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못 만나고 병원도 엄격히 규제를 받고 더 중요한 건 어디를 출입을 못 하니 갈 곳은 오로지 산.
산 없었으면 어쩔번. ㅠ
점점 심각해지는 태국 사정을 보니 일찍 온 건 너무나 잘한 결정이었다.
역시 요즘처럼 뒤숭숭해지면 내 나라 내 집이 쵝오.
치앙라이에 있을 때 심한 미세 먼지에 질렸는데 중국이 코로나 때문인지 먼지를 덜 뿜어 이 동네는 치앙라이에 비할 수 없이 좋다.
성질 급한 진달래는 일찍 꽃을 핀 애들도 있긴 하지만 남산 등산로의 주인공은 산수유와 생강나무 꽃이다.
둘 다 피는 시기가 비슷하고 꽃도 비슷해 언뜻 보면 구분이 힘들 수도 있지만 나무 줄기를 보면 쉽게 구분이 된다.
생강나무는 줄기가 미끈한데, 산수유는 줄기가 지저부리하다.
그리고 생강나무는 꽃 피고 나면 그 뒤는 별 볼 일 없지만 산수유는 그 빨간 열매로 다시 가을 색의 주인공이 된다.
가을에 열린 남산의 산수유 열매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따가는 사람이 있더니 요즘은 건드리는 사람조차 없어 그냥 그 자리에서 말라 비틀어지더라.
모든 게 흔한 세상이라 산수유 같은 건 모두에게 눈에 들어 오지 않는 모양이다.
무채색에서 조금씩 유채색으로 변해 가는 산의 모습을 보며 파스텔 풍으로 변할 봄 산이 기대가 된다.
아름다운 우리나라 강산.
그래서 좋다.
코로나가 아무리 난리를 쳐도 끝이 있을 테고 이제 나는 격리 기간이 대략 일주일 남았다.
하지만 격리 기간이 끝나 봐야 요즘과 별 차이는 없을 것 같은.
내 생활에 가장 중요한 부분인 충주 도서관이 계속 놀고 있다.
이게 제일 슬프다.
그래도 언젠가는 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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