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치앙라이 제일교회가 아니라 다른 예배당에서 드려지는 예배에 참여를 했습니다.
그곳은 영어 설교 요약도 없었고, 설교도 라후어로 해서 설교를 올려 드리지 못합니다.
혹 설교 요약을 기대하시는 분이 계셨으면 죄송합니다.
예배지는 코끼리 마을 루암밋의 라후 어린이 센터의 예배당이었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원로 목사님 부부와 앞으로 센터에서 보물같이 쓰임을 받을 귀한 선생님을 모시고 가야 했기에 루암밋에 가게 되었죠.
그 선생님이 예배 특송 시간에 피아노를 치면서 찬양을 하는 모습을 보는 센터 어린이들의 눈이 반짝이더군요.
그 모습을 보니 얼마나 반갑고 기대가 되던지.
왜냐하면 그 어린이들에게 피아노와 노래 지도를 해 주기로 했거든요.
그 어린이 가운데에는 특별히 노래에도 소질이 있는 친구도 있다 하니, 오늘의 첫 만남이 이 어린이들의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무척이나 기대가 되는 거죠.
혹시 압니까?
태국에서 유명한 성악가로 성장할지.
학교 생활 중에 지금 대단한 성악가로 성장한 제자의 일을 겪고 나서는 누가 어떤 재능으로 큰 사람이 될지 미리 재단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정말 앞으로 일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죠.
특히 사람의 일은.
라후어로 진행 되는 예배는 참 은혜로웠습니다.
알아 듣지 못해도 이해가 되는 그런.
아무튼 이곳에 오면 마음이 편안합니다.
아이들도 밝고 모난 아이들도 없으니 개도 예배당 입구에서 편히 쉽니다.
개까지도 편안해지는 곳입니다.
오늘도 쑤파낫을 만났습니다.
예배 중 그 팔로 열심히 율동도 하고 박수 치는 걸 보니 대견하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더군요.
친구 의사가 아픈 팔을 들어 올리면 올라 가는지 여부를 알아 보라 해서 팔을 살며시 들어 보니 올라 가긴 합니다.
잘 치료가 되면 좋아질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몇 번 보았다고 웃으며 반갑게 인사를 하며 아는 척을 하는 쑤파낫을 보니 묘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건 바로 하나님의 예비하심입니다.
여호와 이레죠.
여호와 이레.
작년 가을 한국에 방문했을 때 우연히 같은 반이었고 계속 전교 1등을 달렸던 한 친구가 지금은 뭐 할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만난 게 그 친구가 의대를 졸업하고 레지던트 과정을 준비하던 시절, 대전의 한 의원에서였습니다.
나는 초임 교사였고 그 친구는 햇병아리 의사였죠.
의사라고 해 봐야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고 고래잡은 수술만 한다고 농담 삼아 말했던.
그게 벌써 35년전입니다.
아무튼 인터넷에서 그 친구 이름을 쳐 보니 자료가 나옵디다.
강원도 한 지역에서 정형외과 원장으로 일하고 있었어요.
사회 환원 사업이나 다문화 사업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기사와 함께요.
그런 흐뭇한 기사가 없고 그냥 그런 사람이라면 연락을 안 했을 텐데 나름 잘 살고 있는 것을 보니 연락을 하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의원으로 직접 전화를 했고 조금은 절차를 거쳐 본인과 연결이 되었답니다.
부담 주는 소리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약간의 포장된 이력으로 나를 소개했네요. ㅎ
언젠가 우연히 알게 된 친구에게 전화했다가 괜히 어색한 일을 당한 적이 있어서리...
그렇게 만남이 이루어졌는데.
그리고 한참 뒤.
그제 센터에서 박 목사님의 우연한 소개로 쑤파낫을 만납니다.
팔을 들어 올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자마자 생각나는 게 정형외과 의사인 친구.
그 의사 친구가 어떻게 생각할지도 모른 체 어떤 확신으로 그 친구 말을 하면서 쑤파낫을 부탁해 보겠다는 말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왜 그리 쉽게 이런 말이 나왔을까나.
사실 산 마을에 몸이 정상이 아닌 어린이가 한 둘이 아니다 보니 특정인 하나만 찝어 치료를 받게 한다든지 그걸 위해 한국에 보낸다는 게 이래저래 쉬운 일은 아닙니다.
다른 것을 차지하고라도 소문이 나면 감당이 안 될 정도로 수 많은 가정에서 부탁을 해 오는 것은 강 건너 불보 듯 한 일이니.
거기에 치료비 관계라든지 보호자를 포함한 여비나 체류비.
하나 하나 쉬운 일은 아니죠.
그런데 말입니다.
이 모든 게 쑤파낫을 위한 하나님의 준비하심이라면?
그렇담 우리가 걱정할 일이 아니죠.
하나님의 준비하심이라면.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홀가분해집니다.
하나님이 준비하셨다면 우리는 그냥 따르기만 하면 되죠.
사실 이게 정말 여호와 이레의 역사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까지 일어난 과정을 보면 이런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모든 걱정은 떨쳐 버리기로 합니다.
다만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이 준비하셨음을 믿고 이렇게 기도할 뿐입니다.
주 뜻대로 이루소서.
나는 주의 도구입니다.
'태국 치앙라이 정착 2018'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치앙라이] 2월 둘째 주일 설교 (0) | 2018.02.11 |
---|---|
[치앙라이] 태국어 성경 필사하기 (0) | 2018.02.09 |
[치앙라이] 쑤파낫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 (0) | 2018.02.02 |
[치앙라이] 1149번 도로를 따라서 (0) | 2018.01.30 |
[치앙라이] 맛집 싸바이 스테이크 하우스 이전 오픈 (0) | 2018.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