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목요일.
일주일에 한 번 하는 라이 코러스 중창단 연습이 있는 날입니다.
예배당 의자에 앉자마자 며칠 굶었던 모기들 신났습니다.
나는 미리 이런 사정을 알고 긴 바지에 긴 팔 옷을 입고 또 모기 기피제까지 준비를 해 가서리 모기 공세는 피했습니다.
내가 피했다는 말은 남이 물렸다는 말과 동의어.
괜히 모기에게 밥 준 분들에게 미안했습니다.
이런 성서 구절이 떠오르더군요.
한 사람이 희생하여 온 이스라엘 사람이 산다면.
예수를 십자가에 달고자 할 때 대제사장과 율법학자들이 나눈 대화이지요.
한 사람이 모기 밥이 되어 여기 모인 다른 사람들이 밥 신세를 면한다면...
이런 장면이 바로 오늘과 딱 맞는 예화일 듯싶었어요.
오늘도 이번 주말에 있는 교민 자녀 결혼식에서 부를 축송을 연습했습니다.
이번 주는 모인 인원이 10명이었어요.
미얀마도 가시고 한국도 가시고 용무도 있고 해서리.
인원이 많이 모이면 모두에게 힘이 날 텐데 영 사람 모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다람쥐 쳇바퀴 같은 생활에서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노래 연습에 모이면 활력이 생기지 않을까요?
모두가 내 마음 같지 않죠.
확실히 연습을 하면 할수록 노래 부르는 것이 편해지는군요.
두 시간 정도 연습을 마치고 끝냅니다.
집에는 우렁각시도 없으니 점심은 근처에서 해결하려고 왓쩻욧 앞 쏨땀 집을 가 봅니다.
그 집에 가면 늘 시키는 메뉴는 쏨땀과 닭 날개 구이 그리고 찹쌀밥.
왓쩻욧은 무슨 행사가 있는지 주차 금지네요.
그러면 차를 주차할 곳을 찾기 쉽지 않습니다.
그냥 다른 곳에 가려다 적당한 공간이 있어 그곳에 차를 대고는 식당에 가는데.
이게 어인 일인가요?
식당은 22일까지 휴업이라고 문을 굳게 닫았습니다.
전에도 여러 차례 허탕을 친 적이 있는데, 요즘 주인이 배가 불렀던지 아님 무슨 사정이 있나 보네요.
기껏 주차를 했는데 김이 새는군요.
할 수 없이 마음 편하게 라차팟 교수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거기도 무슨 일이 있군요.
결혼식이 있었나요?
행사는 끝났는지 사람은 없고 흔적만 있습니다.
뭐라 안내를 붙여 놓았는데 한 글자가 이해가 안 되어 무슨 뜻인지를 모르겠습니다.
야이(ย้าย)인데 이게 뭘까요?
사전을 찾아봅니다.
아!
‘야이’는 이동이라는 뜻이 있군요.
야이 빠이.
옮겨 가라는 뜻입니다.
식당을 라차팟 인 호텔 1층으로 옮겼다는 안내였습니다.
교수 식당도 식당인데, 왜 다른 곳으로 옮겼는지는 아무도 없으니 알려 주는 사람도 없고 알 필요도 없습니다.
나보고 그 식당으로 가라는 말을 아니니.
또 허탕입니다.
할 수 없이 학생 식당으로 갑니다.
여기는 열었네요.
학생 식당은 음식 가지 수도 얼마 안 되고 특별히 맛이 있는 것도 없으니 고를 때마다 망설이게 됩니다.
뭘 먹어도 그저 그러니...
오늘은 닭튀김에 찰밥을 먹기로 합니다.
어차피 쏨땀 집에서도 닭고기를 먹을 예정이었으니.
몇 번 먹어 보니 닭고기 튀김은 35밧짜리에 10밧짜리 찰밥을 같이 먹으면 양에 맞더군요.
그렇게 시켜서 먹는데.
뭔가 어설프네요.
그럴 때도 있고 이럴 때도 있으니.
이렇게 생각은 하지만.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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