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보는 관점, 이를 사관이라 합니다.
역사를 어느 관점 따라 사건을 보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겠죠.
왕의 위치에서 보면 역적인 행위가 민초의 시각에서 보면 혁명이 될 수 있습니다.
프랑스 혁명니나 우리나라 동학 혁명이 그렇습니다.
그네가 추진했던 국정교과서에 대한 반대가 극심했던 것은 역사를 하나의 관점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제 3공화국과 유신 체제를 박정희 추종자가 보는 시각과 민초들의 시각은 분명히 다르니까요.
신약성서에서 마태나 마가 그리고 누가복음을 공관복음이라 합니다.
예수의 제자들은 예수의 생애를 각자가 자기의 관점에서 보고 기록을 남겼어요.
나중 여러 전승 기록을 성서로 묶을 때, 하나만 넣지 않고 셋 모두를 신약 성서에 넣은 뜻이 무엇이었을까요.
이렇게 하물며 성경도 다른 시각의 복음을 하나의 신약 속에 넣어 읽혀지고 있는데, 일부 수구적인 교회들의 국정 교과서 찬성은 참으로 슬픈 한국 교회의 한 단면이었습니다.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지금도 일부 교회가 성소수자를 거론하여 한국 사회를 편가르기하는 모습에서 한국 교회의 기우는 모습을 보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당연하겠지만 역사에 국가가 개입되면 더 수구적이 됩니다.
예를 들어 임진왜란을 일본의 시각에서 보고 떠드는 한국인이 있다면 엄청난 비난을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모든 국가가 역사를 자기 나라에 유리한 면을 들어 기술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시민들의 수준이 높은 국가는 역사를 보다 더 보편적이고상대적으로 기술을 하는 편입니다.
우리가 일본의 역사관을 빗대어 말할 때 거론하는 독일이 한 예입니다.
태국 사회가 역사를 대하는 한 예로 이런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것이 태국 전체를 평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지는 몰라도 태국이 어떤 사회인지 이해하는데 부분적으로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태국의 저명한 학자이자 비평가인 쑤락 씨와락 Sulak Sivaraksa สุลักษณ์ ศิวรักษ์ (85)이 왕실 모독죄로 기소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쑤락은 이미 4번이나 왕실 모독죄로 기소된 적이 있긴 했지만, 매 번 유야무야로 넘어 갔는데 이번은 사정이 다르답니다.
내용을 알고 보면 참 웃픈 이야기입니다.
왕실모독죄(lese majeste)
태국에서 왕실모독죄는 우리나라 국가 보안법과 같은 악법으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인줄 알기는 했는데 설마 이 정도까지인 줄은 정말 몰랐네요.
발단은 쑤락이 탐마쌋(Thammasat)대학 세미나에서 한 발표에서 시작되었다네요.
지금으로부터 대략 400년전.
그때는 태국이 아유타야 왕조였는데, 그 왕조에 나레쑤완 왕(King Naresuan)이 있었답니다.
태국 민중들의 전설이나 공식적(?)인 역사에 의하면 이 나레쑤완 왕이 왕국을 침입한 옆 나라 버마의 왕자 Mingyi Swa가 이끄는 군사를 무찔렀다고.
버마에게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했던 관계 속에 정말 얼마 안 되는 승리의 기록인 가 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처럼 기록이 중시되는 나라가 아니었던지 불분명한 점이 많나 봅니다.
쑤락은 세미나에서 이 전쟁에 대해 한 가지 의문을 제시했답니다.
옆 나라 버마의 기록이나 사실 관계를 확인해 보면 불명확한 점이 많다는 점을 지적한 것인데요.
학자라면 충분히 지적할 수 있는 내용 아닌가요?
아무튼 이 세미나에 참석했던 두 전직 장성이 이 주장을 듣고 왕실모독죄로 쑤락을 고발한 것이 사건의 시작입니다.
그게 벌써 4년전인데, 이제까지 아무런 조치가 없다가 얼마 전에 기소하여 군사재판에 넘겼다고.
그런데 웃기는 것이 그 전투가 벌어졌던 곳은 태국 두 지역에서 서로 자기 지역이라고 기념탑을 따로 세웠다는 점입니다.
이 두 지역은 쑤판부리와 깐짜나부리랍니다.
서로 자기네가 원조라고 원조 논쟁도 있다고.
이렇게 여러가지가 불분명한데 이걸 거론했다고 왕실모독죄에 걸린 것입니다.
그런데 나레쑤완 왕의 아유타야 왕조는 현 왕조 라타나코씬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ㅎ
그냥 한 때 태국 땅 안에 있었던 한 왕조의 왕이라는 것 때문에 그리고 그 왕에 대한 팩트가 뭔지 알 필요가 있다는 발언에 왕실모독죄에 걸린 것입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또 하나는 코랏이라는 곳에서 발생했습니다.
한 코랏대학교 학생이 그 지역의 영웅 전설에 의문을 제시했던 모양입니다.
영웅은 지방 권력자의 아내였던 따오 쑤라나리 Thao Suranaree인데, 그 당시 침입해 온 라오스 왕국의 군사를 물리쳤다는군요.
그런데 이것에도 의문점이 많아 우리나라에 비유하면 홍길동 같은 가공인물일 수도 있다는 의문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 의문을 코랏대학교의 한 학생이 제시했다가 그 동네 주민들에게 맞아 죽을 뻔한 사태로 번졌다네요.
자기네들 영웅에게 감히 불경죄를 범했다고.
이 학생은 린치까지 당했지만 역으로 코랏 주님들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빌어 간신히 수습이 된 모양입니다.
참 웃프죠?
이 영웅 아줌마는 왕족도 아니고 그냥 동네에서 영웅화된 인물인데도 그렇군요.
아무튼 영국 인디펜던트지의 2016년 조사에 의하면 태국은 전 세계에서 무식한 나라 서열이 일곱 번째랍니다.
다음 8위로는 싱가포르.
보도에는 태국이 작은 아시안 국가 싱가포르를 이긴 드믄 경우라고 썼네요. ㅎ
전에 중국어를 배울 때 중국어 선생님도 그 점에 대해 참 신기하다고 말해 주곤 했어요.
중국 사람이나 한국 사람이나 역사에 지식도 많고 관심도 많은데 태국 사람들은 역사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알면 보인다고 이런 이유가 있었군요.
알려 하면 다친다.ㅠ
그렇담 전 세계에서 가장 무식한 나라는 어디일까요?
보도에는 직접 나오지 않았는데, 미국이 거론된 것을 보니 그 나라인가?
그 나라 대장 트럼프를 보면 그럴 것도 하고.
여러분은 어떤 나라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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