은 있었나 봅니다.
네 귀퉁이에는 여러 나라 말로 쓰여져 있는 구조물이 있었는데, 조선말은 없더군요.
포로 감시원으로 끌려 왔다가, 나중에 포로 학대죄로 처형당한 조선인 청년들의 슬픈 사연은 어디에 담겼을까요?
아직도 친일했던 사람들이 우리 나라 주류 세력이니 이 사람들의 억울함은 아직 진행형일지도 모르겠네요.
마지막 황군 장교라 불리던 박정희 그리고 그의 딸 박근혜.
우리는 아직도 일본 식민지 시절의 노예 근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철교 너머 강 건너에는 중국군 위령비가 보였습니다.
중국군 포로도 여기로 끌려 왔을까요?
휴일을 맞아 구경 온 사람들이 엄청나더군요.
중국 패키지 팀들이 눈에 많이 띕니다.
전쟁 박물관은 입장료가 40밧이던데, 돈을 가져가지 않아 들어 갈 수도 없었지만 전시된 내용도 뻔한 생각이 들어 아쉽지도 않았습니다.
일본이 물자를 운반할 때 사용했다는 열차 뒤로는 많은 나라 국기가 걸려 있었는데, 참 어설퍼 보이는 태극기도 있었습니다.
이제 전쟁이 끝나고 평화의 시기가 와서 당시의 상대들응 아무런 거리낌 없이 이렇게들 잘 지내는데, 왜 우리만 아직도 냉전 상태에서 벗어나질 못할까요?
요즘 우리 나라 돌아가는 것을 보면 김정은이나 박근혜나 수준이 비슷한 듯 합니다.
하긴 능력도 검증되지 않고, 지 아버지 후광을 입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두 나라 지도자와 그 지도자를 선택한 백성들을 보면 한심하기도 합니다.
이차세계대전이 끝난지 얼마인데 아직도 우리는 이러고 있는지, 남 나라에서는 이미 이렇게 구경거리가 되었구만....
아무튼 오늘 좋은 구경했네요
뒷맛이 상큼하진 않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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