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오면 제일 좋은 것이 도서관에서 책을 실컷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외국에 살면 누구에게 책을 가져다 달래기가 힘듭니다.
책이 좀 무겁습니까?
하지만 안타까운 점이 좋은 책을 찾기 점점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책을 읽는 사람이 자꾸 적어지니 전문 서적이나 좀 나오지 교양 서적은 점점 출판되는 양이 적어지네요.
충주의 대형 서적을 가 봐도 이제는 중고등학생 대상인 참고서나 좀 있지 교양 서적은 눈 씻고 찾아도 없습니다.
참 안타깝죠.
하긴 나도 책을 사 본지 오래니 뭐라 할 말이 없네요.
읽고 싶은 책을 도서관에서 읽을 수 있어 굳이 책을 살 이유가 없어졌다는 게 변명 아닌 변명입니다.
한때 책방 주인이 되고 싶은 적도 있었습니다.
원없이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았죠.
물론 지금은 아닙니다만.
장황하게 쓴 이유는 책방 주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어서 입니다.
매일 책 속에 묻혀 산다고 세상을 바르게 읽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되어서 입니다.
읽어야죠?
읽지 않고 곁에만 두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도서관가는 길 중간에 한 번도 안에 들어 가 본적이 없는 책방이 있습니다.
사실 안에 들어 가 봐도 내가 좋아하는 계통의 책은 없을 것입니다.
오늘 그 옆을 지나는데.
대형 유리창에 뭔가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어요.
뭘까나?
잘 보니 원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원전을 폐지하면 안 된다는 신문 기사를 잔뜩 오려 붙여 놓았더군요.
확신범인 듯. ㅎ
이게 책방 주인이라고 해서 세상을 보는 눈이 정확하리라는 생각이 깨지는 이유입니다.
그 책방 주인은 책은 거의 안 읽고 신문만 보는 모양입니다.
그것도 조중동 계열.
이번에 공사 중인 원전 폐지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앞으로 원전 폐지 쪽으로 나가는 게 국가 시책이 되었죠.
공사 중인 것도 들어 간 돈 생각하지 말고 폐지하는 게 더 나았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만 중론이 그렇다니 따르는 수 밖에 없긴 합니다.
하지만 원전은 더 이상 안 됩니다.
이건 후손에게 못 할 일을 하는 것이지요.
아니 내가 한 30년 쓰자고 그 땅을 영원히 못 쓰게 만들어서 되겠어요?
원전이 배출하는 방사능은 현재로 대책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웃기는 게 원전 폐지에 절대 반대하는 조중동 집단이 북한 위협은 엄청나게 호들갑을 떠는 점입니다.
만일 북한이 원전에 한 방 안기면 남한은 정말 절단납니다.
어떤 아찌는 원전이 무지 튼튼해서 어지간한 폭탄에는 꺼떡 없다고 하더군요.
아니, 실제 당해 봤어?
북한 지하 지휘부를 때리는 벙커 버스터라는 폭탄도 소개하는 마당에 꺼떡 없는 시설이라뇨.
아, 북한은 그런 폭탄을 제조할 능력이 없다굽쇼?
능력이 없으면 사 오면 됩니다.
두 방도 아니고 단 한 방이면 되니.
남한의 원전은 밀집 되어 있어 하나가 터지면 모두 터지게 됩니다.
그러면...
안 봐도 비디오입니다.
이런 실정인데도 원전 타령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담 북한 위협 타령을 말든지.
안전 문제도 이제는 확실하게 대비해서 걱정을 안 해도 된다고 설레발을 떱니다만, 안전하면 일본 아니었던가요?
후쿠시마가 터지면서 안전 일본이라는 구호는 쏙 들어 갔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사람이 만들어 안전 100%는 없습니다.
원전을 폐지하면 전기 값이 올라간다?
그런 것은 있을 수 없는 말이라는 게 판명되었지만 혹시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후손을 위해 그 정도는 양보해 줘야 되는 것 아닌가요?
이번 원전 계속 결정은 그저 원전 마피아들의 엄청난 물량 공세에 밀린 감이 들지만, 사고가 나면 이들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단물만 빼먹으면 그만이거든요.
우리 시민들이 정신 차려야 합니다.
그래야 그들의 획책에 놀아나지 않게 됩니다.
만일 원전이 잘 못 되면 그 때는 어디 가서 사시겠습니까?
내가 사는 태국으로 오시렵니까?
그나마 일본은 땅이라도 우리보다는 조금 더 넓어 포기할 땅이라도 있지만 우리는 어디로?
촛불 혁명으로 보면 한국의 시민들의 정치 의식은 많이 나아졌지만 디테일로 가면 아직 갈 길이 머네요.
성 소수자 문제, 양심적 병역 거부 그리고 북한에 대한 적대감과 원전 문제.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하지요.
자칫하면 이런 것들이 모처럼 조성된 지금과 같은 좋은 사회 분위기를 헝클어 놓을 수도 있지요
당연히 이런 것들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는 없을 겁니다.
지혜를 중국 옛말에서 빌려야죠.
구존동의.
서로 의견이 다르면 미뤄두고 의견을 같이하는 분야부터 협력한다.
의견이 같은 부분은 같이 하고 의견이 다른 부분은 하나 하나 조심스럽게 좁혀 가야 되겠죠.
정말 상식이 통하고 건전한 시민들이 이루는 사회.
그래도 원전은 안 됩니다.
다른 것은 시간이 걸려도 안 될 게 없지만 원전은 우리 목숨과 우리 후손의 목숨이 달렸으니까요.
내가 신문 쪼가리를 오래 창에 다닥 다닥 붙여 놓은 책방 주인에게 화가 난 이유입니다.
당신이 잘 못 생각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그걸 남에게 강요하지는 마라.
뱀발) 원전 마피아들은 이제까지 습득한 원전 건설의 노하우가 아깝다는 말을 왜 계속할까요?
아깝더라도 버릴 때가 되면 당연히 버려야 됩니다.
그것보다 원전 폐기에 먼저 나서면 앞으로 대세가 될 원전 폐기 기술을 먼저 축적할 수 있습니다.
이게 훨씬 남는 장사일텐데...
아는지 모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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