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 사항) RAT 결과받기
이제 내일이면 한국에 가는 비행기를 타야 한다.
그런데 그전에 해 놓을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PCR 검사나 신속항원검사(RAT) 중 하나를 선택하여 음성 확인을 받아야 한다.
PCR 검사보다야 RAT가 훨씬 싸니 제정신인 사람은 당연히 RAT이다.
그리고 시간도 적게 걸리고.
헝가리에서는 어떻게 받나 했더니 다음 사이트에 들어가 예약을 하고 가서 검사를 받으면 된다.
whitelab.hu
이 사이트에 들어가 RAT와 인적상황, 받을 시간, 장소를 선택하면 되는데 어스토리아(Astoria)가 가장 가까워 그리로 선택을 했다.
어스토리아 맥도널드 매장 근처에 있는 Whitelab이 들어 있는 건물.
주변은 번화가라 화려한데 여기만 완전 구닥다리이다.
과연 여기가 맞을까 싶은.
문도 열려 있지 않고 초인종을 누리면 열리거나 열어준다.
내가 아쉬워서 온 것인지 그냥 참아야지 별 수는 없다.
종이로 된 서류를 받고 싶다고 했더니 그건 1시간 후가 될지 자기도 잘 모르겠고 확실하게는 내일 오전 8시에 문을 여니 그때 오라고.
종이로 된 서류를 줄 마음이 없는 듯하다.
이메일로는 15분이면 된다고 하더니 정말 그렇게 왔다.
숙소 호텔에 와서 설치된 컴퓨터로 파일을 열어 보니 PDF 파일에 패스워드가 걸려 있었다.
순간 당황.
그런데 설명문을 잘 읽어 보니 패스워드는 9자인데 여권번호 끝에서 다섯 자리와 출생연도 끝자리 두 자리 그리고 월 두 자리를 입력하라고 되어 있었다.
그리하여
Negative가 선명한 종이 서류를 손에 넣게 되었고 이걸로 집에 갈 수 있게 되었다.
받고 나서 드는 생각이지만 이 검사는 그냥 형식인 듯했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사람도 아니고 나간다는 사람이니 그냥 네거티브를 찍어서 내 보내는.
아니 그리고 다른 나라들은 이런 형식이 전부 없어졌는데 우리는 아직도 하고 있지?
권한대행이신 무당 아제가 계속하라고 했는가.
자 그건 그렇고 이제 오늘이 온전이 남은 하루이니 미진한 구경거리가 있으면 나머지 공부하듯 해치우자.
우리 숙소에서 보이는 공동 주택 정원.
한 구역이 바깥으로 건물들이 이어지고 안에는 독립된 작은 공동 주택이 있는데 사방이 막혀 있지만 그런 느낌은 들지 않고 차분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가끔씩 할머니 모습만 보이지 다른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날마다 보던 풍경.
열흘 정도를 같은 공간에서 아침을 먹었다.
매일 비슷한 구성이지만 질리지는 않았는데 한국에서도 이렇게 매일 먹으면 얼마나 좋을까.
Jo reggelt.
헝가리 말로 굿모닝이라는데 그러고 보니 헝가리에 왔어도 아는 말은 하나도 없다.
이렇게 열흘 정도를 먹었다.
오른쪽이 내 아침 식사.
빵 토마토 그리고 오이는 이번 여행에서 거의 매일 먹다시피 했다.
호텔 조식에 오이가 나오는 곳이 투르키에만 있는 가 했더니 여기 헝가리도 나오더라.
마지막 숙제하러 여기에 왔다.
헝가리가 자랑하는 음악가 리스트 박물관.
안드라씨 대로 중간쯤에 있는데 여기도 여전히 입구는 작아서 그런 사정을 잘 모르면 찾기 힘들다.
이렇게 문은 굳게 닫혀 있어서 오늘은 개관하지 않는가 생각하게 만드는 이상한 나라.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한다.
나는 솔직히 리스트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다.
그냥 피아노를 잘 치는 사람인 줄만 아는데 여기를 보고 나면 그에 대한 지식이 많이 달라질까?
입장료는 2000 포린트에 한국어 해설을 신청하면 700포인트.
우리 돈 만원 정도 투자를 해야 한다.
자신들의 관문인 공항 이름을 이 사람으로 정한 나라.
시내에는 초대 왕 이슈트반의 이름이 곳곳에 있어 그걸로 공항 이름을 정할 듯하지만 그래도 이 음악가의 이름을 공항에 붙였다는 것에 찬사를 보낸다.
예술은 길고 칼의 힘의 짧다.
75세를 살았으니 그 당시로는 장수하셨다.
19세기 유명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자이자 지휘자이자 교사이자 등등.
사실 음악에는 별로 조회가 깊지 못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자리에 섰으니 한국어 해설을 꼼꼼히 들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한국인의 특징이 대충 넘어가는 것이라서 혹시 뭐라도 집어 갈까 염려하며 지키는 헝가리 아가씨에게 그런 인상을 남기면 안 될 것 같아.
음악 때문에 고등학교 입시에 결정적으로 낙방을 하고 그놈의 음악 때문에 조롱을 받았던 몸이라 사실 이런 것에 관심은 없고 또 리스트에 대해 안들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만은 오늘 들어온 한국 사람은 엄청나게 꼼꼼하게 챙기더라는 그런 인상을 받게 하고 싶었다.
나 애국자 맞죠?
해설을 들으면서 가끔씩 고개를 끄덕이고 가끔씩 가까이 다가가 보기도 하고 아무튼 관심 있는 척하느냐 많이 고생을 했다.
오늘 들은 것 중에 남은 것.
리스트는 헝가리 태생이지만 주로 독일어를 사용했고 프랑스를 사랑했으며 모차르트와 베토벤을 존경했노라 하는 것.
그래서 어쩌라고 하면 할 말은 없다.
RAT를 하고 나서 그래도 부다페스트에 왔다 가는데 이건 봐야 될 듯해서 아내를 데리고 성 이슈트반 대성당에 갔다.
나는 이미 보았지만 아내도 나머지 공부는 해야 되지 않겠어?
대성당에 갔는데 성당은 관심 없고 필이 꽂힌 곳은 아이스크림 가게.
마치 장미꽃처럼 아이스크림을 겹겹이 발라 주는 곳이다.
여기서 헝가리에 와서 최고로 많은 한국인을 만났다.
그중에는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세계수영 선수권 대회에 참석한 국가대표도 있었고.
한 선수는 얼굴이 타서 까맣다.
수영선수가 얼굴이 탄 것이 신기해서 그 이유를 물었더니 실내가 아니라 강이나 바다에서 수영을 하는 종목이란다.
이렇게 헝가리 부다페스트가 저물고 우리 이번 여행도 저물었다.
공항에 가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고 공항에서 나오는 사람은 슬픈 사람이라고 했는데 이제 우리가 슬픈 사람이 될 시간이 되었다.
하지만 다음은 다시 공항에 가는 행복한 사람이 될 시간이 있겠지.
이것으로 이번 투르키에와 헝가리 여행 기록을 끝낸다.
이제 카카오 블로그는 접고 네이버로 이사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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