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할 일이 없으니 매일 산에 간다.
가서 남산 위의 저 소나무 아래에서 세상을 내려다 본다.
미세먼지 영향으로 뿌옇기는 하지만 여기 올 무렵 치앙라이에 비하랴.
갈 곳이 없어서인지 평일에도 산에 오는 사람이 많다.
부부들도 많이 보이고.
아내도 요즘은 제법 잘 오른다.
요가 덕인가?
핀 꽃의 수가 점점 늘어가는 남산을 오르다 보면 이 노래가 절로 나온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 꽃, 살구 꽃, 아기 진달래.
흐드러지게 꽃이 핀 산수유 나무 사이로 아기 진달래가 있었다.
정말 아기 진달래다.
세상은 아직도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봄의 그 색깔을 나날이 더해간다.
그 중 노랑이 대세이다.
진화의 완성이 노랑색이라지?
이제 자가 격리가 하루 남았다.
풀린다 한들 생활이 크게 빠뀔 것 같진 않지만 일단 마음의 족쇠는 풀린다.
누굴 만날 때도 좀 당당해질 테고.
고비는 넘은 듯한 한국의 분위기에 비해 태국은 조이는 강도가 점점 세어진다.
타이항공 운항 정자에 모임 금지, 이동 금지 거기에 이름도 거창한 비상 조치 발령 등등.
이럴 줄은 예상을 못했지만 일찍 나온 것은 좋은 결정이었다.
한국이 신천지들의 난동에 확진자 수가 엄청나게 늘어갈 때 여기 저기 태국 사람들의 눈총을 받았지만 역시 태국과 한국은 지도층의 수준이 달랐다.
전 세계가 한국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 보고 있고 여기 저기 흩어져 살던 한국 사람들이 우리나라가 제일 안전하다고 들어 오는 걸 보면 으쓱해진다.
역시 난세에 영웅이 난다더니.
우리 대통령 만세다.
제대로 돌아 다니지도 못하는 나름 선진국들을 보면서 이렇게 남산이라도 자유롭게 다니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지.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코로나 때문에 관심도가 적지만 선거철이라고 여러 걸개가 걸려 있다.
그 중 가관인 것도 있는데.
아직도 중국인 입국 금지 타령을 하는 ‘니네 공화당’에, 불교 신자 국회의원을 영입하여 비례 1번을 준 기독 뭐시기 당은 종교 박해하는 정권이라고 써 놓았다.
이 기독 뭐시기 당의 팬이 치앙라이에 여럿 있는데 자칭 선교사인 그 양반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어찌 생각하면 포용력이 있는 당의 모습이겠지만 이 사람들은 그 쪽에 너그러운 사람들이 아니니. ㅎ
아무튼 세상은 이래 저래 재미진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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