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라이 정착 2018

[치앙라이] 어미 한 마리 그리고 새끼는 여섯 마리

정안군 2018. 9. 26. 12:43

 

칠레에 사는 지인과 톡을 하던 중 현지 소식이라고 보내 온 사진 가운데 이 어미 개의 사진이 유난히 눈에 들어 옵니다.

별난 개는 아닙니다.

10대 조상쯤 위에 세파트가 있었나 싶은 믹스견으로 보이는데.

쉽게 말해 덩개.

그러나 모정은 명견이든 아니든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모자의 정이 보여 정겹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하고 그러네요.

오, 세파트가 아니고 셰퍼드군요.

암튼.

 

죽기 살기로 먹겠다고 대드는 새끼 여섯 마리.

이걸 느긋하게 기다리는 어미.

저렇게 젖을 빨리니 몸에 단지 가죽만 두른 듯 말라 있네요.

누구의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그래도 저 애미는 때가 되면 새끼를 내 보내고는 다시 돌아 보지 않습니다.

헤어졌다고 이산가족 상봉 신청 같은 것 절대 없습니다.

어느 시기까지는 정성을 다해 돌보지만 독립할 시기가 되어 떠나면 두 번 다시 미련을 두지 않죠.

새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어미의 품을 떠나면 다시 어미에게 돌아 오지도 의지하지도 않습니다.

 

반포지교(反哺之敎)라는 말이 있습니다.

까마귀는 자기 어미가 늙으면 먹이를 물어다 준다는 속담.

믿거나 말거나, 그냥 말 그대로 속담입니다.

 

그런데 사람 세상은 좀 다른 듯 하죠?

아니 우리나라가 유별나지 않은가 싶은데요.

이런 동물의 법칙이 잘 적용이 안 됩니다.

떠나 보내고 떠나는 게 쉽지 않은.

그러니 명절 때는 부모 유산 문제로 쌈박질하는 경우가 넘쳐나고, 유산을 놓고 다투는 소송이 엄청나다죠?

나야 받은 것도 없고 줄 것도 없어 이런 건 행복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우리나라 선교사들이 있는 선교지에서 보이는 풍경도 동물의 법칙이 잘 적용이 안 되는 듯 합니다.

어느 정도 키우다가 독립을 시키고 독립하면 서로 세상 속에서 각자 열심히 살면 되는 것인데, 뭔가 연결을 시켜서 서로에게 얻으려 하는 게 있지 않나 싶어요.

그러니 누구에게 배반 당했다 하고 누가 배반했다 하고.

애초에 기대가 없으면 배반 당할 일도 없는 것을.

 

그냥 정성을 다해 키워 떠날 때가 되면 세상 속으로 내 보내면 됩니다.

그 다음은 잘 알아서 하겠죠.

하지만 말은 쉬우나 그러나 그게...ㅠ

그런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