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일상

우리 집안의 경사 이야기

정안군 2014. 11. 27. 23:06



어제 한국 시간 오후 6시.

여기 태국 시간 오후 4시.

우리 큰 아들과 우리 부부가 대통령 투표 결과 발표만큼이나 눈 빠지게 기다렸습니다.

S대 대학원 합격자 발표가 그 시간이었거든요.

큰 아들이 그 대상이었구요.

 

그런데 솔직히 30여년 전 내가 시외통화로 내 대학 합격 결과를 기다릴 때보다는 덜 긴장되더군요.

우리 시절이야 전화국에 가서 시외 전화 통화 신청을 하고 맥없이 한참을 기다려야 하던 시절이니.

그 때는 왜그리 통화가 안 되던지 무려 4시간를 기다려서 간신히 그 대학 교환원과 연결이 되었습니다.

무려 4시간을 기. 다. 려. 서.

그러다가 들은 말.

"없는데예"

 

헉.

 

그런데 오늘 결과는 다행히 '있는데예'로 끝났습니다.

역시 청출어람이라고 내 아들은 내가 아니네요.

 

있는데예.

물론 지금은 전화 통화로 알아 보는 시절이 아니니 그런 답변을 들을리는 없지요.

요즘 시절은 카톡으로 합격증이 아들에게서 오는 걸로 확인이 됩니다.

그것도 6시가 아닌 5시 20분쯤.

많이 신경 써 주는군요.

스트레스 덜 받으라고 무려 40분이나 일찍.

 

울 아들 시험보고 합격자 발표가 있기 까지 거의 한달을 맘고생했다는군요.

하긴 준비하면서 고생한 것 생각하면 떨어지면 얼마나 끔찍하겠어요.

인생 길이 합격이냐 불합격이냐에 따라 엄청나게 달라질 텐데.

 

S대가 괜히 S대가 아니더군요.

대학원 입학하기 위해 지원을 하려면 일단 '토익' 점수가 제시된 점수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그 점수 받는다고 비싼 학원비와 수험료가 이어집니다.

하긴 이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나요?

 

몇 번 모자라는 점수를 받고 꽤 고민을 하던 모습을 보니 안스럽기는 한데 도와줄 방법은 없고.

그러다가 점수를 받으니 그 다음은 외국어 준비를 해야 한다더군요.

독일어 학원에서 또 한참을 준비했습니다.

 

그래도 공부하는 게 제일 행복하다고 하니 다행이었지요.

하지만 그것도 돈.

 

또 전공 준비를 위해 학부 과정에 가서 청강을 하면서 공부를 하고.

그러더니 정말 멘토를 삼을만한 교수님을 만났다고 그 분 밑에서 공부를 하면 너무 좋겠다고 하더군요.

정말 제대로 된 동기부여였던 모양입니다.

 

그리고는 필답고사가 있었고 면접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모든 게 일단 끝이 났는데.

 

그런데 시험이 끝나면 모두가 뭔가 좀 아쉽지요.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더 잘 쓸 수 있었는데.

그리고 허무...

 

그리고는 기다리기.

그게 바로소 오늘에야 끝이 났습니다.

 

합격.

오늘만큼은 기분이 최고겠지요.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고 새로운 시작입니다.

또 많은 어려움을 넘어서는 연습을 수 없이 해야 되니.

 

하지만 오늘은 축하를 해 주렵니다.

자기 목표를 세우고 조금씩 이뤄가는 내 아들에게.

 

아들, 그래 참 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