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

[치앙라이] 나들이데이 - 집으로

정안군 2015. 6. 15. 16:02



 

밤에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다행히 아침에 비는 그쳐 있었고, 그 바람에 바깥은 무척 시원했어요.

크진 않지만 정결하고 예쁜 호텔 정원은 비 끝이라 더 아름답네요.


자전거를 타고 난의 아침 분위기를 느껴 보고 싶어서 밖으로 나가 봅니다.

길거리는 토요일이라서 출근이나 등교하는 사람이 없어 아주 조용합니다.

하지만 탁발에 나선 스님들의 모습은 많이 눈에 들어 옵니다.

이곳 난은 라오스 루앙 프라방과 비슷한 문화 배경을 가져서인지 그런 모습도 빼다 닮았네요.



 


일단 박물관 쪽으로 향합니다.

어제도 닫았던 박물관을 오늘이라고 열리 없지만, 왠지 그 박물관은 난의 출발점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난의 영주였던 '프라차오 수리야퐁'의 동상이 박물관 앞에 서 있습니다.

주변에는 장식용이었는지 실제 사용할 수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대포도 놓여 있었고요.

동상은 박물관 앞의 왓 프라 탓 창캄 보라 위한을 바라 보고 서 있습니다.

금탑이 참 아름답네요.

프라차오 수리야퐁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박물관과 절 사이의 길을 따라 북쪽으로 향합니다.

간간히 탁발에 나선 스님들의 모습만 보일 뿐 아주 한산합니다.

탁발에 나선 스님도 대규모(?)가 아닌 두서명이 함께 다니는 수준.

 

시간이 멈춘 나라 태국이라는 표현이 알맞은 난의 아침 풍경.

참 정겹습니다.


 

  

중간에 성벽의 모습이 보이네요.

앞쪽은 해자.

해자에서 고기를 잡으려는 아저씨가 혹시 고기가 눈치 챌까봐 아주 조용 조용히 포인트를 찾고 있었습니다.

워낙 조용한 동네라서 고기들도 시끄러운 것에 익숙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하얀 탑이 담 너머로 보이는 오래 된 절을 만납니다.

왓 쑤언딴(Wat Suan Tan)

괜찮은 사진이 나올 것 같아 들어 가 보니 공사중입니다.

 

주 도로에서 좁은 길을 따라 난 폴리테크닉 컬리지(Nan Polytechnic College) 쪽으로 나와 그 앞 길을 따라 가 봅니다.

길 옆으로 오래 된 목조 주택의 모습이 많이 보이는군요.

카페와 레스토랑으로 사용되고 있는 예쁜 집들이 꽤 많습니다.


 

 

 

 

 


대형 마트를 지나니 왼쪽으로 예쁜 건물이 있는 정원이 보입니다.

난 크리스챤 스쿨이군요.

안에 들어가 봅니다.

예쁘네요.

마치 오즈의 마법사나 해리 포터에 나올 법한 서양 중세 풍입니다.

이런 곳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들은 심성이 참 고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분위기가 아무리 좋아도 공부는 역시 여려운 건가요?

교문 앞에는 난(NAN)을 한자 어려울 난으로 표기를 해 놓았군요.

 

한바퀴를 돌아 보니 옛적의 난은 제법 품위가 있는 도시였던 것처럼 보였습니다.

들이 넓어 비교적 생활이 풍요해서 그랬을까요?

 

호텔로 돌아 옵니다.

대략 한 시간 정도 자전거를 탔군요.

자전거는 호텔에서 무료로 제공을 합니다.

 

넓지 않지만 정겨운 호텔 식당에서 부폐 스타일로 아침을 먹습니다.

가지수는 그다지 많지 않지만, 깔끔하고 맛이 제법 좋았습니다.

특히 돼지 갈비를 넣어 푹 곤 뼈국이 시원하고 맛있습디다.

끄라비에서 맛 본 그 맛이었어요.

확실히 난 부티크 호텔은 괜찮네요.

 

이제 돌아 갑니다.

길이 가깝지 않아 늦지 않게 출발을 합니다.

갈 때는 올 때 길이 아니라 일단 북쪽으로 101번 도로를 따라 가다가 1148번 도로로 갈아 타고 산을 넘은 다음 치앙캄에서 1021번 도로로 트엉(Tueng)까지 가서 1020번 도로를 타고 돌아 올 예정이었습니다.

 

그렇게 계획하고 길을 나섭니다.

 

101번 도로는 운치있는 도로네요.

간혹 도로를 넓히느냐고 길가의 예쁜 숲이 망가진 곳도 있었지만 적당한 굴곡이 있고 드라이브 코스로는 최적입니다.

확실히 태국 북부는 '빼어남' 보다는 '편안함'입니다.

특별히 빼어난 경치는 없어도 어디든지 편안한 풍경을 제공합니다.

호.

이거 좋은 문장이네요.

빼어남 보다는 편안함이라.


제법 들판이 넓어 마을 생활도 윤택해 보이는 동네가 나옵니다.

타 왕 파(Tha Wang Pha)입니다.

치앙라이에서 9시 30분에 출발하는 난 행 버스는 치앙캄을 거치고 산을 넘어 이곳 타 왕 파로 와서 101번 도로를 따라 난으로 갑니다.

한번 여행해도 좋을만한 코스이죠.

시간이 널널하다면 치앙라이에서 치앙콩을 거쳐 라오스로 넘어 가지 말고, 난으로 와서 라오스로 가도 좋겠습디다.

산 구경은 원없이 할 듯 싶어요. ㅎ

 

타 왕 파에서 그대로 101번 도로를 따라 달리면 라오스 국경이 나오고 거기서 라오스로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길이 험해 추천하지는 않는다고 여행자들이 말하더군요.

하긴 라오스 북쪽 동네 길 가운데 편한 곳이 있던가요?

 

우리는 타 왕 파에서 101번 도로를 벗어나 1148번 도로를 따릅니다.

갈림길에는 치앙라이라는 표지가 붙어 있습니다.

거기부터는 산 너머 산인 길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강원도 풍경을 닮기도 한 산악 지형의 풍경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평화스런 분위기.

 



 

 

 

 


한참을 달려 산을 넘고 넘어 조그만 동네를 만나 잠시 쉬어 갑니다.

파 락(Pha Lak)이라는 동네인 듯.

잠시 가게 물건 구경도 하고 닭꼬치도 사먹습니다.

동네 개들도 낯선 사람을 보면 짖을만도 한데 수줍음을 타는지 슬슬 피하기만 하는 조용한 동네.

이런 곳도 있군요.

 

파 락부터는 헤어핀 커브가 이어지고 제법 많이 올라 가네요.

그 산을 넘으면 예쁜 분지가 나옵니다.


푸 랑카(Phu Langka)라는 곳인데, 겨울철에는 안개 자욱한 지형이 사진 포인트가 되는 가 봅니다.

리조트도 있으니 사진 찍기 좋아하는 사람은 한 번 가 보셔도 좋을 듯 싶더군요.

미안한 말이지만 골프장을 만들면 기가 막힐 장소로 보이더군요.

 

 

 

 


차만 타고 달리다 보니 지루해져서 일탈에 나서기로 합니다.

길을 벗어나 왕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라는 산으로 가 봅니다.

한참을 오르면 정말 우리나라 산의 풍경이 나오네요.

고사리도 있고 숲속 나무들도 더 이상 남쪽 나라의 풍경이 아닙니다.

정상 쪽에 뭔가가 있는지 젊은 애들이 오토바이로 올라 가던데 우리는 꼭대기까지는 가지 않았습니다.

정상은 뾰족해서 전망이 좋을 것 같은 생각은 들더군요.

산 이름은 도이 푸놈(Doi Phunom)인 듯 싶은데, 지도로 검색을 해 봐도 나오진 않네요.

아마 다시 올 일은 없을 곳입니다.

 

산을 내려 와 그곳에서 멀지 않은 치앙캄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동네 식당인데 확실히 시골이 더 싸군요.

 

치앙캄에서 치앙라이로 돌아 오는 길은 몇 번 다녀 본 길입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이렇게 난으로 향한 나들이데이는 일박이일로 마무리를 합니다.

난에 또 갈 일이 있을까요?

글쎄요.

 

세상일이라는 게 알 수 없으니 모르지요.

난에서 살게 될 일도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