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SOLO)로

<다나 호텔 본관>

 

1 월 16 일(목)

족자로 직접 갈까 솔로를 거쳐서 갈까 고민을 하다가 시간도 여유가 있고 해서 솔로로 일단 가보기로 한다... 솔로로 가려면 일단 Ambarawa로 간 다음 거기서 Salatiga로 가서 솔로로 가면 된다고 되어있다... Ambarawa야 미니 버스를 타고 가면 되고(요금 1200  Rp - 모처럼 정확한 요금)

 

조그만 마을인 Ambarawa에 도착해서 Salatiga가는 버스를 타려고 길가에 있던 경찰관에게 물어보니 방금 출발했단다... 그래서 '나는 솔로로 가려고 합니다'라고 인도네시아어로 쓴 글씨를 보여주니 직접 솔로로 가는 버스를 잡아준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버스를 타니 또 3류 버스이다... 요금은 얼마나 되나 ?   사실 별 것도 아닌데 바가지 쓴다는 것이 기분이 좋질 않다... 10000 Rp를 주니 2000 Rp를 더 달란다.  

 

옆 사람들이 들리지 않게 조용히 말을 하는 것을 보니 좀 바가지를 씌우는 모양인데 뭐 외국인 요금이라 생각하고 더 주고만다... 버스를 타고 가다보면 벼리 별 사람들이 타고 내린다... 그중에는 잡상인들도 있고 기타를 들고 타서 노래를 부른 후 돈을 걷어 가는 청소년들도 있고, 기타가 없으면 환타병을 긁으며 노래하는 아이와 쇠조각으로 철거덕거리며 노래하는 꼬마 온갖 인간 만상들이 나타난다...   볼펜 장사는 왜그리 많은지... 2 시간 가까이 걸려 솔로에 도착한다... 뻬짝을 타고 Hotel dana로 향한다.  

 

도시는 세마랑보다는 훨씬 정리가 잘 된 느낌이다... 거리도 그렇고 건물들도 훨씬 차분하고...   솔로는 다른 도시에 비해 좀 품위가 있어보여 마음에 들기 시작한다... 역시 첫 인상이라는 것은 참 중요하다... 도착한 다나 호텔은 역사가 있는 호텔답게 옛 모습을 잘 간직한 호텔이었다... 하루 180000 Rp... 아쉽게 수영장은 없지만 중년 여인의 모습을 한 호텔이라 그냥 묵기로 한다.  

 

그러나 저러나 시원한 곳에 있다가 다시 내려오니 무척이나 덥다...  지도를 보고 환전할 은행을 찾아 BCA에 가니 1996년도 100 달라 지폐는 안받아 준단다... 또 시작된 100 달라 짜리 공포... 할 수 없이 50 달라 지폐 2 장을 환전하고 은행 앞에 있는 ATM에서 혹시나 하고 신용카드로 돈을 뽑아 본다... 어 !!! 되네...

 

이젠 살았다... 걱정 끝이다... 그 놈의 달라 공포에서 벗어난 순간이었다... 돈의 여유가 생겼으니 좀 이제 사람답게(?) 살기로 한다.   일단 아이스크림 집에서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호텔 근처의 Tio Ciu에서 점심은 먹는다... 인도네시아에 이놈의 중국 식당이 없었더라면 밥을 어떻게 해결했을까 ?  

 

<애용한 Tio Ciu>

 

좀 쉬다가 영화 구경을 가기로 한다... 한 건물에 영화방이 4 개인 복합몰인데 한 곳에서 헨리 포터를 하고 있었다... 시작이 4 시인데 옛날 우리 나라 영화관처럼 40 분 정도 지나서 시작한다...

 

4개 상영관 모두 정시에 시작하고 정시에 끝나는 곳은 거의 없었다... 영화값은 7000 Rp, 퍽 싸다... 시설도 왠만은 한데 에어콘 장치도 되어있어 그 가격에 이 정도면 더 이상 좋을 수 없겠다 생각한다... 하필 반바지 차림이라 모기 몇 마리에게 식사 제공을 해주며 영화를 보는데 영어를 알아들을 수 없고 더빙된 인도네시아 말은 더욱 모르니 감동이 반으로 준다...

 

그럭저럭 그림 감상을 하다가 나오니 아들이 "아빠 왜 영화 끝날 때 그 털보 아저씨에게 박수를 쳐주는 거에요" 하니 낸들 아나.... 얘야... 밥이나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