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밀린 공부를 하면서 좀 쉬려고 했습니다.
쉬..려..고..했..는..데..
센터에 이 동네 아이들을 데려다 주고 왔더니 손님들이 와서 집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더군요.
거기서 이 근처에서 유명한 곳이 어디냐는 질문에 누군가가 푸치파가 좋다더라는 이야기를.
푸.치.파.
며칠 전 태사랑에 올라온 적이 있는 그 유명한 푸치파.
집사람이 가보자고 하네요.
차가 있을 때에 다녀야 된다고.
그 때가 11시가 다 된 시간.
구글에서 소요시간을 찍어보니 2시간 약.
그 정도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
가보자고.
‘트’와‘엉’을 합쳐 내는 소리 THOENG이라는 곳을 거쳐서 가보기로 합니다.
한참을 1020번 도로를 따라 평지를 달리다 산지가 나온다 싶더니 THOENG 근처에서는 다시 평지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가면서 1021번 도로에서 1155번 도로를 타면서 조금씩 오르막이 이어지다가 엄청난 고개도 가끔 나오는데, 푸치파로 가는 길로 접어들면 이제까지 경사는 애교인 엄청난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두 명만 타서 간신히 올라갔지 4명이나 5명이 타면 아무리 용을 써도 승용차로는 무리인 도로도 나옵니다.
오늘 휘발유 엄청나게 들어가겠더라고요.
거기에다 공기 중에 연무가 많이 끼어 멀리 보이지 않아서 많이 아쉽더군요.
우기 때 비가 내리고 공기가 깨끗할 때 오면 더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닌 것 같은 모습이 바로 나옵니다.
벚꽃마을과 같은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더군요.
설마.
맞았습니다.
설마 여기에 벚꽃이 있겠습니까?
벚꽃 닮기는 했는데 벚꽃은 아니더군요.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그 노래가 저절로 나오는 경치였습니다.
정상이 가까울수록 차로 도저히 오르지 못할 것 같은 경사가 이어지고 간신히 주차장에 도착을 합니다.
거기서 조금만 걸어서 오르면 푸치파의 명물인 바위 봉우리가 펼쳐집니다.
하지만 시계가 좁아 많이 아쉽습니다.
아마도 능선을 따라 태국과 라오스 국경이 이어지는 것 같은데, 아무 표시도 없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국경이라니.
정상까지 가 봐야 별 수 없을 것 같아서 사진 포인트에서 사진만 몇 장 찍고 돌아서는데 별로 아쉬움은 없습니다.
여기도 멋있기는 하지만 솔직히 우리나라 봄 산의 아름다움에 비할 수가 없고, 더더구나 아기자기한 우리나라 산들과 비교하면 좀 너무 싱겁습니다.
몽족 아이들이 기념품을 팔고 있고 조그만 매장들이 진열되어 있는 것 말고는 변변한 시설도 없습니다.
올라갈 때만 힘든 가 했더니 내려올 때도 경사가 급하니 힘들더군요.
한참을 내려오니 몽족 마을에 국수집이 하나 있었습니다.
여기는 소수민족 고유 의상을 입고 있는 사람도 있네요.
깡촌은 깡촌인가 봅니다.
국수틀에 국수를 뽑아 주는데, 이런 모습은 태국에서 처음 봅니다.
소스를 한 국자 넣으면 괜찮은데, 두 국자 넣으면 맵다는 주인장 말대로 두 국자를 넣었더니 맵더군요.
배고파서 그랬는지 맛은 제법이었습니다.
값은 15밧.
시골이라서 싸도 너무 쌉니다.
푸치파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향합니다.
오던 길로 돌아가는 것이 빠르기는 한 것 같지만 돌아가는 것은 재미가 없는 일이라서 좀 멀더라도 돌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길이 엄청나더군요.
전 세계 커브 길은 모두 모아 놓았는데 커브에 오르막 내리막이 엄청난 경사로 이어지고.
자전거로 와 볼까 생각했던 적도 있었는데, 이 길은 자전거를 타고 갈 길이 아니더군요.
오르막은 아래에서 보면 하늘로 오르는 길처럼 보일 것 같으니까요.
위앙깜이라는 곳에 오니 산마을은 끝이 나고 평지에 노면 상태도 아주 좋은 길이 나옵니다.
여기서부터는 운전하기도 쉽고 길 사정도 너무 좋습니다.
라오스가 건너다보이는 조그만 강변 식당에서 이른 저녁을 먹습니다.
강 건너는 비포장도로로 가끔씩 차가 다니는 아주 한산한 모습인데, 북한 시범 주택처럼 말끔하게 지어놓은 집들이 보이더군요.
과연 시범 주택일까요?
메콩에는 슬로우 보트가 가끔씩 지나갑니다.
나도 언젠가 이 강을 거슬러 올라 훼이사이까지 간 적이 있지요.
태국 쪽은 한참 명바기식 공사를 하고 있어서 어수선한데, 라오스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갈 길이 멀어서 바로 나섭니다.
THOENG가는 고속도로 같은 도로를 한참 달리다 공사 중인 도로도 나오고 하다가 1152번 도로로 바꿔 타고 Phaya Mengrai와 Wiang Chai를 거쳐서 집으로 돌아옵니다.
푸치파 1570m, 오늘 달린 거리 307km.
엄청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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