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권유에 의해 사진 설명을 아래로 옮깁니다.
그게 낫나요?
이제 그리운 귀주는 이별이네요.
오늘부터 무대를 廣西 壯족 자치구로 옮깁니다.
이 동네 여행기는 넘쳐나지만 그래도 새로운 면이 있으려니 하고 그냥 계속 갈게요.
오늘도 좋은 하루가 되시길 빕니다.
2010년 8월 10일 화요일
한 방에 廣西 壯族 자치구 陽朔까지 와버렸다.
三江 쯤에서 끊으려고 했는데 중간에 연결편이 확실히 되는 바람에.
어젯밤을 시원한 에어컨 덕에 포근하게 잘 자고(여기도 솜이불) 아침에 방에서 나와 보니 사방이 뿌옇다.
오늘도 무지 더울 듯.
방 밖에는 전등이 켜져 있었는데 어젯밤 온 마을 벌레는 여기 집합을 했었는지 엄청 났었다.
매미, 풍뎅이, 잠자리 그리고 이름 모를 놈들.
그 가운데에서 풍뎅이는 참 반가웠다.
어릴 적 우리가 못 된 짓을 많이 했는데.
목을 세 바퀴 정도 돌리고 나서 뒤집어 놓으면 정신없이 도는데 어느 놈이 더 오래 도나 시합 같은 것.
그 수난에 요즘은 풍뎅이가 자취를 감추었는지도.
黎平에서 三江 가는 버스가 6시 20분에 있고 여기까지 2시간 30분 걸리니 8시 50분 쯤 도착할거고.
뭐 이런 계산을 했었다.
해서 호텔에서 제공하는 속 없는 빵과 죽 한 그릇으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슬슬 나가니 8시 20분쯤이었는데 차가 벌써 와있더라는.
괜히 집사람에게 차 시간도 모른다고 실없는 사람이 되어 버린다.
차가 에어컨도 있고 이제까지 타던 차보다는 좋아 보여 地坪 쯤에서 한 번 내려 風水橋를 보고 가려는 계획은 그냥 취소.
모처럼 에어컨이 나오는 차를 타니 눈물이 날려고 한다.
이런~~~
며칠 사이에 촌놈이 다 되었다.
차비는 35원.
그렇다면 3시간 반 정도 걸리려나?
두고 볼 일이다.
벨기에에서 온 노인네 일행과 같이 차를 탔다.
벨기에 노인네만 아니고 동족 할머니가 탔는데 민족 의상을 입고 있었다.
여기 와서 관광지가 아니고 소수 민족이 자기네들 의상을 평상 옷으로 입고 다니는 것을 처음 본다.
어제 계단 논이 아름다웠던 그 산 기슭을 따라 길이 이어져 한참을 오른다.
굽이굽이 돌 때마다 계단 논이 참으로 아름답다.
사실 이 논을 만들기까지 그들의 사연이야 눈물겨운 것이겠지만.
산 위에서 보는 肇興은 완연한 분지이다.
그래서 그렇게 더웠나 보다.
고개 정상부에서 내려가는 길도 길옆으로 엄청 난 계단 논이 이어지고.
그 길이 참 아름답다.
가끔식 작은 동네가 나오는데 길가에 앉아 있는 사람 중에도 민족 의상을 입고 있는 아줌마들이 자주 보인다.
둥그렇게 말아올린 머리는 비슷한 것 같지만 의상과 같이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고.
이 아줌마가 우리 버스에 타더니 내 옆으로 온다.
몰카 한 장.
이 아줌마는 할머니가 되어 딸이 막 난 아들을 안고 가는 모양이다.
얼마나 예뻐하는지.
도중 龍額이라는 조그만 마을을 지나는데 그 마을의 모습이 예쁘다.
꽃다리 花橋도 있고 전통 가옥과 고루까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동족 전통 옷을 입은 할머니 아주머니들의 모습이 많이 보여 아직도 전통이 많이 살아있음을 본다.
전통이 많이 살아 있다고 하는 것은 우리 시각으로는 이들의 생활 수준은 형편없다는 거.
그래도 이런 모습이 10년 전 운남 여행을 할 때 생각이 나서 정겹다.
그런데 이 마을을 벗어나자 이 동네에서 나온 것 같은 쓰레기차가 쓰레기를 강가에 그냥 쏟아 붓고 있었다.
그러니 그 아래로는 비닐과 온갖 쓰레기가 강의 흐름이 막히는 곳마다 수북이 쌓여 있으니.
아름다운 강산에 아름답지 못한 모습이다.
간간히 예쁜 마을이 지나가는데 곡선 부분이 많아 차창으로 사진을 찍기가 어렵다.
그냥 머릿속에 담아두는 수밖에.
강은 그렇게 모든 쓰레기를 받아 깨끗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현역으로 활동하는 물레방아가 힘차게 돌며 논에 물을 대고 있었다.
물레방아가 현역으로 활동하는 마을이라.
사실 기대했던 地坪은 별 볼 일 없는 마을이었다.
여기서 잠깐 내리기로 한 결정을 안 한 것이 잘한 거.
차라리 龍額이라는 동네가 낫더라는.
그리고 三江에서 이곳까지 오는 버스가 많아서 사실 이곳에서 내려도 연결 편 때문에 크게 문제는 되지 않겠다는 거.
地坪을 지나고 큰 강과 만나는데 이 강이 都柳江이다.
강을 따라서 길이 이어지다가 차를 세우고는 차장이 뭐라 하는데 그 말이 끝나자 사람들이 주섬주섬 짐을 가지고 내린다.
이곳에서 차를 갈아탄다는 것을 인터넷 어디선가 본 적이 있어서 당황스럽지는 않은데 날이 뜨겁기도 하고 길이 비포장이고 험해서 짐을 들고 이동하는 것이 어렵다.
벨기에 노인네들도 이동하는데 짐이 커서 힘이 드는 모양이다.
철제 가로막을 건넌다.
왜 이런 것이 있는지 알 수가 없다.
길을 포장하느냐 그런 것도 아닌 것 같고.
여기부터 廣西 자치구인가?
한참을 걸어가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올라타니 에어컨을 미리 켜놓고 기다린 것이 아니라서 버스 안은 습식 사우나였다.
黎平에서 출발한 버스와 三江에서 출발한 버스는 각자 이곳에서 승객을 내려 놓고 기다렸다가 상대방 승객을 받아서 원래 출발지로 돌아가나 보다.
땀이 비 오듯 흐른다.
그래도 출발하니 바로 에어컨이 들어오면서 좀 나아지는데 길은 상당히 험하다.
그래도 많이 나아졌다니 이 길을 여행하던 사람들의 고생이 훤히 보이는 듯.
여기도 동족의 무대인지 동족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보이는데.
참 험한 동네에서 살기도 한다.
都柳江은 흐름이 거센데 그 강의 모래와 자갈을 채취하고 그것들은 나르는 배의 움직임만 요란하다.
그러다가 三江을 30 km 정도 남기고는 길이 좋아진다.
콘크리트 포장길이 최신 만들어진 듯.
그야말로 버스가 70 km 정도의 엄청난(?) 속도로 달린다.
강을 따라 한참을 달리더니 제법 큰 도시에 접어드는데 바로 三江이다.
구불구불 골목길을 지나 터미널.
이쪽에서 도착하는 터미널과 桂林 가는 버스가 있는 터미널이 다르다고 해서 어떻게 이동하나 했더니 桂林 갈 사람을 찾는다.
해서 3시간 10여분 걸린 三江 버스 여행길이 일단 끝나고 桂林로 향하는 길이 이어진다.
三江賓館이 별 셋 호텔이고 좋다고 해서 그냥 여기서 하루 묵고 가려는 생각도 있었으나 바로 桂林으로 가는 것도 괜찮아 보여 그냥 내친김에 가는 것으로.
차는 대우버스이다.
이 동네에서는 호화 버스인 모양인데 쉰 냄새에다가 차 안도 그다지 쾌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 와서 탄 버스 중에서는 최고급.
11시 30분 쯤 도착을 하고는 11시 50분 버스로 출발하니 연결편으로는 환상인가?
요금은 40원이라는데 100원을 주니 그냥 잔돈만 주고는 표도 주지 않는다.
우리는 차장 삥땅 대상인 듯.
차가 좋아서 直達이라고 계림으로 바로 가는 건가 했더니 차 운행은 그냥 완행 체제.
지나가다가 손님이 있으면 어디든지 서는 그리고 배달 서비스까지 확실하게 해주는 그런 시스템.
강을 따라 한참을 가다가 계단 논으로 유명한 龍勝을 거쳐 계림에서 계단 논을 구경하고자 할 때 버스를 갈아탄다는 和平에 오니 정확하게 1시간 30분이 걸린다.
和平에서 좀 더 진행하면 왼쪽으로 엄청난 경사길이 이어지는데 바로 계단 논으로 유명한 마을 가는 길이다.
마을가는 길만 고갯길이 아니고 우리 가는 길도 거기부터 엄청난 고갯길이다.
아직까지 산의 모양도 桂林 고유의 산 모양과 거리가 아주 멀고.
2시간 10분 정도 진행해서 휴게소에.
집사람이 과일을 산다고 해서 같이 내렸는데 이놈의 버스가 그냥 가더라고.
놀라서 가고 있는 차를 세워 탔더니 내 옆의 통로에 목욕탕 의자를 놓고 앉아 있던 놈이 내 자리에 앉아 있다가 비켜주더라는.
우리나라 같으면 휴게소에서 잠깐 내린 사람이 안 탔으면 기사에게 말을 해주었을 것 같았는데 더더구나 내 옆의 아가씨는 우리가 외국인인 줄도 알았고.
오늘 벌어진 황당한 사건 1 이다.
어쨌든 3시간이 다 되니 창밖으로 울퉁불퉁 엠보싱 스타일의 산들이 나타나는 것을 보니 계림 근처라는 것을 알겠더라고.
계림 비행장으로 연결되는 고속도로에 접어드는데 주변 환경이 너무 좋다.
그러니까 계림 공항에서 내려 용승에 갈 사람은 시내까지 가지 말고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는 정보가 확인된다.
지나가는 시내버스도 깨끗하고 중앙 화단이나 길옆도 예쁘게 해 놓아 관광도시 필이 나는데.
도시 안으로 들어갈수록 그렇지도 않다.
오후 3시경 터미널에 도착한다.
날은 무지 뜨겁고 배가 고파서 그야말로 정신이 하나도 없다.
하도 배가 고파 근처에 돌솥밥집이 있기에 들어가서 일단 먹고 보는데.
여기서 촌놈티를 여지없이 냈다.
지금까지 지내온 시골은 바가지 걱정이 없어서 요금 걱정을 하지 않고 음식을 시켜서 먹다가 방심한 것.
바가지를 그대로 쓴다.
그냥 도시에 나와서 수업료를 지불했다고 생각하기로 한다.
그리고 버스 타는 곳을 알려 준다는 식당 주인의 괜한 친절에 혹하여 따라간 놈은 삐끼도 아니고 사기꾼이었고.
길가에서 차를 기다리다가 차를 태우더니 둘 합하여 50원이란다.
陽朔까지 15원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
이놈하고 실갱이를 하다가 그 버스에서 내려 버스 터미널로 가서 정식으로 표를 사서 陽朔을 향하는 직행버스를 탄다.
우리 집사람이 하는 말이 나는 배가 고프면 이상 행동이 나온단다.
오늘 행동을 보면 그런 것도 같고. ㅎㅎ
차창으로 桂林 역이 보이고 한참 시내를 달리다가 시외로 빠지니 다시 엠보싱의 세계.
그런데 생각보다 그렇고 그렇다.
라오스 왕위앙에서 본 것이나 베트남 하롱베이에서 본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거.
확실히 눈높이가 높아졌다.
이제 어지간한 경치는 눈에 들어오지 않으니.
陽朔 터미널에 도착하여 西街로 향하는데 이 동네는 관광지 필이 너무 난다.
다른 동네와 다른 것은 그나마 외국인들의 해방구답게 서양인들이 많이 보인다는.
길을 따라서 걷다가 엄청난 중국인 관광객 틈에서 한국에서 패키지로 온 관광객들을 만난다.
여기 와서 처음 만나는 한국인.
한국말로 대화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 지.
경남 통영에서 오셨다고.
나는 한 아주머니가 등산지도 스카프를 목에 매고 있어서 한국인인지 알았다고 했더니 집사람은 그게 아니고 옷차림이 중국 사람과 다르게 세련되어 보여서 한국인인줄 알았다고 하니 대번 음료수가 오더라는.
역시 말이 무척이나 중요하다는 거.
서가 끝까지 와도 마땅한 호텔이 없다.
漓江과 만나는 끝 지점에서 왼쪽으로 호텔이 있어서 들어가 요금을 알아보고는 날도 덥고 해서 그냥 결정한다.
帝都 대주점이라고.
아침 뷔페식을 포함해서 130원이다.
좀 비싼 감도 있지만 밥도 준다고 하고 요즘이 성수기인 듯해서.
방을 보니 물론 돈 차이도 있지만 어제 잔 방에 비하면 너무 초라하다.
나중 생각인데 서가보다는 조금 더 한가한 중국 현지인들 동네에 있는 호텔을 잡고 이 동네에 놀러 오는 것이 더 낫겠더라는.
이 동네야 한 번 지나치면 되었지 다시 올 일도 없을 테고.
오늘은 엄청나게 힘든 날이었다.
차를 8시간도 넘게 타고 중간에 해프닝에다가 날이 무척이나 더웠으니.
그래도 종착역에 가까워져서 마음이 푸근해진다는.
漓江가에 가보니 계속 지나온 데가 강이 있는 마을이라서 별로 새삼스러운 경치도 아니었다.
어두워지면서 산에다 조명을 비추니 좀 보기가 낫기는 하더마는.
일단 호텔 안에 있는 지도에서 대충 위치를 파악해 보는데 뭐 일단은 그저 그렇다.
엄청난 삐끼 행렬을 뚫고 강변에서 경치 감상.
후~~~ 엄청남 사람들.
물이 많아서 보기는 좋은데 정신이 없다.
그래도 강너머는 평화스럽더라는.
西街는 鳳凰 분위기이다.
그러니까 사람들 때문에 정신이 없는.
.......
이쪽이 서양인들 거리인 듯.
맥도날드도 자리를 잡고 있다.
......
조금씩 석양이 비치니 그림이 좋아지기는 하는데 역시 사람이 너무 많다.
저녁을 먹으려고 서가를 통과하여 터미널 반대쪽으로 길을 따라 가니 굉장히 고급스러운 호텔이 나온다.
그린 로터스 호텔.
이런 곳을 보면 참지 못하는 집사람이 들어가서 요금을 알아보니 할인을 하여 500원이라고.
강가나 전망이 좋은 방도 아닌 그냥 그렇고 그런 방이.
허~~~~
그 옆쪽으로는 호텔과 어울리지 않는 허름한 식당과 과일 가게가 몇 있다.
사실 우리는 이런 곳과 더 잘 어울린다.
과일 가게에는 집사람이 좋아하는 두리안도 있었다는 거.
거의 정신이 두리안에 팔린 집사람 만만하지 않은 가격을 주고 두리안을 사는데 그리운 그 냄새가 지난 겨울 또바에서의 한 때를 생각나게 한다.
두리안 과다 섭취로 두드러기까지 생겼던. ㅎㅎ
두리안은 일단 포장해서 들고는 그 근처 허름한 식당에서 맛이 있다는 桂林米粉을 먹어 보기로.
오!!! 맛있는데.
특히 한국인들의 입맛에 딱이겠다.
다음은 계속 이 놈으로 주식을 삼아야겠다는.
저녁의 西街는 鳳凰의 복사판이었다.
중국은 확실히 사람이 많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다른 점은 서양인들이 많이 섞여 있더라는 거.
모처럼 영어가 통하는 세계에 와서 구원받은 웨스턴들.
삐끼들 그리고 하늘로 날려 보내는 야광의 풀벌레 같은 장난감들.
여름밤에 어울리는 풍경이기는 한데 사람이 일단 너무 많다.
그래서 이제는 그 모습이 지겹다.
한 여름의 계림은 나와 미스 매치같다.
잘못된 만남.
아무래도 그런 생각이 진하게 느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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