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늘 영어 성경 5장씩을 읽고 듣습니다.
그리고 태국 성경을 지루하지 않을만큼씩 필사를 하는데, 무슨 이유인지 손목에 무리가 와 요즘은 그게 힘드네요.
그래서 아픈 곳이 도지지 않을만큼 두 세절만 일단 쓰는 걸로 합니다.
오늘 읽은 영어 성경은 역대상 1 - 5장입니다.
누구 아무개는 영수, 철수, 바둑이, 민수의 아버지라는 게 주된 내용이라서 좀 흥미가 덜합니다.
영어로 쓰인 이름도 어려워 읽기가 쉽지 않으니 더 그렇죠.
그래도 간혹 유난히 눈에 들어 오는 귀절이 있었네요.
오늘 내 눈을 사로잡은 귀절은 역대상 2장 34 - 41절입니다.
세산(Sheshan)은 아들이 없고 딸뿐이라 그에게 야르하(Jarha)라 하는 애굽 종이 있으므로
세산이 딸을 그 종 야르하에게 주어 아내를 삼게 하였더니 그가 그로 말미암아 앗대를 낳고
앗대는 나단을 낳고 나단은 사밧을 낳고
사밧은 에블랄을 낳고 에블랄은 오벳을 낳고
오벳은 예후를 낳고 예후는 아사랴를 낳고
아사랴는 헬레스를 낳고 헬레스는 엘르아사를 낳고
엘르아사는 시스매를 낳고 시스매는 살룸을 낳고
살룸은 여가먀를 낳고 여가먀는 엘리사마를 낳았더라.
여기도 크게 보면 누가 누구를 낳고 시리즈인데, 34절에 야르하라는 인물에 눈이 멈췄습니다.
야르하.
이집트 출신 종이었답니다.
그 당시 종은 주인의 재산입니다.
사람이 아니라 가축과 같게 취급을 받는.
신명기에 종을 혹독하게 다루지 말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긴 하지만 종은 종입니다.
그의 주인은 세산.
세산에게는 딸만 있고 아들이 없었다고 나오네요.
영어 성경을 보면 외동딸은 아닌 듯 합니다만.
Sheshan had no sons--only daughters.
그런데 이 세산이 자기 딸 가운데 한 명을 종이었던 야르하에게 줍니다.
쉽게 말해 사위를 삼은 것이죠.
그냥 씨만 빌린 것인지 제대로 사위 대접을 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에게서 아들 앗대가 태어나고 후손이 이어져 성경에는 엘리사마까지 나옵니다.
야르하.
그가 언제 태어났고 언제 죽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종이 되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는 종의 신분이었지만 성실하게 주인을 위해 충성했기 때문에 주인 세산의 눈에 들었지 않았을까요?
요셉은 이름 자체로도 엄청나게 유명합니다.
그야말로 입지전적인 인물이지요.
귀한 집 자식으로 자라다가 형들의 미움을 사서 이집트에 종으로 팔려 갔지만 본인의 성실함과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마침내 이집트의 총리가 되는.
나는 야르하가 요셉만큼 유명한 사람은 못 되었지만 그만큼은 성실했다고 봅니다.
비록 이스라엘 사람이 아니라서 성경 속에서는 단 두 번만 이름이 거론됩니다.
그러나 그의 부인이 된 여자의 이름도 나오지 않지만 그의 자손들은 이름까지 새겨지며 하나님의 백성 속으로 들어가는 영광을 얻었지요.
남 아래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요셉 뿐만이 아니라 이 야르하를 눈 여겨 봐야 할 듯 합니다.
사람을 섬길 때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그런 궁금증을 야르하는 우리에게 던집니다.
특히 자신을 누구의 ‘종’이라 자처하는 사람들.
종이 누구의 ‘자녀’들을 섬기려 하지 않고 섬김을 받으려 하는 이 세대.
종이 주인를 어떻게 섬겨야 하는지 야르하에게 우리 한 번 물어 봅시다.
좋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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