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17 여행

한국 기행을 시작합니다.

정안군 2017. 11. 2. 14:30

 

 

 

 

 

 

 

12시 30분 비행기를 타고 잠시 차앙라이를 떠납니다.

한 시간을 조금 넘게 비행한 뒤 방콕에 도착하여 인천 행 비행기로 갈아 탑니다.

돈무앙.

태국이 아니라 중국의 한 지역 공항처럼 온통 중국인들입니다.

공항을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가로 질러 가니 기다릴 시간도 얼마 되지 않네요.

 

비행기를 기다리는 대합실.

이젠 어느 태국에서 타는 비행기나 태국을 가는 비행기나 태국인의 비중이 더 높습니다.

내가 타고 갈 비행기도 한국인은 얼마 안 되더군요.

 

아무튼 거의 일년을 계속 산 태국을 떠나 한국으로 향합니다.

저가 항공사라 암껏도 돈 안 내면 안 주는 터라 집에 있던 모든 음식을 싹 쓸어 왔더니 먹을 게 부족하진 않네요.

김밥, 남은 토마토, 남은 달걀 모두 삶고, 바나나 남은 것 그리고 샌드위치.

남들 먹을 때 나도 먹고 남들 안 먹을 때 나만 먹고.

그래도 시간이 남습니다.

팝캐스트를 계속 들었더니 귀가 다 멍멍.

 

그렇게 다섯 시간여의 지겨운 비행 끝에 내 나라 한국에 도착.

도착은 밤 깊은 11시.

다들 나서는 발걸음이 바쁩니다.

막차를 타야 해서 그런가?

 

이 나라 백성임이 자랑스럽게 간단한 수속을 하고 아내가 기다리는 입국장에 나오니 30분 정도가 소요되었더군요.

 

기다리던 아내를 두 주만에 만나니 그 정도 안 본 만큼 반갑습니다.

렌트한 차를 타고 이제 충주로 향합니다.

낫선 차, 낫선 냄새.

깊은 밤이라 시차 적응이 안 된 내가 운전하는 게 나을 듯 하여 핸들을 내가 잡고 마음 속으로 오른쪽 오른쪽을 반복합니다.

차선이 태국과 반대라 고속도로 같은 곳은 문제가 안 되지만 골목 같이 좁은 곳에서는 많이 혼동이 되지요.

오랜만에 고속도로를 타니 돈 내는 곳도 잘 구별이 안 됩니다.

전용차선을 지나고는 나올 때 그냥 들어 왔다고 하니 번호를 추적하여 낼 돈을 알려 주네요.

 

가끔씩 공사 중인 곳을 제외하고는 한적한 도로를 달려 두 시간만에 집에 도착.

새벽 1시 반.

그러나 태국 시간으로는 밤 11시니 그다지 늦은 시간은 아니었죠.

 

어쨌든 치앙라이 집을 떠난지 13시간 만에 골인합니다.

어휴, 지겨워.

 

밤 때를 놓쳐 자는 둥 마은 둥 하다가 일어 나니 여기 시간으로는 8시.

태국 시간으로는 늘 일어나는 6시.

하여튼 머리가 기억하는 시간은 정확합니다.

 

어제 다저스가 막판 힘을 써 7차전으로 이끈 월드시리즈를 보니, 한국에 있음이 실감나네요.

태국에서는 직접 중계를 볼 수가 없거든요.

어느 팀을 응원하는 게 아니니 그야말로 아무나 이겨라.

 

그런데 오래 볼 것도 없이 다저스는 초반 다르비슈가 털리는 바람에 우승의 꿈은 사라질 것 같더이다.

그래서 아내와 일을 보러 시내로 나갑니다.

이때도 운전하면서 온통 오른쪽 오른쪽입니다.

가끔 깜박이를 넣는다는 것이 브러시를 작동시키고.

이것도 태국과 반대거든요.

얼마 안 지나 익숙해 지긴 합니다.

 

혹 가을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면 어쩌나 했더니 여기 저기에 아직 가을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네요.

색이 참 곱습니다.

치앙라이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날이 차갑긴 하지만 못 견딜 정도는 아닌데, 사람들 복장은 벌써 겨울이네요.

나는 아직 가을을 충분히 느끼지도 못했는데.

청량한 공기가 참 맛있게 느껴집니다.

 

한국 유심으로 갈아 낀 전화기가 통화가 안 되어 매장에 갔더니 거기서 한참을 만지작거리더니 대리점에 가보라고.

그래서 그곳에 가니 안 되던 전화가 되네요.

어쩐 일인가 했더니, 안 되면 껐다 켜랍니다.

한 번 해서 안 되면 다시 하고.

이렇게 여기 저기 다니던 중에 컸다 켜서 전화가 될 수 있게 되었나 본데.

아무튼 뭐든 전자기기는 안 되면 껐다 켜기.

알았던 거 다시 배웁니다.

 

점심은 아들 친구가 하는 홍두께에서 고마움을 주신 분을 대접해 드리는데.

모처럼 먹는 굴이 참 맛있네요.

음식이 정갈하고 맛깔스러워 손님도 꽤 많은 것을 보니 운영이 잘 되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아들과도 같은 아들 친구에게 나중에 돈을 많이 벌어도우리 아들 무시하면 안 된다고 해줍니다. ㅎ

이 친구는 반색하면서 그럴리가 있겠냐고.

돈을 많이 벌기는 할 모양입니다.

언젠가 치앙라이에 놀러 왔을 때 영어도 잘하고 잘 생겨서 여러 사람이 탐을 내었는데 역시 사람 보는 눈은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습니다.

혹 충주에 놀러 오시면 홍두께 칼국수를 찾아 가서 이것 저것 드셔 보세요.

정말 맛있습니다.

하지만 나온 음식 값을 보니 무시 무시한 한국임이 실감납니다.

5만 몇천원.

이게 태국 돈으론 얼마지?

아내는 이제 그 공포를 벗었다네요.

 

역시 연식이 제법 되니 조금난 무리를 해도 몸이 금방 반응을 합니다.

너무 피곤해서 오늘은 여기까지로 끝기로 하고 들어 와 푹 쉬는 걸로.

 

오다가 처가에 들려 장모님에게 인사를 드리고 무 하나를 밭에서 뽑아 옵니다.

무가 싱싱해서 무엇을 해도 맛있겠더군요.

아내가 밭에서 무를 뽑을 때 나는 말리는 곶감을 한 줄 싹쓸이합니다.

장모님은 방에 계셨고.

하지만 사위가 가져 갔는데 뭐라 하겠어요? ㅎ

 

오늘 한줄 평, 에고 힘들어.

 

그런데,

다스는 누구 껍니까?

ดัส(DAS)เป็นของใค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