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둘레길

[한국] 서울 둘레길 1코스(소요 . 불암산 코스 - 도봉산역에서 화랑대역까지)

정안군 2019. 4. 20. 06:31

 

 

 

 

 

 

 

 

 

 

 

아이 돌보미 하러 가는 중에 하루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하는 서울 둘레길을 위해.

 

충주에서 동서울 행 버스를 타고 내리고 강변역에서 지하철 2호선을 타고 가다 7호선으로 갈아 타고 종점 바로 전인 도봉산역까지.

 

충주에서 7시 30분 버스를 탔는데 목적지에 내리니 10시입니다.

 

버스도 한산, 2호선도 한산, 또 7호은 더 한산.

이게 평일 나다닐 수 있는 자의 행복입니다.

 

7호선을 타고 가다 보니 내가 탄 상향은 텅텅 비어 가는데 하행은 사람이 가득이네요.

시내 쪽으로 가는 사람은 바쁜 사람, 외곽으로 빠지는 사람은 나처럼 팔자 좋은 사람이겠죠.

좀 미안한 감도 듭니다.

그래도 공짜로 타는 지공파는 아직 아니니.

 

도봉산역 2번 출구로 나가면 바로 길 건너에 창포원이 있습니다.

입구에는 둘레길 안내 센터도 있구요.

둘레길 곳곳에 마련된 기념 도장을 찍으려면 센터에서 수첩을 받아야 한다고.

나하고는 관계가 없는 일입니다.

도장 받아 기념 메달을 받은 듯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습니다.

하긴 의미란 의미를 두면 의미니.

 

창포원 입구에는 모임을 준비한 사람들 모습이 보이고 소풍 나온 병아리 유치원생들도 많군요.

 

창포원의 창포는 단옷날 여인들이 머리를 감을 때 쓰는 그 창포가 맞나 봅니다.

아직 일러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만.

일부러 오긴 그래도 근처에사는 사람에게는 산책 장소로 좋겠더이다.

 

아무튼 난이도가 가장 높은 곳으로 되어 있는 둘레길 1코스를 출발합니다.

둘레길은 처음은 일반 도로 그리고 하천 도로를 따라 걷다가 소요산 둘레길로 이어지네요.

둘레길은 거의 그 소속 자치구의 무슨 길과 겹쳐져 있어요.

 

소요산 둘레길에서 만나는 길은 모두 소요산 정상 가는 길입니다.

멀리서 보는 소요산은 높진 않지만 대차 보입니다.

정상이 뾰쪽한 것이 성깔있는 모습이더이다.

올라 가보고 싶은 산입니다.

 

둘레길은 정상 가는 길과는 상관없이 동네 뒷산 분위기입니다.

꽃비가 내려 꽃길도 걷고 신록이 시작된 숲길을 걷노라니 너무 행복해집니다.

O happy day!

 

그런데 뒤에 오던 부부 이야기를 듣다가 깜딱 놀랍니다.

한 아주머니가 자기 며느리 흉을 정신없이 보다가 결론은 C8년.

그런 욕을 노출된 장소에서 하는 것도 그런데 대상이 자기 며느리라.

~~하기만 해 봐라.

하면서 말이 이어지니 남편이 서둘러 말을 막습니다.

주변 경치는 천국인데 마음은 지옥 속에 있습니다.

일체유심조인데.

모든 것은 마음 먹기 달렸지요.

마음 먹기 따라 세상은 천국일수도 지옥일 수도 있습니다.

저렇게 스스로 지옥을 만들어 사는 게 인간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내 마음의 결론입니다.

When They Go Low, We Go High.

저들이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있게 가자.

 

계속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지만 크게 험하지 않아 힘들지는 않습니다.

난이도 상은 할배들 기준인 듯.

 

가끔씩 전망이 좋은 곳도 나오는데 절정은 채석장 자리네요.

서울 시가지가 발 아래로 펼쳐집니다.

하긴 보여 봐야 아파트.

 

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도 바람 부는 갈대 숲을 지나도 결국은 아파트.

 

조금 더 가면 둘러 가는 길과 질러 가는 길로 나누어집니다.

돌아 가는 길은 철쭉 동산이라고.

나는 당연 질러 가는 길로.

별 의미도 없이 한 시간 이상을 산 옆구리에서 허비할 이유가 없죠.

게다가 지금은 철쭉철도 아니니.

 

완전히 산을 내려 와 당고개역이 있는 동네를 통과합니다.

역의 모습은 그럴듯하네요.

 

그런데 그 주변은 서울에 아직도 이런 동네가 남아 있나 싶을 정도의 마을입니다.

80년대 정도의 모습이 남아 있습니다.

그 당시의 모습을 보고 싶으면 찾아 가봐도 좋을 곳입니다.

 

당고개역이 있는 마을을 지나 다시 불암산 둘레길로 접어듭니다.

나무 사이로 언뜻 언뜻 보이는 불암산 정상도 꽤 멋져 보입니다.

소요산이나 불암산이나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어 암반이 많고 정상부는 바위네요.

바닥은 화강암이 부서져서 된 화강토라서 꽤 미끄럽습니다.

화강토를 마사토라고 하는데 이는 우리 말이 아니죠.

 

불암산.

최불암 아저씨의 이름도 이 불암산과 관련이 있다죠?

산은 멋진데 둘레길 풍경은 소요산 둘레길만 못하네요.

완전 흔한 야산 풍경입니다.

그래도 값을 한다고 한다고 깔닥고개가 있기는 한데 그곳을 지나면 철조망 사잇길로 이어지네요.

한 쪽은 한전 연수원, 다른 쪽은 태릉.

거기다 산악 자전거를 타는 인간까지 등장을 합니다.

좁은 등산로 비탈길을 자전거를 타고 내려 오면 어쩌자는 것인지.

하여간 별 이상한 친구도 많습니다.

 

길게 이어진 내리막 마지막은 백세문.

백세문 옆에는 안내문이.

둘레길을 다니시는 분들, 음주 고성방가로 지역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마시라.

 

거기서 대략 1 km 정도는 대로의 인도를 따라 이어집니다.

그게 화랑대역까지.

 

15 km 정도였는데 걸린 시간은 4시간 20분 정도.

시속 3 km 정도였나 봅니다.

이제 1 코스에서 7 코스까지는 이었고 마지막 남은 것이 8 코스 북한산 코스입니다.

 

좀 길어 한 번에는 힘들고 두 번 정도면 끝낼 수 있을 듯 한데, 그렇게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