浮石寺(부석사)
平生未暇踏名區(평생미가답명구)
白首今登安養樓(백수금등안양루)
江山似畵東南列(강산사화동남열)
天地如萍日夜浮(천지여평일야부)
風塵萬事忽忽馬(풍진만사홀홀마)
宇宙一身泛泛鳧(우주일신범범부)
百年幾得看勝景(백년기득간승경)
歲月無情老丈夫(세월무정노장부)
평생에 여가 없어 이름
난 곳 못 왔더니.
백수가 된 오늘에야
안양루에 올랐구나.
그림 같은 강산은
동남으로 벌려있고.
천지는 부평 같아
밤낮으로 떠 있구나.
지나간 모든 일이
말 타고 달려온 듯.
우주 간에 내 한 몸이
오리마냥 헤엄치네.
백 년 동안 몇 번이나
이런 경치 구경할까.
세월은 무정하다
나는 벌써 늙어있네
김병연 (김삿갓)
영주 부석사에 갔었습니다. 부석사는 유홍준의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에 나오는 글처럼 무량수전에서 바라보는 백두대간 모습, 책의 표현대로 하면 사무치게 아름다운 그 모습이 압권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세상의 모든 시름은 올라오던 숲길에 모두 내던지고 겸허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산천의 모습은 어딘가 우리들을 숙연하게 만드는 아름다움이 있지요.
문뜩 정신을 차리고 안양루 안을 바라보면 여기에 왔었던 선인들이 글이 써 있는데 그 중 우리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사람이라 그런지 제일 가까운 곳에 또 그 중에서도 가장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이 김삿갓으로 알려진 김병연의 시입니다.
천천히 읽어내려가면 깊이를 알 수 없는 허전함과 나도 자연속의 아주 작은 부분이라는 것이 문뜩 떠오르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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