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인도네시아 태국여행기/인도네시아 수마트라 2010 여행

두리안 알레르기

정안군 2010. 2. 5. 10:00

두리안처럼 호불호가 분명한 과일이 있을까요?

 

이는 우리나라 사람뿐만 아니라 현지인에게도 마찬가지더군요.

 

이놈이 두리안입니다.

 

 

그 중 한 놈을 잡아서 빠랑(Parang)이라는 좀 무식하게 생긴 칼로 결따라 쪼개면 이렇게 됩니다.

 

그런데 흉내내지 마세요..

 

초보자가 하기에는 너무 힘들답니다.

  

 

이참에 두리안에 대해 공부를 좀 해볼까요?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면

 

두리안(durian)은 아욱과의 상록교목과 그 열매이다. 생물학적으로 서른 종이 구분되어 있으며 모두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이고, 최소 아홉 종이 식용 열매를 맺는다. 봄박스 과에 속하는 한 종(durio zibethinus)의 열매가 전 세계의 시장에서 찾아볼 수 있는 두리안이며, 다른 종의 열매들은 원산지 지역에서 구할 수 있다. 두리안 열매의 특징으로는 크기와 매우 독특하여 유일무이한 향, 수많은 가시로 뒤덮인 껍질 등이 꼽힌다. 이름은 말레이시아어로 '가시'를 뜻하는 두리(duri)에서 왔다.


열매는 지름 약 30 센티미터에서 40 센티미터 크기까지 자라며, 무게는 보통 1에서 5 킬로그램 정도이다. 모양은 타원형에서 원형, 껍질의 빛깔은 녹색에서 갈색, 속살은 노르스름한 흰색에서 붉은색에 이르기까지 종에 따라 다양하다. 딱딱한 껍질이 날카로운 가시로 뒤덮여 있고, 커스터드와 비슷한 속이 식용으로 쓰이는데 매우 강한 향을 풍긴다. 어떤 이들은 이것이 향기롭다고 여기는 반면, 강렬하고 불쾌하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열매의 씨 또한 삶거나, 말리거나, 튀기거나, 구워서 먹는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타이 남부 등에서 심고 있다. 잎은 긴 타원형으로 잎끝이 뾰족하고 잎 밑은 둥글며, 꽃은 황록색을 띤다. 나무의 생김새가 느릅나무와 비슷하다. 열매는 둥그렇고 지름이 15~20㎝ 정도이다. 열매의 겉껍질은 단단하고 거친 가시로 덮여 있으며, 그 안은 5개의 타원형 방으로 나누어졌는데 방마다 크림 빛이 도는 커스터드와 같은 과육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열매 살 안에는 밤 크기만 한 씨가 1~5개씩 묻혀 있다. 과육을 먹을 수 있고 씨는 구워서 먹는다. 잘 익은 열매는 많은 동물들이 먹는다. 두리안은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지니는 동시에 림버거 치즈와 비슷한 코를 찌르는 냄새가 난다. 미국에서는 이 열매를 수출하기도 한다.


 

1856년, 영국의 자연학자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는 두리안의 맛에 대해서 이렇게 적었다.

 

"아몬드로 향을 낸 진한 커스터드라고 하는 것이 가장 가깝겠지만, 크림치즈와 양파 소스 그리고 셰리 와인 및 기타 서로 안 어울리는 음식물을 떠올리게 만드는 향이 간혹 나기도 한다. 과육에는 끈적끈적하고 부드러운 것이 있는데 이것이 진미라고 할 만하다."

월리스는 "익은 과일의 냄새는 분명 처음엔 불쾌할 것이다"라고 주의를 주고 있다. 서양인들의 더 최근에 나온 설명들이 더 생생할 수도 있는데, 영국의 소설가 앤서니 버제스가 두리안을 먹는 것을 두고 "바닐라 커스터드를 변소에서 먹는 것 같다"고 말한 것은 유명하다.

 

기행문 작가이자 요리 평론가인 리처드 스털링은 이렇게 말했다.

 

그것의 향을 가장 정확하게 묘사하자면, 돼지 똥과 테레빈유와 양파를 체육관용 양말에 넣고 뒤섞었다고 하겠다. 몇 야드 떨어진 곳에서도 그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산지에서 대단히 인기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의 생과일은 동남아시아의 호텔이나 지하철, 공항, 심지어 대중교통 등의 시설에서도 반입이 금지되어 있다.

 

좀 어려운 용어도 있네요.

 

하지만 동남아시아 여행을 오래 한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복잡하게 설명을 안 해도 그 맛과 멋을 알지요.

 

오!!!

 

그것이 사람이 먹는 음식이냐고 반색하시는 분도 있군요.

 

뭐 그럴 수도 있을 겁니다.

 

사실 현지에서도 두리안은 과일의 황제다운 대접을 받지 못하더군요.

 

브라스따기 과일 시장 안에도 냄새 때문에 들어오질 못해 길가에서 그냥 팔리고 있답니다.

 

그건 황제다움과는 거리가 멀지요.

 

저도 광팬은 아닙니다.

 

하지만 집사람은 저와 다른 급이라서 이번 여행의 주제를 두리안으로 삼을 정도였답니다.

 

두리안 원 없이 먹기.

 

집사람이 있던 말레이시아에도 두리안은 있는데 두리안 속성 상 잘 숙성된 것을 KL 대형 마트에서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가끔 길거리에서 파는 모양인데 그것도 날이면 날마다 나오는 것이 아니라서 좀 아쉬웠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수마트라 메단 공항에 도착해서 파라팟으로 이동하는데 길가에 팔려고 내놓은 두리안을 보더니 환호성을....

 

지난여름에도 그랬던데 이번에도 두리안 시즌이더라고요.

 

나중에 안 사실인데 두리안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산이 최고랍니다.

 

그 중에서도 메단 두리안은 자카르타에서 주름을 잡는다고 하네요.

 

말레이시아 페낭에도 유명한 두리안이 있던데 그 동네가 인도네시아와 가깝지요.

 

하지만 이 동네는 시즌이 아니면 구경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수입을 한다든지 멀리 남 동네에서 가져다 파는 것이 안 되거든요.

 

하여튼 인도네시아에 도착한 그 이후는 두리안과 함께 살았답니다.

 

그런데 일단 뚝뚝 마을에 들어가니 마음이 그렇게 편하지가 않더군요.

 

그 동네도 두리안 나무도 있고 시즌인 것은 맞는데 가격이 선착장 시장 가격의 4배에서 5배 정도는 더 비싸게 팔거든요.

 

뭐 그래봐야 우리나라 돈으로 하면 얼마 안 되지만 여행하다보면 그게 그렇지 않거든요.

 

해서 호수 건너 선착장 근처에서 벌어지는 장날에 배타고 장 구경 나와서 두리안을 일단 먹고 그리고 한 덩어리는 가지고 호텔로 돌아오는 것이 일상이 되었죠.

 

처음에는 또목(Tomok)에 가서 사왔는데 거리가 제법 되어 동네 청년의 오토바이를 얻어 타고 다녀오니 사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결과가 되니 그것도 좀 그렇더군요.

 

해서 왕복 뱃삯 14,000Rp를 내고 바람도 쐬고 두리안 갈증도 처리하는 일석이조, 꿩 먹고 알 먹고 뭐 이런 시리즈가 되었던 거죠.

 

거의 아침식사를 두리안으로 대신할 때도 있었답니다.

 

그런데 사단이 벌어졌습니다.

 

일주일 쯤 되었나 반응이 왔습니다.

 

밤에 자는데 발이 몹시 가려워서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개미의 장난인가 해서 이불을 들쳐보면 아무것도 없고.

 

그러더니 귀 둘레에 조그만 돌기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모기가 물은 것인지 개미의 짓인지 알 수가 없었답니다.

 

뭐 모기와 개미는 호텔 주변에 널려 있었으니 그 놈들에게 원인을 묻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죠.

 

가려워서 한 일주일 고생을 했어요.

 

그러다가 시안타르로 이동할 때 쯤 집사람의 몸에도 이상 반응이 왔습니다.

 

나와 마찬가지로 팔과 다리에 뭐에 물린 것처럼 삐져나오기 시작했지요.

 

현지인 여러 사람에게 물어 봤더니 두리안 알레르기라고 하더군요.

 

매일 아침저녁으로 한 통씩 먹었다고 하면 엄청나게 놀랍니다.

 

두리안은 열이 있는 것이라서 많이 먹으면 열꽃이 생긴대요.

 

이것이 팔에 생긴 두리안 알레르기랍니다.

 

허벅지 쪽도 있는데 인터넷에서 외설 시비에 걸릴까봐 그 부분은 자체 검열 상 올리지 않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두리안과 망고스틴을 함께 사가는 것을 보면 그것도 함께 먹으면 안 된다고 말해주는 사람도 있었는데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정말 용감한 짓을 했던 것이죠.

 

시안타르에서 두리안 알레르기를 잠재우는 약을 먹은 뒤 진정되기는 했는데 지금도 열꽃이 생긴 부분이 가려울 때도 있어요.

 

뭐 지금은 두리안을 먹을 수도 없으니 이제 가라앉는 일만 남아 있겠지만 이번 여행의 동반자였던 두리안은 이래저래 잊을 수가 없는 추억이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