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꽃들이 봄임을 알리는 시절, 바로 호시절에 봄나들이 나섰습니다. 차안에서 한겨레21을 읽는데 팍 휘~~~~일이 꽂히는 글이 있더군요
'결국 여행이란 열고 나간 문과 닫고 들어온 문 사이의 시간과 길의 사연이다.
(중간 생략)
문을 열면 당신 앞에 길이 있다. 그리고 어디로든 떠나기 좋은 계절이다.'
그래서 영월로 갑니다.
영월에 가서부터가 아니라 집을 나서면서가 여행의 시작이라니까요.
충주에서 영월가는 길은 19번 국도을 따라 원주로 이어지는 길을 가다가 영덕 3거리에서 38번 국도를 타면 됩니다. 모두 4차선 길이라서 요즘처럼 빠른 세상살이에 잘 어울리는 길일지는 몰라도 중간에 있던 천등산 박달재의 전설은 사람들 머리에서 점차로 지워져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도 번호가 홀수는 우리나라 남북 방향, 짝수는 동서 방향인 것은 아시죠 ? 그래서 국도 1번은 목포에서 신의주까지, 2번은 목포에서 부산까지지요.
여담으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우리나라 국도 1번을 물어보면 서울, 부산이라고 대개가 말하더군요. 하지만 국도 번호는 일제 시대때 붙인 것이라서 한반도 전체 개념이라네요.
어쨌든 봄산은 진달래가 주인공이라서 마치 불이라도 난 듯 진달래 판이내요. 제천 외곽도로를 빠져나가 송학옆을 스치니 바로 영월입구군요. 1시간이나 채 걸렸나 ?
인터체인지를 나오니 머지 않은 곳에 청령포가 있습니다. 오늘은 봄날씨답지 않게 쌀쌀합니다. 역시 평일 관광지에는 노인들의 주인공인듯 많은 노인들이 와있구요.
황포 돛단배를 흉내낸듯한 나룻배가 우리를 강건너로 데려다 줍니다. 자갈밭을 조금 걸으면 안내판이 나오지요.
이곳의 사연이야 잘 아실테고. 그런데 단종이 실제로는 이곳에서 두 달 밖에 머무르지 않았더군요.
물론 본인에게 두 달은 20년 같은 세월이었겠지만 저에게는 의외였습니다. 더 많은 시간을 이곳에서 있었는 줄 알았거든요.
다시 강 건너로 돌아와 비를 유심히 보는데....
옥에 티군요. "아름다운 천년에 숲"이 "아름다운 천년의 숲"이 되어야 되겠더라구요.
한글을 더 사랑하는 마음을 갖기 바랍니다. 산림청, 생명의 숲 국민운동, 유한 킴벌리 - 알았지요 ?
중학교 때인지 고등학교 때 교과서였든지는 기억에는 없지만 어쨌든 그때 쯤 배운 시조가 화장실 앞에 있군요. 금부도사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서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고 돌아가다가 지은 시조라죠. 하기 싫은 일은 억지로 하면 병나는데 아마 집에 돌아가서 몇 일 앓아 누웠을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저에게는 지네들 왕 자리 따먹기일 뿐이지만 그 당시 유교 사상에 젖은 사람들에는 하늘이 무너질 일이었겠지요.
왕방현과 엄흥도가 단종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역사에 엑스트라 역을 담당하는 것은 확실합니다.
청령포 화장실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치려고 합니다. 화장실은 그냥 화장실로 그치면 좋은데 무엇인가 생각하게 해주면 좋을까요 ?
아마도 할일이 많지 않은 화장실 긴 작업 때 무엇을 버릴까 생각하면 덜 심심할까봐 해주는 배려인듯 합니다.
껄껄껄 ㄲㄲㄲㄲㄲㄲ
사실 화장실에서 버려야 되는 것은 똥이나 오줌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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