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볼거리

[치앙라이] 어제 못다한 이야기

정안군 2014. 3. 9. 23:28







어제 푸치파를 갔다가 돌아올 때 위앙깬을 거치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한참을 고원지대를 지났는데, 경치는 어떨지 몰라도 길이 상당히 좋지 못했지요.

위앙깬을 조금 못 미쳐서 산지를 벗어나 평지에 이르니 길 노면 상태가 상당히 좋아집니다.

적당한 커브에 매끄러운 표면은 드라이브의 맛을 느끼게 해주었죠.

그러다가 위앙깬을 벗어나 조금 더 달리니 넓은 강을 만나고 한참을 강을 따라 달립니다.


그 강이 바로 메콩강입니다.

이 동네 용어로는 매남 콩이지요.

‘매’는 어머니, ‘남’은 물이니 물의 어머니 즉 강이 됩니다.

물의 어머니뿐만 아니라 인간의 고향이기도 한 강은 보기만 해도 왠지 포근해지는 느낌이 들지요.

마침 뷰포인트가 있어서 잠시 힘든 몸을 쉬기로 합니다.

바로 건너에 라오스가 보이고 메콩강이 바로 아래로 흐릅니다.

태국과 라오스의 국경이지만, 지나가는 배들의 모습이나 주변의 경치에서 국경의 긴장감 같은 것은 전혀 없습니다.

바로 아래 흐르는 강은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 라오스 루앙프라방에서 스피드 보트를 타고 지나가기도 했던 강이기도 합니다.

그 때 아이들은 이제 청년들이 되어 자기 할 일에 바쁩니다.

나도 그 때는 한창 때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이제 하던 일에서 물러나 이렇게 한가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고요.

강물을 바라보면서 지나간 세월과 지금의 내 모습을 한참동안 생각했습니다.

‘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영화 생각도 났고요.


메콩은 그 자리에 있지만 물은 그 때 물이 아니 듯, 지금의 나도 그 때의 내가 아닙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어제 여행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곳은 푸치파도 아니고 그 메콩 강변이었더군요.

오늘 아이패드 속의 사진 몇 장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 속에 담긴 강의 모습이 내가 어려서 보던 금강의 모습과 닮아서 그랬을까요?

뭔가 옛날이 그리워지는 강변의 한 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