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냉장고 한 대가 있는데, 그걸로는 한참 부족하다는 집사람.
허기사 우리 한국 집에 있던 투 도어 냉장고를 가득 채우는 재주를 가진 집사람에게는 지금 있는 문짝 하나짜리 냉장고 용량은 그야말로 '새발의 피'겠지요.
하긴 나도 좋아하는 수박을 넣을 냉장고 공간이 없어 통 수박을 못 사먹었으니 피해자일 수는 있겠군요.
아무튼 냉장고는 하나 더 필요하다는 집사람.
오매불망 그리워 하던 냉장고를 찾아 한참을 다녔습니다.
처음에는 중고 시장.
결론은 쓸만한 것도 별로 없고 또 턱 없이 비싸다.
해서 새 것을 사기로 했는데, 대형 마트에 가서 사려고 보니 마침 얼마 안 있어 국왕 생일이라 세일을 할 수도 있다는 정보를 얻더니 며칠 뒤로 미루더군요.
그런데 빅C 세일이 얼마 전 끝났다 소리를 듣고는 다시 낙담 모드.
돈 아끼기 힘드네요.
그런데 시내에 아주 싸게 전자 제품을 판다는 매장이 있다 해서 가 봅니다.
그곳은 시계탑에서 시장 앞 시계탑으로 이어지는 도로 우편에 있습디다.
두 곳 매장이 있는데, 한 곳은 타일랜(드) 티비이고 다른 한 곳은 싸우(드) 센터입니다.
태국 사람들 참 재미 있게 영어를 자기 식으로 표기하네요.
Thailand를 '타일랜'하고는 '드'는 묵음 처리합니다.
남쪽 South도 마찬가지.
'싸우'로 끝내는 센스. ㅎ
아무튼 두 매장이 멀지 않은 곳에 있으니 가격 비교를 잘 하시면서 사시면 좋겠습디다.
태국의 신기한 점은 대형 매장하고 맞서 이런 중형(?)이나 소형(?) 매장이 나름대로 운영이 된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형 매장이 당연히 싸다고 생각하겠지만, 태국은 중형이나 소형 매장도 나름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멍가게도 마찬가지구요.
우리는 두 곳을 비교하다가 싸우 센터에서 냉장고를 샀습니다.
싸우 센터는 소형 매장이라서 가족이 직접 운영을 하는데, 타일랜 티비는 중형 매장이라서 종업원들이 관리를 합니다.
역시 깍자고 덤빌 때는 주인이 있는 곳이 좋겠지요?
삼성이나 LG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일본 제품을 샀네요.
그래도 우리나라 메이커를 사야지라고 하시는 분에게는 좀 미안합니다.
하지만 사실 한국 상표나 일본 상표나 정확히는 태국산입니다.
태국 현지 공장에서 만든 것이니.
어쨌거나 삼성이나 LG가 일제보다 가격도 비싸고 물건도 좋아서 태국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말을 가게 주인에게 들으니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이게 뭐지?
무슨 일이 터지면 낙어의 눈물 몇 방울 흘리면 다 해결되는 우리나라 재벌들 꼴은 보고 싶지는 않지만 그 회사 제품이 다른 나라에서 대접 받는 것을 보면 가슴이 뿌듯한 이 묘한 감정.
여행도 공정 여행, 무역도 공정 무역을 찾는 세상이니 여러 분도 이왕이면 대기업 매출 올리지 마시고 직접 지역 사회 일원에게 도움이 갈 수 있게 소형 매장에서 물건을 구입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만.
가격도 비싸지 않답니다.
결론적으로 소형이나 중형 매장이 살아야 지역 사회가 튼튼해지지 않겠어요?
이렇게 나는 오늘 내가 사랑하는 치앙라이 지역 사회 상권 활성화를 위해 조그만 기여를 했습니다.
잘 했나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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