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저씨는 누구일까요?
.............
답은 내가 얼빠진 짓을 한 뒤 나름 나를 도와 주었던 사람입니다.
얼빠진 짓이 무엇이냐구요?
이야기가 좀 긴데...
또바 호수의 뚝뚝 마을에서 10일을 넘기자 한계가 오더라구요.
사진도 찍고 싶은 거 다 찍었고 보고 싶은 것도 다 봤고 하고 싶은 것도 다해서.
그래서 브라스따기로 이동하기로 했는데.
한 번에 다 이동해도 별 문제는 없는데 중간에 있는 마을 시안타르(PEMATANG SIANTAR)가 눈에 들어 오더라구요.
우리나라 인터넷에는 시안타르로 나오는데 시안따 정도로 현지인은 말하더군요.
당근 앞의 P 머시기는 생략하고.
이 시안타르는 중국인 마을이래요.
아마도 식민지 시대에 플란테이션을 경영하기 위해 철도를 놓았을 때 같이 유입된 사람들이 아닌가 싶은데.
중국인이 산다............
그러면 음식이 좀 괜찮을 것 같은 생각이..
해서 시안타르에서 일박이나 좋으면 이박을 하고 브라스따기로 가기로 하고 도착했는데...
그 동네 사정은 다음에 하기로 하고..
하여튼 시안타르에서 하룻밤을 자고 브라스따기를 가기 위한 도시 카반자헤(KABANJAHE)가는 미니 버스를 타려고 숙소 옆에 있는 인도네시아 은행 건물 모퉁이에서 미니 버스인 앵콧을 타고 버스 터미널까지는 잘 왔다는 말씀.
한참을 돌고 돌아서 제대로 가긴 가는가 하다가 터미널에 도착하니 여행기에서 본 세파단 버스가 기다리고 있으니..
아!!!
제대로 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그래서 앵콧에서 내리자 마자 일단 세파단 버스를 찍는데 그 회사에 소속된 아자씨도 같이 찍혔다는..
사진기를 본 이 아자씨가 옆에 있던 아자씨들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해서 찍은 것이 바로 아래에 있는 요놈.
이 사진을 찍고 나서 이 아찌들에게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있는데 가지고 다니던 트렁크를 차 위에 올리고 난 뒤 집사람 왈..
"당신 컴퓨터 어디 있어요?"
"어??????????"
이런 이런 그만 그 앵콧에다가 노트북 컴퓨터를 놓고 그냥 내 몸뚱아리만 내린 것..
그 때서야 정신이 들어 주변을 살펴보니 그 앵콧은 어디론가 사라진 뒤.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고 이유를 물어서 이 사정을 맨 위 사진 아자씨에게 말하니 같이 찾아 보자고.
해서 버스들이 모여 있는 한 곳을 데리고 갔는데..
버스를 오해했던지 그런 버스가 아니었다.
결국은 근처 경찰서에 신고를 하러 가는데 그 아자씨가 같이 동행을 해 주었다.
조금 떨어진 경찰서에 가니 마당에는 서장 훈시 중이었는지 경찰들이 마당에 줄을 서서 있었고.
조금 기다리니 훈시는 끝나고 서장인 듯한 사람이 무슨 일이냐고.
사정을 말해주니 담당을 정해주고 또 그 사람은 다른 사람을 해서 한 젊은 경찰에게 내가 배당이 되었다.
해서 이 버스 회사 아자씨는 자기 일터로 돌아가고 그 때부터 이 경찰관과 동행이 시작된다.
이 경찰은 영어가 안 되어서 다른 한 명이 보조로 붙어서 회사 아자씨에게 들은 정보대로 앵콧이 모이는 곳으로 경찰차를 타고 일단 이동을 한다.
가면서 나에게 여러 가지를 묻는데 제대로 아는 것이 없다.
버스는 무슨 색깔?
운전기사는 얼굴을 보면 알겠남?
사실 앵콧이 노선이 정해져있고 그 노선에 따라 색깔이 다르다는 것을 그 당시 처음 알았다.
그리고 하필 우리가 탔던 앵콧은 운전사 옆자리에 한 아주머니만 있었고 뒤에는 아무도 없었던 것..
누구래도 있었더라면 우리가 짐을 놓고 내리는 것을 알려 주었을 텐데..
그러면서 또바 숙소에서 보았던 한 영화가 생각이 났다.
한 사실이 있기 까지 많은 것들이 겹쳐지고 해서 그 장면이 벌어진다는 거...
앵콧에서 내리기 전 사진기와 노트북을 손에 쥐고 있다가 노트북을 빈 자리에 놓으면서 혹시 놓고 내리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가기도 했다는 거..
벼리 별 생각이 머리 속에 어지러웠다.
일단 인도네시아 은행 근처에서 터미널로 이동했다는 유일한 증거만 가지고 그 노선 앵콧이 모여드는 곳에 경찰 트럭을 타고 가긴 갔는데 그곳의 기사들은 뭐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는 표정 뿐..
좀 안타까워 하는 표정도 있긴 했지만 그거 찾을 수 있겠어 하는 표정들이 더 강했다.
한 대 한 대 들어 오는 앵콧들을 보면서 찾아 보라고 하는데 생각나는 것이란 음악이 인도 풍이었다는 거하고 뒤에 스피커가 양 쪽으로 있었고 뒷통수만 본 운전사 얼굴 색이 검었다는 것 뿐..
영 글렀다는 생각이 들면서 여기에서 누군지 모르는 사람에게 좋은 일 한 셈치자 하는 생각이 들고 조금씩 마음이 정리가 된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경찰에게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했더니 솔직히 말하면 찾기 힘들겠다고..
그래서 그냥 단념하고 집사람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자고 하니 경찰관 두 명은 바로 OK..
이렇게 해서 컴퓨터 소유권이 나에게서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는 누군가에게 넘어갔다.
그런데 그 동안 찍었던 사진들을 그 컴퓨터에다 모두 저장을 해 놓았는데 그 소유권도 넘어 갔던 것.
지난 여름 끄라비에 사진기 없이 가서 안타까웠던 생각에 이번 집사람과 같이 다시 가서 무지 많은 사진을 찍었고 괜찮은 놈도 많이 있었는데 그것도...
또 또바에서 찍었던 결혼식 장면, 그리고 교회에서 예배보던 사진과 여기 저기 다니면서 찍었던 것들이 모두 사라졌다.
어쨌든 버스 터미널로 돌아오니 집사람이 찾았냐고.
못 찾았다고 했더니 집사람이 여기 하루 더 묵으면서 찾아 보자고.
여기가 일본이나 유럽이라면 나도 그러겠다... 허나 여기는 인도네시아야...
이렇게 말하면서 나도 어찌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안다.
물론 집사람도 그렇기는 하겠지.
집사람은 화가 나서 경찰에게도 화풀이 또 회사 아자씨에게도 화풀이를..
해서 내가 집사람이 화가 많이 나서 그런다고 대신 사과를 하니 모두들 이해한단다.
고맙다는 인사를 나누고 경찰은 돌아 가고.
찻집에 앉아서 허망한 마음을 달래는데 집사람이 경찰서에 가서 다시 한 번 알아보겠단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겠다고.
그러라고 했다.
한 시간 쯤 후에 돌아 왔는데 한 경찰 간부에게 찾아 주면 1,000,000Rp를 준다고 하니 수퍼맨이라는 그 간부 눈에서 빛이 반짝 하더라나?
무려 백만이니 눈이 반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자기가 수퍼맨이니 믿어보라고 했다나.
내일 오후에 전화를 주면 그 때 연락을 주겠노라고..
우리는 브라스따기로 이동을 하고 거기에서 전화를 해 만약 찾았다면 다시 돌아오기로 하는데...
결론은 꽝이었다는 거..
그래서 전날 또바를 나오면서 찍어던 사진 몇 장이 또바의 전부가 되어 버렸고 끄라비는 다시 내 기억속의 그림으로만 되어 버렸다.
그리고 또바 호수가의 뚝뚝 마을의 풍경도 함께....
그래도 여권이 든 가방이 아니고 더군다나 아들에게서 빌려온 카메라 가방은 안 잃어버렸으니 얼마나 다행이냐고 마음을 달래기는 하지만...
아쉽고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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