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서 2010 여행

17. 양삭(陽朔)에서의 마지막 날, 뜻 밖의 장소에서 이런 경치를 만나다.

정안군 2010. 9. 8. 10:43

날이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밤에 창문을 열고 잤는데 춥기까지 하네요.


이제 열대야 같은 것은 내년이나 가야 만날 수 있다더군요.


좋은 시절입니다.


세상일도 좋은 일만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또 좋은 이야기만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유명 가수 부자처럼 삭막한 이야기가 아니라요.

 

................

 

오늘은 陽朔 사진을 올리면서 다시 갈등이네요.

 

멋있는 사진을 다 올려야 하는지 아니면 아주 좋은 것은 그냥 두고 나만 볼까.

 

뭐 이런 겁니다.  

 

결론은 비밀입니다만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ㅎㅎ

 

 

우선 맛보기로 한 장...

 

아아아~~~

 

맛보기가 뭐냐구요?

 

곧 다 나오니  좀 기다리세요...


2010년 8월 12일 목요일


오늘도 아침은 양삭 공원 산책으로 시작하는데 또 안쪽으로 가보니 이상하게 한 바퀴를 돌게 되고 城區 시장 앞이 나온다.


그냥 들어가기는 뭔가 2%가 부족한 상태.

 

 

해서 어제 TV 중계탑이 있는 산을 오르락내리락하던 사람들을 본지라 그 길을 따라서 가보기로.

 

중간 원근에 의해 가장 낮게 보이는 산이다.

 

머리에 중계탑을 지고 있는.

 

 

이 시장 입구가 기준이다.

 

 

그리고 뭔가 지저분하고 노린내가 나고 한 골목을 지난다.

 

여기는 시장 건물 뒤에 위치한 골목길..

 

역겨운 냄새가 진동을 하니 신속히 통과할 것.

그리고는 요리조리 올라가는데 물론 찾기가 쉽지는 않다.


할아버지에게 샹싼이라며 산을 가르치니 길 입구를 알려준다.


上山을 그렇게 말한 건데 통하는 것을 보니 맞는가 보네여.  ㅎㅎ

 


골목에서 산길로 연결이 되는데 여기도 중국 특산 돌계단 길이다.

 

이 길 입구만 찾으면 그냥 올라가면 된다.

 

갈림길도 없고. 


경사도 급하고 올라가야 할 산이 만만하지는 않아 집사람은 중간에서 포기하고 나만 산길을 따라 오른다.


점차 시야가 넓어지면서 경치가 좋아지는데 산은 올라갈수록 더 많이 보여준다는 말이 생각난다.


이거 대박 예감일세.


한 30분가량 올랐는데 사진기를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이 일단 안타깝다.


두 봉우리 사이에 도착하니 왼쪽 봉우리로 길이 이어지는데 웬 철문이 나온다.


입구 표지판에 한자와 영어로 들어가면 혼난다는 말이 쓰여 있기는 하지만 문도 열려 있고 눈치로 꼭 지켜야할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챈다.


정상에는 중계소인 듯 한 건물이 있는데 송풍기만 열심히 도는데 사람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어쨌든 정상에 서니 왜 대마왕이 이 동네에 오면 올라갈 수 있는 곳은 모두 올라가보라고 했는지 알겠더라는.


와~~~


완전 대박이다.


정말 왜 桂林이 천하 절경인지 올라가 보면 안다.


사진기가 없어 일단 눈으로 열심히 경치를 담는다.


이따가 해질 무렵에 다시 와서 사진을 찍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대마왕이 늘 말했던 대로 중국 놈들은 좋겠다.


이런 경치를 비자 비용도 없이 보다니 하던 부러움이 실제로 느껴진다.


정말 중국이 없는 게 뭐야.


해가 조금씩 올라가면서 날이 더욱 뜨거워져 땀으로 흠뻑 이미 목욕을 한 상태.


그래도 환상적인 경치를 보니 너무나 잘 올라왔다는 거.


중여동에서도 이런 정보를 얻지 못했는데 꼭 알려 주어야 되겠다.


여기 와서 싱겁게 陽朔 공원 안에 있는 무슨 봉우리인지 그저 올라가기만 하고 그냥 다른 곳으로 가면 너무 억울한 것만 같다는.

정말이다.


陽朔 공원 안 봉우리 올라갈 시간 있으면 좀 더 투자해서 중계탑이 있는 산을 올라가라.


슬슬 내려와서 호텔로 돌아오는데 식전이라서 좀 힘에 부치더라는.


역시 산은 배가 적당히 불러야 쉽게 올라간다.


오늘도 호텔 뷔페식.


그리고 하루 종일 빈둥거리다 점심만 식당에 가서 토란과 돼지고기 삼겹살을 같이 찐 이름도 성도 잊어버린 음식을 먹은 것이 오늘 한 의미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길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印象 劉三姐라는 장예모 감독이 기획했다는 공연을 관람하라고 권유를 많이 받는데 이 공연은 꼭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소수민족의 문화만 가져다가 지네들 입맛에 맞게 고쳐 돈벌이에 이용하는 것에 거부감이 있어 가고 싶지가 않았다.


이 劉三姐라는 공연 때문인지 성 류씨만 다른 것으로 바꾼 식당이 많이 있는데 우리가 점심 식사를 한 射三姐도 그 중 하나.


그런데 이 집에 원조라는 뜻의 正宗이 있더만 그거야 믿거나 말거나 라고 하고 그 앞에는 射大姐라는 식당도 있더라는.


射大姐라면 사씨네 큰 딸이라는 뜻인가?


셋째 딸이 三姐이고?


허면 셋째 딸이 장사에 성공하니 맏딸도 장사에 나선건가?


뭐 아니면 말고.


헉~~~


이런 발언 좋아하지 않는데 요즘 어떤 신문 때문에 배웠나보다.


미워하면서 배운다는.


이런...


우리 옆자리에는 가족 여럿이 모여 걸판지게 먹던데 음식 접시마다 반이나 먹었나.


남은 음식이 가득하다.


그 유명한 맥주어도 반도 안 먹은 것 같고.


그냥 이 동네에 왔으니 예의 상 시키긴 시켰으나 맛이 없어 먹지 않은 듯.


남겨야 예의라더니 그런 모습이 그들의 음식 문화에서 잘 보인다.


드디어 저녁 무렵.


다시 사진기를 가지고 중계탑 산을 오른다.


천천히 여유 있게 물을 조금씩 마시면서 그리고 흐르는 땀을 수건으로 닦으면서 오르니 아침때 보다 훨씬 힘이 덜 들더라는.

 

 

우선 올라가면서 한 장..

 

이것은 시작이다.

 

  

아래쪽으로 西郞山인가 양삭 공원 안의 봉우리가 발아래로 멀리 보인다.


오를 때에는 혼자 미친 짓을 하나 생각도 했지만 정상에 가니 중국인 남녀 한 사람씩 진을 치고 앉아 있다.


석양이 지면서 사진 포인트가 될 만한 곳을 알고 있는 듯하다.


햇빛이 구름 속에 들어가 있어서 사진 색깔이 잘 나오지 않는데 그러다가 조금씩 해가 구름에서 나오는데 그 밑의 풍경 변화가 뚜렷하다.


역시 사진은 하늘과 태양이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나게 큰 것을 알 수가 있다.


정신없이 찍는다.


찍으면서 살짝살짝 보니 엄청난 작품이 몇 개는 나올 것만 같다는.


웬 서양인도 한 사람 올라와 열심히 사진을 찍고는 일찍 내려간다.


중국인 남녀 두 사람은 계속 일몰을 기다리는 것 같고.


처음에는 중국인 그 두 사람이 사진 찍는 포인트를 훔쳐보며 뭐라고 건질까 생각을 했는데 그 두 사람도 엄청난 프로가 아님을 일찍 눈치 채고는 내 생각대로 찍었다는 거.


한 시간이 넘게 산에서 있다가 내려온다.


여름은 덥기는 하지만 사진 찍기는 괜찮은 계절인가 보다.


일단 비는 안 오니까.


어제 말했던 桂林과 이번 만남이 미스 매치라는 생각을 지워야 할지도 모르겠다.


집사람에게 찍은 사진을 보여주니 아주 좋다고.


중여동에도 이 중계탑 산에 대한 정보를 올린다.


사진은 조금 떨어지는 것으로 한 장 올리고.


잘 나온 것을 올리기는 너무 아깝지.

 

하지만 여기서는 제대로 올린다는 거... 

 

 

양삭 시가지가 아름답다.

 

다음부터는 사진 설명 생략...

 

그냥 보시라.

 

시간이 가면서 조금씩 색깔도 변하고 어디를 찍었는지 잘 생각도 안 나니.

 

 

 

 

 

 

 

  

 

 

 

 

사실 찍은 사진은 더 있지만 계속 올려봐야 감각이 떨어진다.

 

그래서 여기까지만..ㅎㅎ

 

그리고 아무리 사진이 잘 나온다 한들 직접 눈으로 보는 것만 못하다는.

 

장면은 파노라마인데 사진이야 그렇지가 않으니.

 

오늘은 산에 두 번 오른 것 말고는 한 일이 없는데 다른 날보다 훨씬 건진 것이 많다는.


그래서 기분이 아주 좋아요.


저녁 길거리에서 이 동네 시내버스 옆구리를 보니 내가 오기 전에 계획에 넣었던 黃姚 고성의 선전 그림이 있더라고.


黃姚 고성이 괜찮기는 한 모양인데 우리는 고성을 너무 많이 봤다는 거.


그래서 지금은 그 동네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다.


저녁에 멀리 나가기가 귀찮아서 근처 분식집 분위기인 식당에서 마파두부와 계림미분을 시켰는데 비싸기만 하고 맛이 너무 없다.


국수발하고 국물하고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맛이 따로 노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맛.


그러니까 국수발을 미리 만들어 놓고 국물을 데워서 그 안에 국수발을 넣은.


그린 로터스 호텔 앞 식당이 맛이 있었다.


가격도 훨씬 싸고. 

 

인터넷에서 앙드레 김 아저씨가 돌아가셨다는 뉴스를 본다.


아!!!


그도 죽는구나.


역시 인생이라는 것은 모두 정처 없는 나그네길이다.


결국 오늘 보았던 그 좋은 그림도 하루살이 인생인 인간에게는 그냥 한 바탕 꿈속의 꿈이런가?


괜히 허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