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는 본래 구 시가지, 오래된 동네 뭐 이런 뜻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 와서 번역기로 돌린 ES(오래된 동네)가 어딘가 하고 찾으면 정확한 의미가 전달이 안 되어 답을 얻기가 어렵습니다.
여기가 오래된 동네인데 뭘 또 찾아 이런 반응?
그래서 동네 이름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찾아가기 쉬운데 오둔파자르(Odunpazari)가 정답입니다.
사실 ES는 그냥 나 같은 장기 거주자가 마음 편하게 지내기 좋은 도시이지 크게 구경거리가 있는 곳은 아닙니다.
그나마 뭐 하나 건질거리가 있다면 오둔파자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일단 오둔파자르에서 가장 높은 곳을 차지한 타시고(Tasigo) 호텔을 향하여.
제법 높은 위치에 있어서 아마도 우리처럼 걸어서 이 호텔에 가는 사람은 거의 없을 듯해요.
비록 여유가 있어 이 호텔에 숙박해도 우리 같은 뚜벅이들은 벌 받는 거나 진배없을.
높은 곳에 있으면 당연 좋은 전망.
ES는 분지 지형에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기가 막히게 이발한 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요즘은 보기 힘들어진 플라타너스 즉 양 버짐나무입니다.
이발 솜씨가 대단하네요.
여기도 봄이면 대기가 투명한 상태는 아닌 듯 시계가 아주 좋지는 않습니다.
고층건물이나 아파트는 보이지 않으니 아담한 모습이 그대로 전달됩니다.
호텔 테라스.
여기서 차 한 잔 마시면 평생 추억거리 정도는 아니어도 랭킹에는 들어갈 텐데 유감인지 다행인지 오픈 상태가 아니었어요.
이른 시간이었나 봅니다.
돈 굳었네요.
길가에 있는 오래된 집.
대문 아니 소문의 모습이 정겹습니다.
보기 드물게 남아 있는 옛 집.
이런 집들이 나는 좋은 데 거의 없었어요.
하긴 사는 사람은 좋아하지 않겠죠.
사실 전통 마을이라고 해도 크게 볼거리는 없었는데 이 사원이 없었더라면 그런 소리를 계속할 뻔했지요.
이 사원을 만나고 그런 소리가 쏙 들어갔습니다.
아름답고 예쁜 사원이 있었네요.
이름은 Kursunlu Cami ve Kulliyesi.
번역하면 쿠르슌루 사원과 부속 건물이겠습니다.
오스만 제국 시절 1517년부터 건축을 시작하여 1525년에 완공한 건물로 설계자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젬 알리(Acem Ali)일 것으로 추정한답니다.
쿠르슌루는 터키어로 납이란 뜻으로 이 사원의 지붕이 납으로 덮여 있어서 이런 이름이 되었다 하네요.
이런 때는 번역기.
돌려 보니 Kursunlu가 납이 맞네요.
입구 아치가 어디서 많이 본모습이지요?
스페인 어딘가의 건축물과 많이 닮았네요.
한 아저씨가 손과 발을 씻고 안에 들어가기에 나도 안을 좀 구경하려 했더니 바로 문을 닫아 버리더군요.
하긴 우상 숭배 금지의 교리에 따라 사원 안에는 별 건 없었을 거예요.
기둥은 다른 곳과 비슷하게 재활용된 듯합니다.
그리스 로마 신전이나 아님 그 전 시대의 신전에서 가져다가.
기둥머리 부분은 일부러 제거한 듯 거친 모습이 남아 있습니다.
정원이 한적하고 좋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천주교나 되어야 이런 정원을 가진 곳이 있지요.
아 기독교 예배당 중에서 말하는 겁니다.
불교 절은 이보다 더 훌륭한 곳이 넘치죠.
부속 건물은 도서관도 있고 전시관도 있었어요.
특히 이곳에서 난다는 해포석으로 만든 작품들이 진열되어 있어서 특별했습니다.
해포석은 점토 광물의 일종으로 담배 파이프를 만들면 명품이 되나 봅니다.
조선말 유길준도 일본에 갔을 때 이 해포석 파이프로 담배를 피웠다는 기록도 있더군요.
그 밖에도 여자들 목걸이 귀걸이 소재로 사용이 되었는데 가격이 얼마 하지 않았습니다.
전시 상태가 좀 허접해서 귀한 소재라는 것이 잘 전달이 안 되기도 했어요.
초딩이들이 소풍을 왔습니다.
일단 박물관 견학을 마치고 점심 식사 시간.
아이들이 내놓고 먹는 건 모두 빵입니다.
엄마들 준비하기 쉽겠더군요.
종류가 다양하긴 했지만 어쨌든 빵이니.
한 반 인원은 대략 15명 정도 되는 듯 보였고 아이들이 선생님 지도에 잘 따르더군요.
크게 소리를 내거나 거칠게 장난하는 아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들어갔다 나온 건물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들어갔는데 유료였습니다.
안내인이 뭐라 하기에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티켓.
10리라로 얼마 안 되는 돈이었지만 별로 볼 내용도 없어 보여서 바로 빠꾸,
그걸 모르고 잠시 기웃거렸는데 대개는 아타투르크에 대한 것이었어요.
이 동네와 그와의 관련 자료 뭐 그런 것인 듯.
조용한 정원 풍경.
동네 노인들 쉼터로 제격이겠더군요.
동네 골목에서 본 사원 입구.
사원 본 건물은 거창해도 입구 문은 절대 거창하지 않습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들어가라는 뜻이라죠?
사원에서 이어지는 골목길.
기념품 가게가 좀 있었으나 이른 시간이라서 이제 막 여는 상태였어요.
이걸로 오둔파자르 구경은 끝.
할 일이 크게 없으니 인터넷을 많이 검색하게 되는데 그중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역사적으로 중요했던 동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불과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곳이라서 팍 꽂혔습니다.
어머, 이런 곳은 꼭 가봐야 돼.
앱으로 버스 좌석 상태를 알아보니 일요일까지는 거의 매진 상태입니다.
그래서 월요일에 갔다 오기로 하고 시내버스 매표소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역시 구굴 맵의 위력.
옛날에는 어떻게 여행을 했을까?
아무리 론리플래닛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런 세세한 부분은 그때는 어려웠죠.
그러고 보니 론리플래닛이 요즘은 필요가 없겠군요.
처음 배낭여행에 나설 때만 해도 우리나라엔 정보가 아주 없어서 일본 정보를 찾아야 했고 론리가 빠질 수 없었는데 요즘은 뭐 하나 시시한 것도 검색만 하면 마데 인 코레아로 좍 나오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편한 세상이 나왔나요?
시내 중심가에 있는 카밀콕이라는 버스 회사 매표소입니다.
인터넷 앱 Obilet를 이용하여 사보려니 카드 결제가 계속 안 되어 조금은 아쉬웠지만 숙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매표소가 있어서 크게 어렵지 않았어요.
버스표를 구입하려면 여권이 반드시 필요하고요, 여권 속의 입국 도장도 찾아서 보여 달라고 하더군요.
그게 왜 필요한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카드 사용도 가능합니다.
아무튼 손쉽게 버스표를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메르케즈 투르(Merkez Yur)라는 시내 투어 전문점인데 비행기표는 물론이고 기차표도 살 수가 있나 봅니다.
이스탄불이나 앙카라 가는 고속철은 일주일 전에 구입을 해야 한다니 역 가기 싫은 사람은 이런 전문점을 찾아 가도 좋겠네요.
물론 몸이 편하면 돈이 좀 깨지겠죠.
곤돌라가 다녀 터키의 베니스라 불리게 되는 하천입니다.
이 하천변은 카페 거리.
워낙 예쁘고 화려한 카페가 많아 별다방은 별로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습니다.
어떻게 넘어갔는지 하천가 잔디밭에는 연인들이 누워 속삭이는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이슬람이 주 종교라고 해도 이 나라는 유럽의 다른 나라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천을 가로질러 여러 개의 다리가 놓여 있는데 모두 그 색이 다릅니다.
물론 다리가 예술적이거나 작품성이 뛰어나 보이진 않지만 여자분들은 자기 옷 색에 맞춰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좋겠더이다.
와이파이를 이용하려면 어느 곳은 그냥 패스워드를 알려 주는 곳이 있는가 하면 어느 곳은 국적과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전달되는 숫자로 확인을 해야 접속이 되는 곳도 있어요.
도대체 왜 이런 시스템을 만들었을까요?
외국인들이 이상한 정보를 올리지 못하기 위함이면 모든 매점이 전화번호를 입력하는 방법을 쓰던가.
남의 나라에서 손님으로 살려니 좀 이상한 게 조금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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