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20 살이

[충주] 자가 격리 이틀째

정안군 2020. 3. 14. 16:40

 

 

 

한국에 오니 좋은 게 많다.

 

하나는 김이나 젓갈이 있고 콩나물을 먹어도 맛 있고 역시 신토불이라는 점.

 

또 하나는 쌀쌀하긴 하지만 맑은 공기 그리고 하늘.

중국이 코로나 때문에 공장을 멈춰 그렇다고 하던데 아무튼 그렇다.

오늘 올려다 본 하늘은 맑음 그 자체이다.

 

그런데 치앙라이 사정을 살피니 헉.

PM(미세먼지 지수)이 위험 수위라고.

매싸이는 600이 넘었고.

그곳에 사는 사람에게는 미안하지만 탈출하길 잘 했다.

 

또 하나는 등산화를 신고 등산을 할 수 있다는 것.

치앙라이에서 싼 맛에 골프장 잔디를 밟는 것도 좋지만 산에 오르기만 할까?

봄의 전령사인 생강나무는 노랗게 꽃을 피웠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직 겨울 빛이다.

그러나 나무 가지 끝을 보면 봄맞이 준비는 모두 끝냈다.

 

평일인데도 산에 온 사람들이 많았다.

(주말이었다. 세월 가는 걸 통 모르겠다는 ^^)

학교가 휴업이라 아이들을 데리고 온 사람도 많았고.

그런데 얼굴을 통째로 가린 아줌마들이야 원래 그렇다고 해도 코로나 예방용 마스크를 한 사람이 참 많았다.

산에서 마스크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고 싶어도 뭐 본인들이 그래야 안심이 된다면 할 수 없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는 우리나라가 사회주의 국가가 되는 걸 막는 마지막 기회라고 떠드는 집단이 있더라.

신앙이 기독교라는 사람도 이런 집단에 꽤 많은데.

이들은 독재 국가를 사회주의 국가라고 막 섞어서 말하는 듯 하던데 무식한 이들에게 이걸 구별할 능력은 없을 테니 그러니라 하자.

이들이 말하는 사회주의 국가는 전체적으로 통제를 한다.

그래서 식량도 배급, 기타 중요 물건도 배급.

요즘 시행하는 마스크 5부제도 이들에게는 사회주의라고 흉거리가 된다.

대만이 이런 식으로 통제해서 마스크 문제를 해결했는데 왜 우리나라는 이렇게 안 하느냐고 떠들던 이들이 바로 그들이었던 것은 덤이다.

 

얼마 전, 태국 방콕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서 태국 각지에 사는 교민들에게 마스크와 장갑을 무료로 공급해 주었다.

이런 정부가 이 세상에 또 있을까 싶었다.

 

우린 더 필요한 사람에게 양보하였는데, 많은 치앙라이 교민과 여행객이 받아 귀하게 사용하였다.

 

임원진에서 단체톡에 받아 간 명단을 공개했는데 궁금한 것이 있어 살펴 보았다.

 

뭐가 궁금했을까?

치앙라이에 자칭 선교사라는 사람이 한 명 있는데 이 사람은 유튜브에 우리나라가 아니 현 정부가 좌빨 정부라고 또 거룩한(?) 하나님의 종인 자칭 목사를 억압한다고 열심히 올려 수입을 잡는 중이라서 이 사람도 마스크를 받아 갔는지 찾아 본 것.

명단에 있을까 아님 더러워서 안 받았을까?

 

그런데 있었다.

자기와 자기 아내 그리고 자식들 것까지 알뜰하게 챙겨 갔다.

 

사회주의 국가를 지향하는 좌빨 정부에서 시행하는 정책의 수혜자가 되었던 것이다.

 

같은 치앙라이에 살면서 난 참 궁금했다.

이 자칭 선교사는 정말 자기 신념이 그래서 이런 활동을 열심히 할까 아님 해 보니 같은 생각을 하는 무리들의 열렬한 성원에 의해 장사가 되고 돈벌이가 되어 이렇게 나선 것인지.

뭘까?

내 결론은 내려졌지만 여기서 밝히지는 않겠다.

 

산 능선에 있는 벤치에 앉아 한참을 하늘을 보고 앉아 있었다.

증오심을 이용하여 돈을 벌면서 하나님을 전한다는 사람도 하늘 아래에 살고 사랑을 전하며 하나님의 이름을 영광스럽게 하는 사람도 하늘 아래 산다.

이도 저도 아닌 사람도 살고.

하지만 나는 남들이 어떻든 더럽게 살지는 말자고 생각해 본다.

 

유난히 오늘은 하늘이 맑고 푸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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