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서 2010 여행

16. 양삭(陽朔)에서의 또 하루는 만남과 헤어짐

정안군 2010. 9. 7. 10:38

곤파스 그 다음은 말로.


이 복잡한 세상에 태풍의 이름까지 알아야 되나요?


그나마 말로는 우리나라를 비켜 간다니 그나마 다행이네요.


이번 여름은 참 끈질기네요.


그렇게 안 떠나가려고 바동거리니.


그래도 세월을 막을 수는 없겠지요.


조금 있으면 파란 하늘에 새털구름이 떠 있는 가을하늘을 보게 될 겁니다.


우리나라의 자랑.


가을하늘.


2010년 8월 11일 수요일


어젯밤.


방이 몹시 더웠는데.


아무래도 서향이다 보니 저녁에 달아오른 열을 에어컨이 감당을 못하는 것 같다.


에어컨도 어째 성능이 좋아 보이지 않고.


방을 바꿔야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만.


그나마 좀 덜 더운 이른 아침에 같이 외출하려고 집사람이 방문을 돌렸는데 방 문고리 뭉치가 뚝 떨어져 버렸다.


두두둑하고 문고리뿐만 아니라 거기에 딸린 부속도 쏟아지니 이런 황당한 일이.


카운터에 가서 말을 하니 미안하다 소리도 없다.


방을 바꿔 달라고 하니 매니저가 오면 말해서 그렇게 해준다고.


해서 짐을 꾸려 카운터에 맡겨 놓고 우리는 陽朔 공원으로.

 


서가를 따라서 가보는데 어젯밤 광란이 사라지고 그냥 조용한 거리의 모습을.

 

나는 이런 모습이 좋은데.

 

나중에 보니 그 유명한 Bamboo House(竹林飯店)이 있고 베니스 주점도 있네.

 

베니스는 天柱에서 배운 것인데.

 

아무래도 베니스는 중국에서는 인기 도시인가 보다.


 

 

 

터미널 건너편의 陽朔 공원.

 

엠보싱 올록볼록 봉우리를 가두어 놓은 동물원 같다.

 


공원 안에는 운동하는 사람들이 벌써 많이 있다.


여전히 여기도 뛰는 사람, 태극권 하는 사람, 걷는 사람.


우리는 西郞山이라는 조그만 봉우리를 오르기로.


이 동네 오면 무조건 높은데 올라가라고 한 이야기를 들어서리.


그다지 높지는 않다.


웃통을 벗은 할아버지들이 몇몇 벌써 내려오고 있는데 온통 땀투성이다.


꼭대기 정자 근처는 쓰레기가 엄청나다.


경치도 감탄할만한 곳도 아니고.

 

그냥 도시 이쪽저쪽이 분별되는 정도.

 

하기는 이건 내 주관적인 표현 

 


西街 쪽..

 


그리고 버스 터미널 부근.

 


또 현지인 상가쪽.

 


하여튼 온통 올록볼록 울뚱불뚱의 세계.

 

잠시 둘러보다가 다시 내려와 공원 안길을 따라 걸어보는데 어쨌든 이런 널따란 공간이 부럽다.

 

 

물만 깨끗하면 작품이 나오겠는데 말야.

 

물이 영 아니다.

 

 

여기도 마찬가지.

 

어쨌든 우리 동네에도 시내 중심에 이런 공원이 하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 다음은 공원 앞 시장 구경으로.

 

성구 시장이란다.

 


시장은 과일 가게부터 시작하는데 특히 망고를 보더니 집사람이 너무 흥분하는 것 같아 안에 부터 구경하자고 일단 말린다.

 

 


안에는 냄새가 별로 좋지 않고 어두워서 좀 먹을 거리를 다루는 곳으로 적당해 보이지는 않는다.


물고기가 죽어나가고 닭 그리고 오리에다가 여러 가지 채소들.


모습이 어지럽다.

 

좀 환하게 하면 안 되나?

 

하기는 환하면 품질이 금방 탄로가 나니.


햇살이 좋아서인지 채소는 싱싱해 보인다.


이런 것을 사다가 요리를 해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나오다가 과일을 사려는데 집사람이 무게가 이상해 보인다고.


망고 2개가 1500g이라는데 도저히 그 무게가 아니란다.


손저울도 주인이 단 것인데 아무래도 눈금을 속인 것 같다나.


그래서 옆 가게 무게 저울로 달아보라고 하니 옆 가게 주인이 안 된단다.


그러고 보니 이놈들이 같이 봉을 만들고 있다.


집사람에게 사지 말라고 한다.


이 동네의 손저울 조심해야겠다.


손님에게 유리하게 기울여 보이고는 몇 g이니 얼마라는 간단한 속임수.


다른 가게에 가서 무게 다는 저울로 150g을 보고는 다시 한번 이진 파 콰이를 확인했는데 100원을 주니 60원만 주고는 그냥 모른 척.


삼 팔은 이십사가 무시된다는 거.


주웠던 100원을 억지로 빼앗고 받았던 잔돈과 물건을 놓고는 욕을 걸판지게 해주고 돌아  온다.


와!!! 


이 동네는 돈 독이 단단히 올랐다.


옛날 배낭 여행객이 조용한 곳을 찾아서 즐기던 그런 도시는 더 이상 아닌 것.


엄청난 중국 관광객들이 돈을 쏟아 붇고 가니 이 동네 사람들도 그렇게 변한 것 같다.


어쨌든 이 동네로 넘어 오면서 기분이 잡치는 일이 계속이다.


관광지에 왔으니 그러니라 하고 이해를 한다 해도 기분이 더러운 것은 어쩔 수가 없다.


터미널에 들려 廣州 가는 버스 편을 알아보니 10시 30분차가 첫차이고 그다지 많지가 않다.


여기까지 와서 桂林을 빼먹는 것은 그러니 다시 桂林으로 이동해서 그쪽에서 버스나 기차로 이동을 하는 것이 좋겠다.

 

 

 

 

 

어제 사람들과 삐끼들이 너무 많아 제대로 찍을 수 없었던 강가 사진을 찍으러 강변에 서니 조용해서 좋기는 한데 가스가 많이 끼어 그림이 좋게 나오지가 않는다.

 

좋은 목수는 연장 탓을 하는 것이 아닌데.

 

그러니 어쩌랴..

 

좋은 목수가 못 되는 것을.

 

 

호텔 벽에는 이 동네 방문한 유명인사의 사진이 걸려 있는데 카터와 클린턴도 왔었나 보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와 본 사람이 없나 보지?

 


호텔로 돌아와 아침 식사를 한다. 

 

식당은 건물과 건물 사이에 만들었는데 지붕은 이렇게 예술적으로 처리.

 

중국도 나름 괜찮은 아이디어도 많이 있더라는. 


식사는 집사람이 뷔페식이라고 기대를 많이 했는데 뷔페는 뷔페였다.


그냥 그렇고 그런 것이라 그렇지.


죽, 달걀 삶은 것, 여러 종류의 빵 그러나 맛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거기에 국수, 물 탄 오렌지 주스.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는.  ㅎㅎ


식사 후 로비에서 방이 준비되는 것을 기다리다가 준비가 되었다는 방으로.


그 동안 중국 패키지 손님들이 9시에 다른 곳으로 출발을 하는지 로비에서 기다리는데 그 열기가 엄청나다.


이들이 퇴실하고 나서 그 중 한 방을 우리가 들어가는 거.


방은 북향으로 그리고 중간쯤으로 잡았다.


들어가 보니 확실히 열기가 어제 지낸 방과 달라 시원한 생활을 할 수가 있겠다.


사실 에어컨이 있어서 방의 더위는 별 것이 아닐 수도 있지만 외출할 때는 전기가 차단되기 때문에 외출한 사이 외부에서 열기가 들어오면 처음 방에 들어와서 찜통더위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


밥 먹고는 별로 할 일이 없어 그냥 방에서 책도 보고 여행기도 정리하며 보내는데 집사람이 잠시 나갔다 오더니 손님을 데리고 왔다고.


두 여선생님을 데리고 왔는데 우리가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상당히 어려 보인다.


북경에서 서안과 낙양을 거쳐 이 동네로 내려 왔다는데 한참 동안 중국 흉을 보며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는 오늘 桂林으로 나간다고 하여 중여동에서 자신을 소개한 아카펠라님과 접속을 해주는데.


덕분에 이 여선생님들은 桂林 가서 좋은 가이드 만나 재미있는 여행을 할 수 있을 듯.


우리도 계림에서 묵는다면 아카펠라님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은데.


요즘 성수기라 호텔 값과 모든 물가가 올랐다고 한다.


특히 호텔비가 많이 올랐는데 다리품을 팔아 70원하는 호텔을 찾았다고 하니 우리도 그 호텔을 이용을 해볼까 하다가 나이 든 사람들은 조금은 좋은 호텔에 가야 된다는 말에 더 생각해보기로.


그 호텔을 이용하면 우리가 이번에 여행하는 중 가장 싼 호텔이 되는데.


확실히 중국어가 되면 돈을 줄일 수 있다는 거.


두 여선생님과 같이 터미널 쪽 건너 괜찮아 보이는 현지 식당에 같이 점심을 먹는다.


우렁이는 맛이 좀 그렇고.


靑椒肉絲와 공심채 볶음은 너무 맛이 있다고 사진을 찍더니 이름을 적어 달란다.


다음부터 많이 이용을 해야 되겠다고.


내가 처음 중국 여행을 할 때 메뉴처럼 이들도 魚香肉絲에서 京醬肉絲로 변했다는 데.


나도 그쪽으로 진화했다가 다음 단계인 靑椒肉絲로 더 나갔다는.


만족한 점심이었다.


차라리 조금 비싸더라도 이렇게 요금이 확실히 나와 있는 현지인 식당에 와서 먹는 것이 정신 건강이나 바가지를 피하는 법 같다.


두 여선생님도 이 동네 맥주어를 시켰다가 바가지를 옴팍 썼다고.


맥주어란 이 동네에서 나는 잉어를 흙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맥주에 담가서 요리하는 거라나 뭐라나.


몇 g인지 미리 확인도 안 해주어 나중에 요금이 나온 다음에 알았다나.


나야 원래 민물고기 흙냄새가 싫어서 이것을 먹을 생각을 안 한 것이 잘 한 듯.


흙냄새를 빼기 위해 맥주에 담갔어도 흙냄새는 나더란다.


으흐흐흐 흙냄새 싫어~~~


우리 방에서 실컷 놀다가 두 여선생님은 桂林으로.


桂林에 도착하면 아카펠라님이 터미널로 마중을 나온다고 했단다.


어떤 도시에 새로 막 도착하면 사실 힘이 든다.


마음과 돈에 맞는 호텔을 찾기가 만만하지가 않아서.


사실 요즘처럼 더운 날씨는 이런 과정이 잘 안 될 때 미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거.


이들이 가서 조금은 허전하지만 다시 홀가분해졌다.


저녁 무렵 濱江路를 따라서 올라가보기로 하는데.


濱江은 영어로 리버 사이드.

 

 

길이 끝나는 곳에 뭔가 폼 나는 글씨가 쓰여 있는 돌덩어리가 서 있는데.

 

경인년 여름 호 뭐시기가 만들었다는 것은 알겠는데 붉은 바탕에 쓴 글씨는 뭐지?

 

陽朔을 써놓은 건가?

 

 

또 이 놈은 뭐야?

 

가끔 아는 자도 있지만 너무 따지면 무식이 대번 탄로나겠다.

 

하여튼 이 돌덩이 그 너머는 긴 통로를 만들고 있는 중.

 

더는 공사 중이라서 못 가는 줄 알았더니 여러 사람들이 계속 가기에 뭐가 있나 하고 가보니 현지 사람들 수영장이었다. 

 

 

점점히 떠있는 사람들.

 

시원하겠다.

 

 

강건너는 조용하고.

 

 

물이 제법 깊은데 위험하지 않을까?

 


아름다운 漓江에서 수영이라.


석양이 지는 모습도 아름답고.


이쪽으로 관광객을 유도하려고 긴 통로에 상가를 조성하고 있는 거 같은데 길바닥은 돌을 잘라서 만든 것.


대단하다 중국.

 

 

돌아오는 도중에 陽朔 소학교가 있는데 그 간판을 보니 옆에 쓰인 알파벳이 중국어 발음이 아니다.


이 동네가 장족 자치구이니 장족의 발음이 아닌 가 싶은데 확실하지는 않다.

 


운동장은 농구대만 가득.

 

어쨌든 글자가 없는 언어는 생명이 길지가 못하다.


또 이렇게 거대한 중국어 문명권 속에서는.


廣東語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지만 북경어인 보통어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廣州에서 많은 사람들이 중국 정부의 언어 정책에 대해 항의를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학교에서나 방송에서 廣東語를 못 쓰게 하고 보통어를 쓰게 한다고.


해외에서 활동하는 화교는 廣東 출신이 많아 동남아의 중국어는 사실 廣東語가 표준어일 수도 있다.


뭐 요즘은 북경어가 대세라서 젊은이들은 북경어를 배우고 있다는 소리도 들리기는 하지만.


언어는 어느 지역의 정체성과 문제가 걸려 쉬운 것이 아니다.

 


소학교 옆 건물에는 영어 교습소 안내가.


이 동네도 영어 열풍이 불었나 보다.


하긴 호텔 종업원들도 영어들 해야 취직이 되는 것 같으니 영어를 배우지 않을 수가 없지.

 


그 앞은 그런 거와 상관없다는 폼으로 웃통을 벗고 탁구를 열심히 치고 있다.


웃통 벗는 거야 이해는 되도 올림픽 때 벗지 말라고 꽤 계몽을 했다던데 계몽보다는 더위가 더 위쪽인가 보다.

 


오늘도 저녁은 간단하게 桂林米粉으로 하기 위해 서가를 지나는데 일본인 관광객이 가이드의 안내를 받고 있어서 잠시 설명을 듣는다.


저번 肇興에서도 그랬지만 일본인들은 많아야 투어객 서너 명이 가이드를 데리고 다니는 스타일.


알아듣는 일본어라 가이드가 하는 설명을 듣느냐 좀 따라 다닌다.


묘족 물건을 파는 가게에 가니 시범으로 수를 놓는 아가씨를 설명하면서 넥타이 하나 만드는데 서너 달이 걸리며 그래서 가격이 비싸다는데 바가지를 씌우려고 작정을 한 듯.


조흥에서 그런 무늬의 옷감을 기계로 짜는 것을 우리는 봤는데.


일본인들도 알고 있는 듯 시큰둥한 표정으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데 이런 식으로 걸리면 거부하기가 참 난처하더라는.


덕분에 별 필요도 없는 프랑스 사람이 한다는 식당까지 알게 되긴 했다는 거.


우리는 용무가 국수이니 국수 먹으러 간다.


그린 로터스 호텔 옆 이 집은 맛도 좋고 가격도 성실하게 말해주고 받더라는.


이 중국의 관광지 동네에 오니 별 것이 다 고맙다.


오늘 밤도 西街는 사람 풍년이다.


맥도널드 가게 앞거리는 웨스턴 전용이더라는.


맥도널드에 KFC까지.


여기는 더 이상 촌 동네가 아니다.