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해에서 곤명 가는 버스>
1 월 15 일 월요일
날씨도 흐리고 안개가 끼어 스산한 느낌을 주는 아침이다...
일어나 터미널에 가서 곤명 가는 차 시간을 확인하니 9 시 30 분, 12 시 10 분이 있다...(차편은 더 있음... 고급 미니 버스도 있지만 너무 이르고 하나는 너무 늦다)
아들에게 물어보니 9 시 30 분 차로 가자고 한다...
통해 남쪽에 있는 秀山 (뒷산인데 몇몇 정자 같은 것이 있는 듯함)은 가차 없이 포기....(돌아오고 나니 아쉽다...)
호텔 식당에서 어제 아침과 비슷한 닭국물 국수(2 원)를 먹고 (물론 맛은 없었다.. T.T)
어쩌면 장거리 버스로는 마지막일 미니 버스에 오른다.... 여전히 담배들은 피워대고(의지의 중국인들 ^.^)
생각지 않게 玉溪까지 고속도로가 어어지나 했더니 역시 극과 극 체험이다...
아직은 공사중이라서 중간에 비포장 고갯길이 나온다...
밖의 날씨는 차고 먼지가 가득...
차 안에는 담배 연기 류쿠에서의 악몽이 살아나려고 한다...
다행히 얼마 안 되어 玉溪에 도착하고 (1 시간 15 분 정도) 몇 사람을 내려 주더니 고속도로에 오른다...
옥계라고 해서 우리나라 동해의 옥계 하고 지명이 같은 때문인지 (한자도 같나?) 깨끗한 자연을 생각했었는데 옥계 입구의 도시 풍경은 영화 매스 맥스의 한 장면 같다...
안으로 들어오면도 길도 번듯해지고 건물도 좋은 것들이 나타나지만 머물기는 싫은 도시이다... (그만큼 첫인상이 중요하지요... ^.^ )
옥계를 벗어나니 고속도로변은 유채꽃밭이라서 아름답고 생각보다 일찍(원래 4 시간 예상) 곤명에 도착한다 했더니 갑자기 차가 비명 소리를 내며 덜컹거리더니 퍼져버린다...
황당한 장면이다...
갓길에 대니 몇명은 정신없이 내리고 몇몇은 버스에 그대로 앉아 있지만 큰 소란은 없다....
운전사의 요구에 의해선지 내린 사람 몇몇이 버스를 밀어대다가 나머지도 내리라고 한다...
시동도 안걸리는 차를 사람들이 밀어 경사진 길을 오르니 내리막에선 쏜살같이 달려 인터체인지 밖으로 없어져 버린다...
승객들은 고속도로를 터덜터덜 걸어 톨게이트까지 나오고 운전사는 차를 살펴본 모양인데 어떻게 간단히 해결할 문제가 아닌 듯싶다...
승객의 핸드폰으로 한참을 통화하더니 (중국 후진국 아니에요.^.^) 뭐라 한다...
눈치가 다른 차가 올테니 기다리라는 것 같다...
날은 음산하고 쌀쌀해 목도리를 두르고 차 주위를 맴돌았다...
차안은 담배연기 때문에 도저히 앉아 있을 수가 없다...
그렇게 1 시간여 지나 우리가 탄 차보다 조금 작은 차가 와서 몇몇은 서서 출발을 할 수가 있었다...(차를 타기 위해 뛰어보기는 처음이었음) 고속도로이고 거리가 얼마 안 되어서인지 곧 곤명에 닿는다....
옥계 주변은 유채꽃이 만발해 있어서 그나마 좋은 기억이 될 듯했는데 예상치 못한 똥차 사건으로 그만 망치고 말았다.
하긴 계속 탄 것이 똥차들인데 마지막으로 탄 것이 그 지경이 되어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곤명에 들어와 버스가 선 것은 역 앞 터미널이 아니고 동부 뭐라고 쓰여 있는데 도무지 어딘지를 모르겠다...
한참을 지도를 들여다보니 대충은 알겠는데 버스는 어디서 타는지 모르지 알 수가 없어 택시를 타기로 한다...
三葉반점 앞에까지 바로 온다...(10 원) 호텔비는 예상 값은 118 원이었는데 99 원이란다...
진작 이곳에서 묵을 것 그랬다... 싸기도 하고 거기에다 아침 식권까지 ^.^
7 층의 방을 배정받아 올라가니 조금은 작지만 그런대로 만족할 만하다....(아니 황송하다... )
여자 종업원이 커튼을 걷어주니 햇살이 쫙 방안을 비춰주는 것이 너무 마음에 든다... (더 생각해 볼 것 없어요... 여행객이 2 명이면 이곳으로 가세요..)
곤호반점 밑 고향집이라는 중국 동포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설렁탕을 시켜 먹고 있는데 한 일행이 들어오더니 한 여자가 아는 체를 한다...
대리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소개해 준 사람이라고 자기소개를 하는데 나는 얼굴도 기억 못 하는데 눈썰미가 좋기도 하다...
육개장을 시키려고 하길래 그것은 맛이 없으니 설렁탕을 시켜서 먹으면 좋을 것이다 말을 해주니 나온 설렁탕을 맛보더니 좋단다... (육개장은 정말 맛없습니다... 설렁탕은 괜찮고) 맛이야 어디 가겠어 ^.^
그나저나 석림행 기차표는 어떻게 사야 하나 궁금해서 직접 역에 가보기로 한다...
와!!!! 중국은 벌써 귀성 전쟁이 시작되었는지 사람들이 엄청나다...
來天 石林票를 써서 안내를 하는 승무원에게 물어보니 역 왼쪽으로 가라 한다... 역시 다리 표 샀던 그 예매처인가?
더 가보니 석림, 대리, 옥계 등 뭐라고 써 놓은 것 같다. 더 가니 대리, 옥계행 표를 파는 곳이 있고 석림은 더 왼쪽으로 가란다...
더 가보니 역 건물 왼쪽 끝에 석림행 매표소가 있고 타는 곳도 따로 있었다...
아!!! 분명히 따로 있기는 있었구나.... T.T
역시 처음에 올 때에는 정신이 없어 못 찾아도 나중에 여유 있게 와서 찾아보면 찾아내게 되어있긴 하다...(사실 정보는 처음인 사람이 도움이 되게 해야 합니다...
경험자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처음 온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생소하니까...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도 기록을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한 건을 한 것 같아 흐뭇한 마음으로 호텔에 돌아 온다...
이제 저녁 시간...
가이드 북에 나오는 음식점에서 음식을 사 먹으려고 찾아갔는데 그런 음식점은 그곳에 없었다...(나중에 확인하니 책에 나온 위치 설명이 잘못되었음... 일본 책도 이런 실수가.@.@ 그러나 세계를 걷는 방법이라는 책이 일본 여행객들에게는 세계를 헤매는 법이라고 불리고 있으니 너무 믿지는 말자 ^^ )
그래... 그 먹자골목에 가서 그 야들야들한 오징어 꼬치나 사 먹자...
시내버스를 타고 몇 블록을 걸어가니 그 신나는 먹자골목...
오징어 꼬치(3 원) 볶은밥(3 원)을 먹으니 더 생각이 없다...
오징어 꼬치를 아들과 같이 7개나 먹으니 놀라서 웃는 종업원 여자...
맛있는 것도 더 있었지만 주문할 수가 있어야지 원.....
숙소에 돌아와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니 만사가 귀찮아진다.... (이렇게 뜨거운 물 팍팍 나오는 호텔은 다른 곳에서는 없었음) 하긴 피곤할 때도 되었지....
내일 석림 가려는 생각도 지워버린다...
내일 못 가면 모래 가고 모래도 가기 싫으면 그만 두면 되지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많이 꼬이는 곳이라서 꼭 가보아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없어졌다....
'중국 운남 2001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0) | 2005.04.19 |
---|---|
곤명에서 (0) | 2005.04.18 |
건수(建水)거쳐 통해(通海)까지 (0) | 2005.04.15 |
개구(箇舊)로 간다. (0) | 2005.04.13 |
하구에서 - 2 (0) | 2005.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