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라이 정착 2018

[치앙라이] 오늘이 무슨 날인고?

정안군 2018. 7. 23. 12:02

 

 

 

 

 

아침 시간, 원래도 별 일이 없지만 오늘은 특별히 더 별 일 없는 날인데.

갑자기 아내가 비보를 알립니다.

노회찬의원이 투신했다고.

 

 

 

 

 

 

 

한동안 얼이 빠져 아무 생각이 나질 않았습니다.

 

 

 

 

 

 

 

 

 

 

드루킹인지 뚜러뻥인지 그게 한 동안 요란하더니 엉뚱한 사람을 ㅠ

 

이 험한 세상에서 올바른 정치인으로 산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독립군, 애국자, 노동 활동가, 야당 정치인.

제대로 된 월급 봉투를 가져다 준 적이 없는 사람은 사회에서는 아주 대단한 사람이었을지 모르지만 가족에게는 너무 모진 아버지였겠죠.

우린 밝은 면 뒤의 어둔 면을 보지 못하고 삽니다.

 

나보다는 한 살 더 많지만 나와 동 시대를 산 노회찬 의원.

참 좋아했고 그랬는데. ㅠ

할 일이 더 많은데 참 안타깝습니다.

 

이제 세상의 모든 시름은 다 접어두고 편히 쉬시길.

남은 일은 이 땅에 사는 자들의 몫이니.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산 사람은 살아 먼저 죽은 사람의 몫까지 하며 살아야 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라서 마음이 찹찹하지만 오늘도 내 길을 나섭니다.

그런데 도서관 앞이 요란하네요.

오늘은 라차팟 대학교에 무슨 행사가 있는 모양입니다.

가장 행렬이군요.

내가 고등학생이던 시절 백제제에서 가장 행렬하던 시절이 떠 오르는 모습이네요.

물론 태국답게 색은 훨씬 더 화려합니다.

무슨 행사일까요?

사진을 찍던 청년에게 물어 보긴 하는데 서로 말이 짧아 이해 불가.

대충 삼보절이나 왕님 생일 축하 행사가 아닌가 합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이 요즘 그렇게 뜨겁지 않다는 점이네요.

우리나라 가을날처럼 바람도 살살 불어 크게 덥지 않아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이 크게 고생은 안 할 듯.

그래도 평소 연습하고 하느냐 많이 힘은 들었을 겁니다.

이렇게 요란스러운 행사인데 많이 구경해주면 좋을 텐데, 구경꾼은 거의 없습니다.

밖에 나가면 좀 있으려나?

 

머리 속을 지우려 해도 영 지워지지 않네요.

아무튼 하루라도 허투루 살지 말아야 하겠다고 다시금 마음을 먹습니다.

오늘은 어제 세상을 뜬 사람이 그토록 바라던 새 날이니까요.

 

정치인을 지지한다면 그가 돈 몇 푼에 흔들리지 않도록 해주는 것까지 지지자의 몫임을 새삼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