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문-슈퍼문-블러드문.
요란한 수식어가 붙었던 우주 쇼가 여기도 벌어졌어요.
지구 그림자에 달이 들어가 생긴다는 현상인 월식.
생각할수록 참 신기하죠.
태양계를 벗어 나면서 멀리 지구를 찍었던 보이저호가 보낸 사진을 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를 깨닫곤 했는데, 이런 하늘 나라에서 벌어지는 현상은 다시금 우리의 존재가 무엇인지 새삼스레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내 존재가 어떤지 알고 살면 더 겸손해지지 않을까 싶어집니다.
그리고 이런 우주 쇼 이틀 후인 오늘.
모처럼 코끼리 마을 루암밋에 있는 라후 어린이 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재능 센터를 한참 짓고 있는 선교사님을 오랜만에 만나 뵈러 간 것이죠.
마침 계셔서 이야기를 오래 동안 나누었어요.
그리고 돌아오려 하는데, 선교사님이 한 어린이를 소개해 주시네요.
올해 초등학교 1학년.
그러니까 센터에 들어 온지 채 일년이 안 된 셈.
유난히 작은 꼬마인데.
그런데 이 조그만 아이가 뭔가 몸에 이상이 있다네요.
그게 뭔가 했더니 오른쪽 팔이 안 올라간답니다.
팔이 안 올라간다구?
나도 자전거 사고로 몇 차례 벌어졌던 일인데...
그런데 원인은 내 경우와는 아주 달랐습니다.
쑤파낫이란 어린이인데, 어려서 팔이 빠진 것을 치료하지 않아 그렇게 된 게 아닌가 싶다네요.
팔을 올려 보라고 하니까 조금 올리고는 아파서 더는 못 올린다더군요.
이런 딱하지.
그런데 마침 정형외과 의사인 친구가 생각났어요.
평소에도 다문화 가정 지원에 관심이 많던.
지난 겨울 우연히 다시 연락이 되어 반갑게 인사를 했었죠.
이 친구가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여 집에 와 톡으로 연락을 해 보니 보이스 톡으로 연락이 오네요.
겉으로 봐서는 판단할 수 없으니 윗도리를 벗겨 팔 사진을 찍어 보내 달라고.
그 사진을 보고 판단을 해 본다네요.
그러면서 하는 말.
자네 천국이 가깝겠어.
아니지, 이런 친구를 낫게 도와 주는 사람이 천국이 가까운 것이여 ㅎ
다음 주 다시 방문하기로 했으니 그 때 사진을 찍어 보내 주려 합니다.
만약 치료가 가능해 보인다고 하면 우리가 삼월 말에 한국에 가니 그 때 같이 가려구요.
치료비는 그냥 몽땅 친구에게 부담시키더라도 쑤파낫 여권도 만들어야 하고 비행기 값하고 체류비 등등 돈이 좀 들겠지만 아마도 에벤에셀의 하나님이 해결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지금은 그런 것보다는 무엇보다 잘 치료가 되어 팔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면 쑤파낫이 얼마나 좋아할까요?
여러분.
오늘은 쑤파낫을 위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치료가 잘 되어 본인과 가족과 주변 사람에게 기쁨에 되게 해 주십사 하고.
간절히 바라면 우주가 나서서 도와 준다 하니 간절히 빌어 주세요.
말 유래가 좀 그렇지만 오늘은 그 말이 솔깃하네요. ㅎ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내가 의사 친구를 미리 만나게 된 것이 쑤파낫을 위한 하나님의 예비하심은 아닌지.
그럴까요 아닐까요.
지금은 알 수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만 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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