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치앙라이] 욬다방 개점

정안군 2015. 9. 1. 21:51



구월이 오니 세월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좋든 싫든 내 곁에 있었던 아니 나보다 조금 앞서 사셨던 분들이 세상을 하직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그런 느낌이 더 커집니다.

아, 언젠가는 내 차례가 오겠지 하다가 조금씩 뒷쪽의 압력으로 바다쪽으로 조금씩 밀려나 바다 속으로 떨어져 나가면서 수명을 다하는 빙하처럼, 나의 시간도 떠밀리듯 영원의 세계로 향해 밀려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이런 외로움이 밀려올 때, 밖이 잘 보이는 창가에 앉아 그윽한 향의 커피를 마시면 좀 위로가 될까요?

마침 비가 억수로 쏟아지면 더 분위기가 살겠네요.

커피를 좋아하는 분들은 그럴지도 모르죠.

나는 커피를 안 좋아하니 그런 느낌은 그리 확 다가오지는 않습니다만.

 

아무튼 치앙라이 커피는 유명합니다.

그 가운데 요크(Yokh) 커피는 더 유명하고요.

나름 나도 그 요크가 유명세를 타는 데 눈꼽만큼은 기여를 했다는 자부심이 있답니다. ㅎ

 

그 요크와 함께 같이 뜬 이영기선교사.

전에는 사진을 올리는 것이 조심스러웠든데 이제는 어짜피 인터넷 상에 유명인(?)이 되었다가 마구 올려도 된다더군요.

이건 내가 치앙라이에 온 이후 큰 변화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영기 선교사.

내가 많이 좋아 하는 분입니다.

빵컨 아카 산마을에서 도를 닦고 살던 분이 산을 내려 와 산 아래 빵림컨 마을에서 한 동안 마음 수양(?)을 하며 살았죠.

그리고 그 수양을 마치고는 멀리 요크 마을로 옮겨 와서 그곳을 빛나게 했고요.

옮겨 오기 전의 그 마을은 완전히 귀곡산장 분위기였답니다.

 

 

 

그리고는 마침내 이제 시내 중심가로 진출을 해서 커피숍을 오픈했습니다.

이름은 욬다방.

욕이 아니라 욬(Yokh)입니다.

욬, 요크 아카어로 맛있다, 좋다라는 의미.

 

어제 9월 1일자로 개업을 해서 현재 영업 중입니다.

아침 몇 시에 여는지는 음...

잘 모르겠네요.

안 물어 봐서.

바로 알려 드리죠..ㅠㅠ

 

닫는 시간은 오후 9시입니다.

커피와 간단한 토스트와 케익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물론 메뉴 가운데는 내가 사랑하고 많이 좋아하는 더치 라 샤워도 있지요.

그건 90밧.

이 집에서 제일 비쌉니다.

다른 커피도 다 있습니다.

물론 없는 것만 빼고요.

 

가격은 시내 변두리 다른 곳보다 10밧 정도 비싸더군요.

시계탑 옆 커피숍과는 거의 같고요.

허나 커피 콩의 품질을 알면 그런 말은 절대 나오지 않을 거라고 장담합니다.

거기에 10밧 걸지요. ^^

 

아는 사람은 아는 사실이지만 이 집 커피를 한 번 맛 본 사람은 틀림없이 다시 찾습니다.

어떻게 아느냐고요?

혹시 과대 광고ㅠ

아닙니다.

내가 여러 사람에게 직접 추천한 때마다 다시 구해달라는 말을 분명히 들었으니까요.

 

여기에서는 엄선된 커피콩을 현장에서 직접 볶아 삼일 뒤 갈아 커피로 제공한다는군요.

그래서 내가 간 시간에 커피 볶느냐 너구리 잡는 연기를 피워 실내에 가득 했는데, 이건 곧 고치겠지요. ㅎ

아직도 내 몸에서는 커피 연기 냄새가. ㅎ

 

위치는 Bic C에서 남쪽 대로를 따라 쭉 가면 큰 사거리가 나오는 데, 그 바로 전에 나오는 볼링장 건물 안쪽에 있습니다.

입구에 한식당 수라 입간판이 서 있어서 찾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수라 바로 옆입니다.

 

 

사진을 부탁했더니 커피를 만드는 사람(바리스타)와 함께 찰칵.

나중에 보니 이 바리스타 친구 보통 미남이 아니네요.

아니 이영기 선교사는 이런 친구를 배경으로 사진 찍을 용기가 어떻게 났을까요?

이 친구 이름은 드림(Dream)

드림 컴 트루의 드림요.

꿈이네요.

 

아무튼 이 친구의 이름처럼 이영기 선교사가 꾸는 꿈, 드림이 현실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잖아요.

 

결론입니다.

이 욬다방 커피는 치앙라이 강남에서는 최고로 맛이 있습니다.

치앙라이 강북을 포함해서는?

음.

말하기 곤란하군요.

머리 있는 사람은 그 이유를 이해할지어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