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놈놈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란 긴 영화 제목을 줄여 만든 것이 놈놈놈이었죠.
일제 감정기 시절 만주를 배경으로 각색한 영화로 기억하고 있습니다만.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
이 중 한 명만 나와도 대단한 배역진이라는 소리를 듣는데, 이들 세 명이 한꺼번에 나왔다지요.
영화는 무지 재미있었던 기억이.
그 놈놈놈을 추억하며 태국 과일 중에서 맛있는 놈 맛없는 놈 불편한 놈으로 살짝 바꾸어 보았어요.
맛있는 놈들이야 널렸으니 여기선 제외.
그럼 맛없는 놈은 누구?
드레곤 푸르츠라고 쓰는 줄 알았는데, 드레곤 플룻으로 쓰는군요.
그저 맹탕의 맛을 대표하는 과일입니다.
사실 선인장 종류의 열매죠.
이렇게 요즘 우리 동네 집 울타리에도 달려 익어 가고 있었습니다.
맛은 맹탕이라도 건강에는 많이 좋다네요.
특히 검붉은 놈은.
그 놈은 일단 먹고 나면 입안뿐만 아니라 화장실 변기 안에도 붉게 물드니 오해하기 없기입니다.
다음은 불편한 놈.
성게처럼 털이 숭숭난 몸뚱이를 자랑하는 람부탄.
태국어로는 응어.
일단 까기는 쉬운데 과육이 씨랑 너무 사이가 좋아 먹기 꽤 불편하지요.
리치나 롱안이라는 얌야이보다 조금 늦게 나오는데 요즘 철을 막 지나고 있답니다.
우리 동네 대궐집같은 센터 마당에 한창 끝물 람부단이 나무에 달려 있었습니다.
늘 하는 이야기로 열대 지방은 사시사철 과일이 열 것 같지만 이렇게 철이 있어서 제 철이 아니면 볼 수가 없지요.
처음 여기와서는 이것저것 꽤 많이 먹었는데 이제 식상했나요?
이제 그런 건 싫고 요즘 한창일 우리나라 먹포도가 제일 먹고 싶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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