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자전거는 나하고 궁합이 잘 맞는다.
함께 어디를 가든 또 언제든 타기만 하면 아드레날린이 팡팡 솟는 듯 하다.
날이 화창하고 더위가 살짝 느껴지는 날인데 바람이 없으면 자전거 타기가 최고인 날이다.
오늘이 그랬다.
전에 같은 코스를 돌 때는 앞바람에 브레이크 패드가 림에 닿는 걸 모르고 달렸더니 꽤 힘들었는데 오늘은 패드도 조정하고 무엇보다도 바람이 없어 너무 즐거운 날이었다.
10여년 전에 같은 코스로 돌 때는 도로 여건이 그다지 좋지 않았는데 지금은 너무 좋아졌다.
노면도 잘 정비가 되었고 전용 자전거 도로도 별도로 만든 곳이 많이졌다.
무엇보다도 길이 깨끗하다.
언젠가 길에 쌓인 모래에 미끄러져 팔이 부러진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다.
유리조각이나 철사 같은 것도 없으니 펑크도 날 것 같지 않고.
확실히 우리나라는 모든 면에서 확실히 좋아졌다.
괜히 선진국이 아니라고.
그런데 좀 이상한 점이 있었다.
전에는 마주치는 사람이 있으면 서로 인사를 하고 지나곤 했는데 지금은 그런 사람을 만날 수가 없다.
자전거 타는 사람이 너무 많아져서 그런가?
살짝 고개를 숙여도 무반응이라서 먼저 인사하기가 좀 민망해졌다.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못 따라가는가?
아무튼 자전거를 새로 만나면서 잊고 지냈던 옛 사랑을 다시 찾았다.
지금 타는 자전거는 싸구리라도 재미는 카본 소재 고급 자전거에 못지 않다.
그리고 역시 신록 속을 자전거로 누비는 것이 자전거 타기 중에 최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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