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20 살이

[충주] 계명지맥 맛보기

정안군 2020. 4. 12. 16:12

 

 

 

충주의 진산은 누가 뭐래도 계명산과 남산이다.

이 두 산은 계명지맥이라 하여 산경표에 등장하는 산줄기 위에 있다.

 

계명지맥이란?

계명지맥 (鷄鳴枝脈)은 백두대간 마역봉(마패봉) 동쪽 1.2km지점에서 북쪽으로 분기하여 지릅재, 북바위산(779m), 망대봉(730m), 대미산(680.8m), 발치, 남산(636.1m), 마지막재, 계명산(775m)을 지나 달천이 남한강에  합수하는 충주시 탄금대교 앞에서 부용지맥을 마주 보며 끝나는 도상거리 36.4km되는 산줄기로 달천의 좌측 분수령이 된다.

 

계명산에서 탄금대 쪽으로 이어지는 줄기 중 볼록 솟은 봉우리가 몇 개 있는데 이를 뒷목골산이라 하고 그 근처의 충주 사람들이 가볍게 오르는 산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지리지인 산경표에 의하면 오직 하나인 백두대간이 있고 그 가지가 정맥 또 그 가지가 지맥이 된다.

나는 대간을 따라 걷기도 중퇴를 한지라 지맥에는 별 관심이 없지만 미저 걷지 못한 뒷목골산을 지나는 지맥 구간은 걷고 싶었다.

그래서 걸어 보기로.

 

막은대미재까지 슬슬 걸어 오른다.

파스텔 풍으로 변해 가는 산 빛깔이 예쁘다.

막은대미재에서 몇 번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면 금릉배수지.

잠깐이다.

거기서 큰 길을 건너 좀 더 산길을 따라 걷고자 했으나 길이 없다.

나중에 걸은 사람들 기록을 보니 대충 우회로를 통해 탄금대까지 이용했더라.

 

요즘은 등산로나 산책로가 된 산길을 빼면 옛길은 거의 흔적도 없이 사라져 다니기가 어렵다.

가시나무로 이루어진 숲길은 잘 못 들어 가면 지옥행이다.

 

오는 도중에 선거 유세 차량을 만난다.

나는 이미 투표를 했으니 이제 남 일이다.

한 당은 수도권에서 쫄딱 망하게 생겼다고 난리를 떠는데 그 당 소속 후보는 우리 동네에서는 어떨지 모르겠다.

이제까지 두 번이나 해먹었으니 그만해도 좋으련만.

기저귀와 정치가는 자주 바꿔 줘야 좋다고 하던데.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을 꼽는 선거를 시작해서 이 번 국회의원 선거까지 한 번만 못하고 다 했다.

못 한 건 전두환 시절 신민당 돌풍 때.

그 때는 주소지였던 곳이 너무 멀어 도저히 갈 수가 없었는데 개표 방송을 들으면서 너무 미안하고 신났던 기억이 있다.

 

최근에 한 대통령 선거.

태국에 있을 때라서 치앙라이에서 방콕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서 했으니 그 땐 나도 할만큼 했다고 자부한다.

이 번도 그 때만큼이나 마음이 가볍다.

마지막까지 긴장해야 하겠지만 이런 건 이제 깨시민들은 다 아니 걱정 안 해도 된다.

 

오늘 짧은 구간이지만 지맥을 밟아 보니 길따라 대간을 걷던 때가 그리워지더라.

진고개에서 멈춘 대간 길, 다시 해 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