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둘레길

[한국] 서울 둘레길 7코스(봉산 . 앵봉산 코스 - 가양역에서 구파발역까지)

정안군 2019. 4. 2. 14:37

 

 

 

 

 

 

 

 

 

 

 

 

 

 

 

 

 

 

 

 

바람이 많이 불던 날 늦은 시간.

다시 둘레길에 나섭니다.

이번은 둘레길 7코스.

 

한 번에 마무리하기는 좀 무리라 생각해서 일단 가양역에서 DMC역까지만 끊고, 적당한 날 나머지를 끝내기로 합니다.

 

짜투리 시간이 생긴 건 늦은 오후,

가양역에서 출발하여 가양대교를 걸어서 건넙니다.

한강 중간 쯤 가니 바람이 얼마나 쎈지 날아갈 것 같은 날이었어요.

보행자 도로를 걷는데 자전거를 타고 오는 사람도 여럿.

이래저래 좀 성가시더군요.

 

가양대교를 건너면 옛날 난지도 쓰레기장을 공원으로 꾸민 길로 이어집니다.

여기에 오면 바람은 잠잠.

걷기 좋은 길이 됩니다.

하지만 시궁창 냄새가 가끔씩 솔솔.

아무리 때 빼고 광내도 본색은 못 버리죠.

그래도 남쪽 방향이라서인지 온갖 꽃들이 핀 길은 속에 무엇을 담고 있던 좋더라구요.

월드컵 경기장 부근에서 길이 좀 오락가락합니다.

옛날 석유 파동이 있던 시절 석유를 비축하던 시설을 문화 시설로 만들었다는 곳을 경유하게 노선이 바뀌었네요.

월드컵 경기장을 지나면 개울을 따라 만든 도로로 둘레길이 이어집니다.

대충 걸으면 DMC 역으로 이어지는 길이 나오네요.

일단 거기서 끝습니다.

 

또 다른 날.

DMC역으로 돌아 와 나머지 구간을 잇습니다.

일단 개울 따라 이어지는 도로.

앞으로는 북한산의 모습이 좋고 옆으로는 막 피려는 벚꽃이 좋습니다.

증산 역 조금 못 가서 냇가 길을 벗어나 동네 안길로 들어서 길이 이어집니다.

중간에 내가 소속된 교회와 같은 교단 교회가 보이네요.

기독교 대한성결교회 천연교회.

이름대로 천연한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네요.

 

얼마간 걸으면 산길로 이어집니다.

일단 봉산 코스.

이름에서 보이듯 봉산은 옛날 봉화를 올리던 산이라 그런 이름이 붙었다 합니다.

낮은 산이라서 동네 뒷산 분위기입니다.

그래도 제법 가파른 산길.

모처럼 오르는 산길이라 힘이 듭니다.

 

산길이라고 해도 왕래가 많고 각종 운동 기구들이 많이 보여 깊은 산이란 느낌은 없습니다.

 

오르락 내리락 능선을 따라 가면 왼쪽은 고양시, 오른쪽은 서울 특별시이니 제대로 된 서울 경계입니다.

봉산 정산은 경치가 특별하네요.

북한산 그리고 청와대 뒷산인 북악산, 인왕산 그 밑으로 건물들로 빽빽하게 찬 은평구 일대의 모습이 펼쳐집니다.

장관이네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넉넉한 공간 하나도 없이 건물들로 차 있는 서울의 모습이 많이 답답합니다.

 

봉산을 내려 오면 앵봉산은 구름다리로 연결이 됩니다.

앵봉산 오르막 길 왼쪽은 서오릉이라서 철조망이 이어집니다.

전체적으로 봉산이 부드럽다면 앵봉산은 좀 거칩니다.

간혹 바위도 보이구요.

봉산은 사람도 많이 만났는데 앵봉산에서는 거의 없습니다.

차라리 분위기는 더 좋습니다.

 

앵봉산 정상은 이동 통신 기지국들이 차지하고 있네요.

전망이 아주 좋았을 곳인데.

거기서 조금 내려 오면 전망대가 나옵니다.

근처에 영화에서 봄직한 토치카도 몇 개 있구요.

기관총을 거치한 토치카에서 쏴재키면 특공대 몇 명이 우회하여 수류탄을 집어 넣어 폭파시키는 장면이 연상됩니다.

이런 시설은 이제 필요가 없는 시절이 오는 듯 합니다.

전망대에서는 서오릉과 고양의 넓은 들판이 시원스레 보입니다.

 

거기서 얼마 안가면 내리막.

내내 같이 한 은평 둘레길과도 헤어지고.

 

다시 인간의 세상으로 들어 옵니다.

새로 조성된 듯한 도시 시가지를 이리저리 구불구불 따라 걸으면 구파발역이 나옵니다.

옛날 파발 역이 잇었겠지만 지금은 말 대신 지하철이 그 역할을 대신하죠.

아무튼 오늘은 여기까지.

 

첫 날이 두 시간 정도.

둘째 날이 세 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모처럼 산길을 걸었더니 다리도 아프고 많이 피곤한데 집에 돌아가니 쌍딩이들은 그런 사정을 도대체 봐주지 않습니다.

젖 먹이고 놀아 주고 거기다 밤에 잠 투정 하느냐 잠도 안 자서 많이 피곤한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